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37코스(창선파출소~적량항)가도 가도 고사리밭

SM 코둘4500 2022. 8.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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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37코스는 14.9km, 약 5시간정도 걸리는 결코 짧지 않은 길이지만 길은 단순하다.
창선파출소를 출발하고 1시간여..언덕위 낮은 산에서 시작한 고사리밭을 하루종일 걸어간다
때로 삼천포대교가 아련하게 보이고 국사봉자락을 지날때면 적량의 평화로운 바다와 갯마을을 한없이 바라볼 수 있다.
3월 11일 이른 봄 이색적인 풍경의 고사리밭에는 아직 고사리가 돋아나지 않았다
남파랑길 37코스는 적량해비치마을에서 끝이난다

창선대교와 죽방렴
해지는 지족바다

36코스를 완주하고 지족이 바라보이는 바닷가 작은 펜션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만났다


창선파출소옆 코스 안내도

남해 바래길 4코스와 같은 남파랑길 37코스는 창선파출소에서 시작된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한데 약간 더운느낌의 아침 시간 오전 10시..


창선면소재지를 벗어나 굴다리를 지나면 시골냄새 물씬 나는 들판과 차도를 번갈아가며 눈속에 담는다.
여기는 어딜까..


부윤1리다. 물의 마을이라고 별칭을 달았는데 유래는 알 수 없다.


물의 마을을 지나고 면민동산을 지나간다. 길양편에는 봄의 전령사 흰매화, 노란 산수유가 활짝피었다
차도가 계속이어지더니 붉은 빛 물오른 벚나무 서있는 시멘트 언덕을 따라 오른다.


잡목사이로 아직 피지 않은 노란 풀잎 같은 고사리밭이 길사이로 펼쳐진다

36코스에서 언급한 식포~가인구간 예약제 탐방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예약하지 않아 먼길 되돌아가는 낭패를 보지않으려면 3.23~ 6.30 날짜를 기억하여야 하며 예약은 필수이니 명심..또 명심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남해 바래길탐방센터로 연락하면 상세하게 알려준다

채취기간중에 무단으로 고사리를 채취하면 즉시 퇴로조치한다고 하니 무심결에 "톡"하는 손을 조심하실 것


고사리밭
열심히 사진찍는 동생
또 고사리밭
천지가 고사리밭

4월이 되면 헌풀잎 헤치고 고사리가 고개를 내밀면 여기도 초록의 고사리바다가 될 것이다
톡톡 솟아난 고사리와 그걸 따는 사람도 풍경 아닐까

3월 초 노란 풀잎같은 고사리도 충분히 아름답다. 바다와 어우러져 풍경이 된다
고사리밭 사이 좁은 길을 따라 오용리에서 가인리로 넘어간다. 길은 외줄기..


가인리 다락논

다시 경사급한 고사리밭사이길을 따라 오른다. 호흡이 거칠어질 정도로 가파른 길이 길게 이어진다
얼마나 넓은지 "가도 가도 고사리밭"이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데도 산은 아니다. 고사리밭이다. 고사리밭에서 시작해서 고사리로 끝이난다.


적량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고사리밭의 초록을 못보는게 아쉽지만 지금은 3월초..


봄바람타고 적량바다를 품는다. 평범한 시선으로 봐라보아도 특별함이 있는 풍경이다


산너머 바다건너 창선-삼천포대교
황토색 고사리밭..

그런데 왜 고사리인가. 가도 가도 끝없는 고사리밭, 도대체 고사리가 뭐길래..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말처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한다. 게다가 맛도 좋다. 제사상에는 반드시 오른다
국내 총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창선고사리는 섬과 바다의 향기를 품은 일품고사리라고 알려져 있다
"섬가득고사리"라는 상표를 달고 전국으로 팔려간다.


맑고 푸른바다가 키우고 숲과 숲이 모여 빛나게 하는 고사리밭은 바다끝까지 이어져 있다


별해로전망대

마치 길처럼 구불구불한 조형물따라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해변의 의자 닮은 하얀색 벤치에 비스듬히 기대어 차한잔을 마신다
별해랑 하얀길 비치체어에 기대어 탁트인 남해바다와 고사리밭을 보고 있으면 푸른 바다가 산으로 올라와 고사리밭으로 스며든다


진한 황토빛은 모두 고사리밭이다. 고사리밭너머 고사리밭 그너머 또 고사리밭..가도 가도 고사리밭만 보인다


고사리밭을 넘고 바다를 건너면 삼천포대교와 각산이 있다
바다건너 삼천포화력발전소

삼천포대교와 삼천포화력발전소가 환히 내려다 보이는 풀밭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동생은 참외를 깍고 나는 커피를 곁들인 빵과 바나나, 포도한송이를 꺼내든다.
오늘의 점심은 소박하지만 있을 건 다있는 성찬이다
고사리밭에서 바라보는 창선바다 뷰는 후식이다. 고사리밭은 또 어떤가.
나무한그루조차 없는 벌거숭이지만 구불구불 곡선으로 이어진 길은 신의 길이라고 내가 말했지..


하얀꽃 매화
가인리 돌담집

고사리밭길을 지나고 꾸불꾸불한 곡선의 길을 따라 가인마을까지 내려왔다.
갈대 가득한 맨땅위에 마을우물이 있다. 두레박이 있는걸 보니 현재 사용중인 우물이다.

우물이 무엇인가.
오래된 우물에서 안도현님은 이렇게 말한다
.....
잘 산다는 것은
세상 안에서 더불어 출렁거리는 일
누군가 목이 말라서
빈두레박이 천천히 내려올 때
서로 살을 뚝뚝떼어 그기에 넘치도록 담아주면 된다....


가인마을끝에서 만난 바다를 바라보며 차도를 걸어가다 문득 발견한 바위절벽..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와 마치 영화에서 보았음직한 바위절벽이 가인의 바다답다


아기자기한 해안길 지나 가인 천포마을 고사리밭길에 매화가 활짝 피어났다


이런 급경사에 고사리밭이라니..서있기조차 힘든 곳에서 어떻게 고리를 채취하고 운반하는지... 가늠조차 안되었는데 잠시후 비밀이 밝혀진다. 해답은 모노레일에 있었다


적량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벤치에서 찰칵..쉬지 않고 걸었던 길을 잠시 멈추고 말없이 걸어왔던 침묵을 동생이 깬다
형님 비가 오네요..잠시 쉬었다 가시죠.. 오케..
인생이 뭐 별거 있나.
마음맞는 사람끼리 함께 웃고 함께 나누면 되지..


희미하게 바라보이는 섬은 신수도로 추정된다.
고사리밭 언덕위 소나무 한그루와 비안개에 가려진 섬과 섬들..한폭의 수채화를 눈속에 담는다


고사리

임도에서 내리던 비가 적량마을에서  비가 그치고 푸른하늘이 구름속에서 고개를 내민다.


적량마을 창문 많은 집

사각나무틀 유리창을 보니 초등학교 교실 창문에 걸터앉아 창문닦던 때가 생각난다.
물걸래로 먼저 초벌을 닦고 다시 마른걸레로 창문을 닦았다.
다끝나면 검사를 받았는데 불합격이면 다시 닦아야 했다


적량마을 펌프

지금은 만나기 어려운 펌프, 옛날 고모할머니댁 마당에 펌프가 있어 물한바가지를 붓고 펌프질했던 기억이 난다.
펑프를 사용할 때 먼저 한바가지 물을 펌프에 붓고 펌프질을 하는데 이물이 마중물이다

마중물은 다양하게 쓰인다.
마중물같은 인간이 되어라.
평화를 여는 마중물이 되어라..
마중물은 물의 씨앗이다..등등


적량항

창선 적량항에서 남파랑길37코스가 끝이 난다.

고사리밭을 지나고 또 고사리밭을 지나고 별해로를 지났다
고사리밭 산마루, 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창선의 큰바다, 섬과 섬들이 겹겹히 에워싸 눈이 시리도록 푸른바다와 황토빛 고사리밭을 걸어서 5시간 ..해비치마을 적량까지 왔다.


창선대교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창선대교

창선대교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저녁노을이 바다에 비쳐 마치 비안개 같은 몽환적 풍경을 담아낸다
창선의 두번째 밤을 보내고 적량에서 출발하는 38코스로 이어진다. 3.11. 3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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