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6코스는 삼천포대교아래 대교공원을 출발하여 사천의 보석같은 섬 늑도와 조용한 어촌 단항을 지나 상죽마을 창선 파출소까지 이어지는 남해 창선을 돌아가는 17.5km 남해 첫코스이다.
남해군 중 창선도 3코스(36~38코스)중 37코스 중간에 고사리밭을 지나간다. 일부 철없는 여행객의 일탈때문인지 우려때문인지 해마다 3.23~6.30까지 37코스에 한하여 탐방예약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가능일자도 화, 목, 토 , 일요일만 가능하며 사전예약은 필수이다
자세한 사항은 남해 바래길 탐방안내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055-863-8778)
탐방예약과 관련해서 날짜를 특정할 수 없기에 창선 3개코스를 지난 3월 예정을 앞당겨 미리 걷는다
2022.3.10. 삼천포대교공원에서 동생을 만나 오늘 종착지인 창선파출소까지 이동후 다시 대교공원으로 되돌아와 36코스를 출발한다
산분령 앞바다에 그림처럼 떠있는 신도와 마도
마도를 제외하고 모두 무인도이다.
다리위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에 파도 한점 없다. 초양도와 사천사이 좁은 해협으로 흘러가는 물살이 급하다
마도와 다리사이 바다에는 어선이, 하늘에는 케이블카가 각기 제갈길을 가고 있다.
3월초 대교위, 아직은 바람이 차다.
4개의 섬과 섬을 연결하는 대교는 각각의 다리이름이 따로 있다.
사천에서 첫번째 삼천포대교,. 두번째 초양교, 세번째 늑도교, 네번째 창선교, 다섯번째 단항교이다.
모두를 합쳐 창선-삼천포대교라 한다.
다리의 형태가 다양하고 사천바다의 섬들과 조화를 이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대상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나 판단은 걸어본 사람이 하는 것
여기서 부터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늑도마을 바다에 맑고 투명한 바람이 불어간다. 주황과 빨강, 노랑과 파랑이 서로 뒤섞여 고운빛으로 가득하다.
주황색지붕이 외국의 어떤 도시를 연상하게 한다. 포구안으로 작은 배들이 정박해있고 외항에는 파도한점 없다.
주황색지붕이 바다에 그림자되어 비친다. 고요하다. 아름답다.
길위에서 늑도를 바라본다. 풍경을 제대로 보기위해는 높은 곳이 가장 좋다.
그런면에서 늑도를 가장 늑도답게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다리위..
창선-삼천포대교는 전부 찻길이다. 지정속도가 있지만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다.
그런 길을 따라 창선대교를 건넌다. 바다 물길이 강물처럼 흐르는 갯바위 끝에 죽방렴이 자리잡고 있다.
대교공원에 서있어야 할 안내도가 단항대교 건너 산림초소 옆에 비켜가듯 서있다.
여기 있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찾았는데..그런 점은 다소 아쉽다
단항대교 지나 오솔길을 지나고 다시 임도를 걷다가 숲으로 들어선다. 언덕아래로 바다가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아침 바람이 제법 매섭더니 시간따라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지만 길 양편 마른 풀잎을 보면 아직 봄은 멀었나 보다
온화하고 포근한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바다로 향하는 길 길양편으로 들판은 봄농사지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붉은 흙과 멀리 매화꽃, 마늘밭
내가 앞에 서고 동생이 뒤따른다. 날씨 좋다..
숲을 벗어나 단항마을로 접어든다. 북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남으로 연태산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음지마을이다.
북을 창을 내고 길은 바다로 향한다.
사람사는 마을은 평화롭고 바다는 고요하다. 풍경이 없어도 이런 장소는 풍경이 되고 맛이 되고 멋이 된다.
의심할 것 하나 없는 창선바다와 그림같은 섬..운좋게도 이런 풍경을 만났다. 둘이서 웃고 떠들며 걸어온 시간 2시간
작은 방파제를 앞에다 두고 사방을 둘러보다 동생과 점심자리 갯바위로 찾아든다
세상에 이런 식당이 또 어디 있을까.
앞으로는 넓고 푸른 바다, 뒤쪽으로 평화로운 들판과 산, 한바다위로 우뚝솟은 초도와 아름다운 갯바위
자리깔고 점심상을 펴는데 동생이 가져온 막걸리가 시선을 빼앗는다.
유부와 김밥에 막걸리까지..후식도 있다.
날씨 포근하고 풍경좋고 공기맑고 바다 푸른 날..최고의 맛으로 점심을 먹는다
단항에서의 만찬을 끝내고 겨울빛 남아있는 산길로 들어간다. 그리고 마른 잎 고사리밭 그리고 또 고사리밭..
잠시 짧은 차도를 걷다 이내 언덕을 따라 오른다. 내려다보니 당항이다
밭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는데 하얀매화가 활짝 피었다
남파랑길에서 만난 작은 절 향적사, 2층 데크마당에 쉬어가기 좋은 벤치가 있어 무례를 무릅쓰고 배낭벗고 신발까지 벗어놓고 커피한잔하고 있는데 법당앞 가지런하게 놓인 하얀 고무신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스님한분 쟁반에 유자차두잔을 받쳐들고 다가오시더니 " 편안하게 쉬어"가라고 하신다.
스님이 주신 유자차 한잔은 어떤 것 보다 귀하고 울림이 있다.
향적사 지나 고갯길 끝나는 곳에서 차도를 따라 역방향으로 내려와야 한다.
산도곡가는 속금산 임도에는 마른 풀 너머로 편백이 길을 따라 줄지어 서있다.
산중에 한옥, 대문 현판을 보니 전주이씨 재실 경모재이다. 재실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묘소 인근에 세운 건물로 정의하고 있는데..인적없는 산속 재실과 한옥
산도곡고개를 지나고 운대암을 지난다. 울창한 숲길 사이 대방산 임도는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속금산 계단을 따라 오르는데 호흡이 거칠어질 무렵이면 다시 임도길로 내려선다.
아스팔트 길을 내려서면 상죽마을이다. 차도를 따라 창선파출소까지 걸어가는 시간 5분이면 도착한다
남파랑길 36코스는 창선파출소에서 끝이난다. 대교공원으로 되돌아가 용궁수산시장에서 봄도다리한접시 주문하고 지족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직선은 인간의 선이며, 곡선은 신의 선이라고 했다.
오늘 하루 넓은 바다와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 17.5km의 곡선길을 5시간 동안 걸었다.
신의 길을 걸은 셈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은 짧게 끝났지만 곡선으로 이어지는 남해바래길과의 첫만남으로 잊지 못할 추억하나를 선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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