남파랑길 39코스는 지족 하나로마트앞을 출발, 죽방렴 바다를 바라보며 전도마을을 지나고, 바지락 체험마을인 둔촌마을을 지난다. 남해의 작은 강 화천을 지나고 물건방조어부림을 거쳐 독일마을 앞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9.9km의 바닷길과 하천변과 남해 푸른 바다를 모두 품고 있는 명품길이다
2022.5.3. 35코스에 이어 39코스를 걷는다. 36~38코스는 지난 3.10~12. 3일동안의 여정을 블로그에 게재하였다
남파랑길 39코스는 바래길 7코스와 길을 같이 하지만 죽방멸치길로도 불리운다.
하나로마트 앞 차도를 건너 멸치쌈밥 골목을 걷는다. 낯익은 식당들이 하나씩 나타난다.
38코스 걸은 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우리식당에서 멸치쌈밥과 회를 먹었는데 통통한 생멸치와 씨레기에서 우러나는 맛이 일품이다.
찰진 멸치를 미나리와 버무려 새콤달콤한 맛을 낸 멸치회...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아닐까
가격이 수시로 올라 지금은 정확하게 얼마인지 모른다. 지난 3월 멸치쌈밥 13,000원, 멸치회 20,000원
지족(知足)은 과욕부리지 말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뜻으로 받아 들이면 될 듯..
한국의 자연유산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해설 안내도
죽방렴의 형태를 좀더 자세히 보고싶으면 창선대교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쌈밥거리를 지나 지족해협을 바라보며 차도를 따라 걷는다.
바닷길 따라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바다에 죽방렴관람대가 설치되어 있다.
"대나무 어사리"라고 부르는 죽방렴은 지족해협의 빠른 물살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 전통어로방식으로 좁은 바다 물목에 V자 형태의 대나무발을 벌려두면 물살따라 들어온 물고기를 원형의 임통에 가두어 잡는다 (죽방렴 해설)
지족해협에만 23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금송마을앞 찻길가 잡풀사이에 꽃양귀비가 드문드문 피어있다
갯벌너머 전도마을이 보인다. 바닷가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이지만 최근 갯벌체험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조용하던 동네가 조금 번잡해졌다고 한다
전도마을로 들어가는데 오른편에 전도갯벌체험장 건물이 보인다.
최근 TV에 소개된 전도마을은 쏙체험장으로 많이 알려졌다.
체험신청을 하면 미리 준비된 붓(?)과 된장물 한통을 쏙잡이 도구로 지급한다.
쏙이 살고 있는 구멍주변으로 된장물을 뿌리고 붓을 구멍으로 "쏙" 집어넣으면 무단침입한 붓을 따라 쏙이 "쏙"하고 딸려온다고 한다
바닷가에 바싹 붙어 마을 외각을 돌아가는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마을보호수로 보이는 나무들이 얼마나큰지 눈대중으로 키를 재며 걸어가는데 동네 어르신으로 보이는 분이 팽나무그늘에 앉아 통나무를 다듬고 있다. "안녕하세요. 앞에 보이는 나무가 무슨 나무죠" 하니 "예..팽나무입니다." 전도마을 자랑거리중 하나입니다"하며 전도마을 자랑을 늘어놓는다. 말씨로 보아 귀촌한 분으로 보인다
"원래 전도마을은 섬이었는데 간척공사로 지금의 전도마을이 되었죠..옛날에는 소금만드는 염전도 있었고 마을한쪽에 아름드리 팽나무 수십그루가 죽방림으로 버티고 있어 마을 상징이 되었습니다만..지금은 갯벌체험장으로 더 많이 알렸졌지요"
꾸벅 인사를 하고 마을 뒤로 난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넘어간다
염소가족이 마치 "넌 누구냐"고 묻는 표정으로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딱 한발자욱만 뒤로 물러서는데 요거 만만찮은 놈이다.
고갯마루 너머 청소년수련원 건물 뒤쪽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숲을 지나고 둔촌갯벌이 내려다 보이는 찻길로 접어든다
갯벌인지 백사장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갯벌의 색과 질이 남다르다.
둔촌마을 표지석이 서있는 곳까지는 차도이다. 짧은 거리지만 왕래하는 차량이 너무 많다.
둔촌마을 지붕빛이 예쁜 주황이다. 해바라기 벽화그려진 동네 공터 팽나무 그늘에서 하릴없이 먼바다 바라보는 할머니한분 이른 더위에 지쳤는지 표정이 전혀 없다
둔촌마을 갯벌체험장을 곁눈질하며 지나간다.
체험비용 조개종류 2만원, 쏙은 1만원이다. 장화와 도구는 덤이다.
체험장 아주머니에게 잘 잡히냐고 물었더니 먹을만큼요..간단한 대답이 돌아온다. 먹을 만큼...?
둔촌갯벌을 지나고 숭어떼 노니는 화천하류를 지나 화천교앞에서 화천변 제방길로 접어든다.
바다가까이 이런 하천이 있을 줄이야..맑고 투명한 냇물이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
화천뚝방길 따라 30여분, 가끔 왜가리와 백로가 먹이를 찾아 날아든다.
보아래 하얀 물결 일어난 곳을 자세히 보니 피래미로 보이는 작은 고기들이 물살을 거스르며 상류로 기어오른다
어쩌면 철이른 은어일지도 모른다.
강은 내게 있어 유년의 기억을 간직한 곳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맑고 고운 자갈과 하얀모래, 강변의 미루나무 은빛 비늘을 뽐내며 물위로 솟아 오르는 은어와 피리떼들
고향의 강은 그런곳이었다
동천교 아래 화천의 웅덩이에서 헤엄치는 덩치 큰(?)피래미를 보는 재미가 있어 한참을 서서 내려다 보다 동천마을로 걸음을 옮긴다. 강청이 들판에 수확을 앞둔 마늘밭이 길양편으로 펼쳐져 있다. 농부의 결실이 멀지 않았다.
다시 임도같은 길을 지나고..
언덕에 올라서면 물건리 방조어부림이 훤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어부림에 하얀 푸조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 바다는 푸르고 어부림은 초록과 하양의 조화를 이뤘다.
맑고 아름다운 풍경은 이런 것이다.
물건항에 정박한 요트는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요트를 타고 멋진 바다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건 숲은 평화로 가득하다. 바다 안쪽으로는 몽돌 가득한 길이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지고, 해안을 닮고 싶었던 숲은 완만한 곡선으로 어부림을 만들었다
오래 오래 푸근하고, 넉넉하고 편안한 그늘을 만든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 푸조나무
우리네 삶도 오랫동안 푸근하고 넉넉하고 편안하였으면..
곡선은 신의 길이라고 했지만 물건의 숲은 인간의 길이다.
구불구불한 데크를 따라 걸어가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진다
남해물건리 방조 어부림은 천년기념물 150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400년 이상된 1만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뤄 약 1.5km 길이로 조성되어 있다
태풍과 해일로 부터 마을과 농작물을 보호하기위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숲이라고 하며, 숲그늘이 물고기를 유인하는 역할도 한다고 하니 조상님들 지혜가 돋보이는 명소가 아닐 수 없다
숲으로 들어가면 키큰 느티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산딸나무, 푸조나무, 이팝 등 다양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청량감 넘치는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숲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또 어떤가. 남해의 또다른 이름 보물섬에 딱 걸맞은 풍경을 보여준다
방조 어부림의 연초록 향연이 끝나는 곳에서 부터 물건리 마을안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오른다. 독일 빵집을 지나고 돌담 민박을 지난다. 농가맛집을 지나면 독일마을 앞까지 오르막이다. 남파랑길 39코스는 독일마을 오르기 전 버스정류장앞에서 끝이난다.
남해입성 기념으로 남해 지킴이로 살고 있는 처제에게 전화를 했다. 그냥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호통(?)에도 지족으로 되돌아가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부산으로 향한다.
남해여행을 수없이 했지만 걸어서 경험하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냥 길과 풍경만 보이던 것들이 맑은 하늘과 바다를 품고 내게 조용히 다가왔다. 새로운 경험이다.
세상 어떤 곳을 걸어다녀도 내 마음은 오늘 내가 걸었던 길에 머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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