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41코스(천하몽돌해변~남해바래길탐방센터. 신전숲)소풍가는 날

SM 코둘4500 2022. 8. 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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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41코스는 천하마을을 출발, 활처럼 휘어진 상주해수욕장과 대량마을, 소량마을을 거쳐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 앞 작은 어촌 벽련마을을 지나간다. 길고 긴 찻길을 지나고 남해의 아름다운 앵강만이 품은 신전숲에서 41코스의 일정이 끝이 난다. 남해바래길탐방센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두곡 월포해수욕장에 주차후 남해 동서차를 타고 천하몽돌까지 이동 후 09시에 출발한다. 5.9. 남해 2일차

천하마을 왼편에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 너머 낚시하기 좋은 갯바위가 있다.
몽돌에서 종일 놀다 지치면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몸을 쉬고 저녁에는 갯바위에 앉아 낚시 하기 좋은 곳이다
숲속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장, 음용수로 사용가능한 상수도가 있으며 번잡스럽지 않아 1박2일 보내기 좋은 곳이다
야영장은 유료이다


천하마을 표지석

혼자 걸어가는 천하몽돌해변은 처음부터 모두 내것이 된다. 마을 뒤쪽으로 수령 수백년의 느티나무, 팽나무가 바람에 실려 나뭇잎을 흔들며 전송을 한다


금포마을회관
여기서부터 국립공원

금포마을 좁은 골목을 지나 숲으로 들어간다. 천하몽돌을 내려다 보는 맛이 일품이다. 여행의 참맛이란 별게 없다
맛과 멋을 함께 느끼면 나만의 멋이되고 맛이 된다

상주해변 숲길에서 중학생 수십명이 줄을지어 얕은 언덕을 올라오고 있다. 배부른 배낭을 보니 무겁겠다
"배낭이 무겁겠는데....학생들 고생이 많네.. 어디까지 가냐" 고 물었더니 이마에 땀을 송송 흘리며 부지런히 걷던 여학생이 " 바래길 걷고 있는 중인데 어디까지 가는지는 잘 몰라요. 선생님만 따라가면 되요..근데 너무 힘들어요" 한다.
현재 3시간째 걷고 있단다.
"학생들 힘내고 수고해요" 하니 "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넓은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고개넘어가는 아이들과 헤어지고 숲을 빠져나오는데 갯바위 푸른 바다와 그림같은 섬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하해변과 상주사이에 이런 절경이 숨어 있었다.
바다 물빛을 보라. 걸작품은 방향이 다르고 바람이 불어온다고 변하지 않는다.


다시 숲길을 지나고 태극이네집이라고 이름붙여진 누군가의 별장을 지나 숲을 내려서면 상주해수욕장이다
들릴듯 말듯 파도가 해변으로 달려온다.


상주해수욕장은 은모래비치로도 불리운다.
넓고 흰 백사장과 울창하면서도 짙푸른 소나무 숲이 청정바다와 잘 어울려 남해의 보물섬이라는 명성을 얻는데 한몫 거들었다


활처럼 휘어져 나간 은모래비치해변으로 내려선다.
발아래는 부드럽고 투명한 모래가 자지러지고 송림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상쾌하다.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 백사장에 신발 벗어놓고 남해 청정바다에 발을 담그며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상주비치

수많은 발자욱을 뒤로하고 블록위로 올라서서 뒤돌아 본다.
상주해변을 만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오래전 만났던 상주해수욕장은 친구들과 어울려 해수욕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모닥불 지피던 꽤나 근사한 기억으로 남아 있던 곳이었다


은모래비치해변을 지나고 빨간 다리를 지나 소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상주 너른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커피한잔에 바라보는 풍경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숲길사이로 난 길같지 않은 길을 따라 대량으로 향한다. 숲 언덕에 서서 남해바다를 바라본다.
산너머 바다에는 수많은 배들이 줄을 지어 떠 있고 삼여도는 홀로 외롭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매력을 눈으로 느끼며 상주해안의 절경을 바라본다. 길을 내려서면 대량마을이다
관습의 틀을 벗고 세상을 바라보면 한차원 높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연스럽게..


대량 정자나무 아래 민속신앙의 상징같은 흔적을 보았다. 대표적인 민간신앙으로 서낭당을 꼽을 수 있는데 바위를 고정하고 새끼줄로 묶어 놓은 모양으로 보아 서낭굿을 하고 지신을 밟은 후 제관이 서낭당에 모신 흔적이 아닐까..

바닷가 어촌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지역이었다.
고기잡는 사람들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믿음이 살아 있는 장소가 바로 서낭당 아니었을까


대량마을 정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왕 쉬어갈 바에는 양말까지 벗어놓고 바람을 맞는다.


대량 앞바다가 주는 넉넉함 묻어나는 바다를 뒤로하고 다시 언덕을 타고 오른다.


차도를 따라 대량마을을 벗어나 소량으로 접어든다. 대량을 큰양아로 표현하고 있다
마을올 드는 길은 어느길이나 다 똑같다. 옛길은 사라지고 차가 왕래하는 길이 마을로 가는 길이다.


해수욕장으로 이용하여도 충분할 만큼 백사장이 깨끗하고 아담하다.
백사장 양편으로 갯바위가 펼쳐지고 마을 중간으로 반달처럼 휘어져 한껏 멋을 낸 소량모래벌은 내만 깊숙이 있어 파도없고 얕은 수심 등 천혜의 요건을 골고루 갖춘 아름다운 바다이다


소량마을은 어촌과 농촌을 함께하는 반농 반어촌이다. 좁은 들판만큼이나 해변도 좁고 짧다

해변 풍경좋은 곳을 골라 눈에 담고 있는데 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이 뛰어나오며 "아저씨 여기 리본달면 안되요" 온동네에 리본을 달아놓아 그거 치운다고 정신이 없는데 왜그러세요"하고 나무라다 내손에 들린 바나나껍질에 눈길이 닿았는지 " 어....리본이 아니고 바나나 껍질이네" " 걸어 다니면 곱게 걸을 일이지..리본은 왜 자꾸 붙이는지 모르겠네"
사과도 않은 채 마을 안쪽으로 사라진다

의문의 1패


소량마을 언덕에 매물로 내놓은 바다 풍경 좋은 집.


소량마을 연혁을 설명하고 있는데 경기도 양아리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이곳에 터를 잡아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한다
양아리에서 나뉘어졌다고 해서 큰마을은 대량, 작은 마을은 소량이라 하였다. 서기 1953년(단기 4286년)으로 부터 400년 전이면 1553년,조선은 명종시대였다. 어지러운 시대에 난을 피해 이곳까지 흘러왔을 것이다


소량에서 다시 차도를 따라 두모로 넘어간다. 대량과 소량에 이어 세번째 만나는 작은 어항이자 해변이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평화롭다. 바다는 잔잔하고 맑고 투명하다. 두모마을 향해가는 바닷길위로 두모바다의 잔물결이 가볍게 밀려왔다 밀려간다


두모마을 야영장(왼쪽)
바지락체험장

두모마을은 남해군의 녹색체험마을이다. 캠핑과 낚시, 카약을 할 수도 있으며 바지락체험도 가능하다
두모마을 또한 반농 반어촌으로 다랭이마을 못지 않은 다랭이논과 밭을 개간하여 봄이면 유채가 만발하고 가을이면 메밀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두모마을 다랭이 논과 밭

두모를 떠나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벽련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를 내려서는데 가지가 휘어지도록 붉은 열매를 매단 앵두나무가 서 있다. 한웅큼을 따서 입안으로 털어 넣기도 전에 신침이 먼저 고인다. 상큼한 이 맛


어느해인가 다리방 흙집을 빌려 휴가를 보낸적이 있었다
낮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시간이 남으면 자갈 해변에서 수영을 하고 밤이면 방파제에서 잡히지도 않은 낚시도 하면서 이틀을 보냈다


최근 구운몽의 김만중 유배지로 알려진 노도와 벽련마을 사이 도선이 생겼나 보다
사무실 문을 노크했더니 문은 잠겼고 안내하는 사람조차 없다.


남해는 아름드리 마을나무가 유난히 많다. 물건 숲을 시작으로 마을마다 마을을 보호하는 나무하나쯤 다 가지고 있다


벽련마을 앞 노도

벽련마을 앞 노도는 남해섬 속의 섬이다. 소설 구운몽으로 널리 알려진 서포 김만중은 조선 숙종임금때인 1689년 기사환국때 노도로 유배되어 1692년 다시는 섬에서 나오지 못하고 노도에서 죽었다.
기구했던 그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노도에 남아있다


서포밥상집

김만중의 후예인지 식당이름을 서포밥상집으로 지었다.
재치도 있다. 야채는 심고 고기는 잡고 서포밥상....김만중이 하늘에서 내려다 보았으면 아마도 칭찬했겠지


벽련마을 해변은 온통 자갈천지다. 작은 파도에도 "자르르르"하며 소리를 지른다.
해수욕하기 좋고 맛도 좋은 벽련마을 골목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른다


요건 무얼까..옆자리 우리가 늘 먹고 살아가는 마늘과 비교해도 이건 거인이다. 키가 월등하게 크고 잎도 훨씬 길고 크다
처제에게 물었더니 알이 주먹만한 "코끼리 마늘"이란다


마을회관 지나 앵강만으로 흐르는 차도에 올라서니 벽련마을과 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상에서 벗어나 풍경속에서 여유를 찾으려면 바로 이런 풍경 아닐까.
평화로운 바다와 한가로이 떠있는 조각배, 푸른 구름아래 노도, 반짝 반짝 빛나는 햇살...


벽련마을 지나면 원천항까지 차도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푸른 바다와 무섭게 질주하는 차량 서로 어울리지 않은 조각을 맞춰가며 앵강다숲길을 걸어간다.


남파랑길과 바래길 안내도
원천항
이팝나무

원천항 지나 앵강다숲으로 접어든다. 하얀꽃 가득 매단 이팝나무 그 곁에 상수리나무들..그리고 바다
보물섬을 보물섬답게 하는 숲이 있다면 단연 물건숲이지만 앵강만의 다숲도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예쁘다


남해자동차운전학원

바닷가에 있는 전국 유일의 운전학원이라고 하는데 차량은 움직이지 않고 카트 놀이기구만 운전면허 코스를 곡예하듯 질주하고 있다


운전학원 옆으로 난 바닷길을 따라가는데 방파제를 연결하는 도로를 보수하고 있다.
시멘트를 가득부어 갈수 없으니 학원뒤쪽으로 돌아가라 한다. 햐...사람은 이럴때 기운이 빠진다


신전숲 가는 길에 넓은 갯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기저기에서 꿈틀대며 움직이고 있다. 갯벌속의 작은 생명들이다


앵강만 다숲의 하나인 신전숲으로 들어간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상수리나무들이 빽빽하게 서있는 신전숲은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이자 주민들의 휴식공간이다


신전숲 남해바래길 탐방센터앞에서 남파랑길41코스가 끝이나지만, 월포해수욕장까지는 걸음을 멈출 수 없다

신전숲에는 남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연꽃피어나는 연못과 상수리나무 가득한 산책로가 있다.
신전에서 만나는 캠핑장은 산과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갯벌에는 작은 생명체가 가득하다. 게, 고동, 개불은 물론, 갯벌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앵강만을 맘껏 즐기려면 신전숲 벤치에 앉아 해가 질때를 기다리면 된다.
계절이 깊어지면 신전숲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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