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8코스(적량항~남해 지족)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남파랑길 38코스는 창선 적량항해비치마을을 출발, 바다가 아름다운 장포항과 추섬공원을 지나 남해읍 지족까지 이어지는12km의 짧지만 다양한 풍경과 스토리를 가진 코스이다. 바래길 5코스이기도 하다

말발굽길로 명명된 길은 지도상으로 보아도 천상 말발굽이다. 

출발부터 그림같은 바다풍경이 펼쳐지고 종점에서 지족해협의 명물 죽방렴을 기둥하나까지 자세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물때맞춰 갯벌과 갯바위에서 해조류와 해산물을 캐거나 잡는 것을 "바래" 간다고 하였다

남해바래길  "바래"의 명칭은 여기서 탄생하지 않았을까.    

  

남파랑길 38코스 안내도(남해바래길5코스)

남해군 창선의 동쪽끝에 자리잡은  적량마을은 햇빛이 따뜻하게 온마을을 비춰준다고 해서 "해비치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옛부터 적량진이 있어 왜구를 막아내는 전략적요충지였으며 고려이후부터 말을 키우던 역사를 혼합하여 스토리텔링화하였다.

 

 

 

섬그림자, 물그림자

적량을 벗어나자 눈앞에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바다에 떠 있는 섬과 섬들, 바다에 담겨 있는 하늘과 구름

구름과 하늘이 섬처럼 떠다닌다고 하면 비유가 될까

 

 

 

대곡마을 어촌체험 갯벌에 생명이 살아 숨쉬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한구비 돌아가면 둥글게 만을 따라 자리잡은 장포항이 보인다. 

 

 

 

구름이 해를 따라 조금씩 걷혀가는 시간, 장포마을 바다가 기지개를 켠다. 

깨끗한 물빛과 하늘빛에 젖어 장포항을 걷는다

 

 

 

장포마을 회관옆으로 난 길을 따라 마을안길을 지나면 금새 고사리밭 언덕이다. 

장포항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수우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뒤돌아보라고 하는 언덕에서 뒤를 돌아본다. 멀리 수우도와 장포방파제가 얌전하게 다가온다. 

 

 

 

장포마을 오솔길끝에 다시 만나는 차도를 따라 장고개를 넘어서 보현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더이상 바다는 보이지 않고 잡목과 소나무숲길이 굽이굽이 돌아가고 있다

 

 

 

잡목 쏙아베기를 하였는지 깨끗하게 정리된 소나무숲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송아지만한 개가 지키고 있는 작은 목장을 지나고 부윤마을로 내려선다

 

 

 

부윤2리마을앞 차도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다 마을사람들 그물작업하고 있는 작업장 왼쪽으로 나 있는 제방을 따라 걷는다

 

 

 

추도섬으로 들어가는 길위에서 바라보는 창선바다는 호젖하면서도 찬란하다. 

하늘이 맑은데 바다에는 수증기같은 안개가 피어오른다. 작은 물결이 해안가로 찰랑이며 밀려든다. 

그런 풍경을 온몸으로 담고 눈으로 새겨둔다

 

 

 

추섬공원을 한바퀴돌아 당저방파제를 지나고 당저마을로 접어든다

 

그곳에 당저2리마을 행복스토리가 있다.

옛날 고려시대 지방특산물을 모아 개성으로 운송하기 전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를 해창이라고 하였으며 지금도 마을사람들은 해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스토리텔링과 히스토리를 합성하면 히스토리텔링이 된다

 

 

 

썰물의 시간

당저제방을 따라걷는다. 

해창의 흔적은 찾을길 없으나 옛사람들이 살았던 시대를 거슬러 올라 상상으로 그려볼 수는 있지 않을까

 

 

 

당저2리 은행나무

마을회관앞을 지나가는데 마을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이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수고많으시죠"

동생이 큰 목소리로 화답한다 " 옙..감사합니다"  고운 분이 인사를 하면 가슴으로 행복이 내려온다.

 

 

 

논길을 따라 고사리길 따라 낮은 언덕을 오른다.  바다를 만나고 섬과 섬을 만나고 사람을 만났던 길이 지나간다

 

 

 

그리고 찻길이다. 동생이 뒤에서 손짓하며 포즈를 잡는다. 

 

 

 

지족해협너머 지족마을

죽방렴

찻길 따라 500여m 갓길조차 없는 길을 씽씽달려가는 차를 피하며 걷는다. 위험해 보이지만 빨간색 배낭을 믿어본다

 

 

 

1박2일펜션

옆에 보이는 작은 방파제 벤치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낚시하는 구경도 하면서  2박 3일..별빛내리는 밤을 보냈다

 

 

 

창선대교를 건너면 38코스 종점이다.

 

 

 

죽방렴

지족해협 죽방렴은 해협의 빠른 물살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전통어로방식으로 경승지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V자 형태로 기둥을 박고 좁은 끝지점에 통발을 놓아 밀물따라 그 안으로 들어오는 고기를 잡는다   

지족해협에 설치된 죽방렴만 20여개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잡히는 죽방렴멸치는 남해의 특산품이 되었다.

 

 

 

남파랑길 38코스는 남해군 삼동면 하나로마트 앞에서 끝이 난다. 

3.12. 도착시각 12:30분 이른시간이지만 2박 3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멸치쌈밥 전문집인 "우리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쌈밥과 회를 시킨다.

식당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낙서와 메모가 가득하다.

40년 넘은 쌈밥집이라고 하는데 명성만큼 맛이 있는지는 먹어봐야 안다. 사람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두명이 쌈밥과 회를 시키면 46,000원 멸치쌈밥치고는 비싼편이지만 맛은 있다. 

 

도종환의 " 처음가는 길"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 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은 이 길을 간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