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5코스는 각산을 올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며 산분령이 있는 실안해안도로를 거쳐 대방동 대교공원까지 걸어가는 원점회귀형의 12.7km 이순신바닷길에서 만나는 경관중 최고의 길이다
각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경과 실안해안로에서 만나는 바닷길이 잘 어우러진 빼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사천의 마지막 코스이기도 하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남일대주차장에서 차박 후 대교공원 주차장으로 향한다.
5월3일 30일차 대교공원은 봄날아침이 주는 편안함때문인지, 바다에서 피어나는 안개때문인지 모든 것이 평화롭다.
대교공원을 벗어나 차도를 건너고 각산오르는 좁은 아스팔트길을 만난다. 대방사가 그곳에 있다. 부처님 오신날이 다되어 가는지 오색의 플랜카드가 나무에 걸려 있는 길을 따라 각산을 오른다.
5월은 신록의 계절, 찬란한 계절이다
나무는 연초록잎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숲길위로 쏟아지는 햇빛은 금빛처럼 황홀하다
각산은 힘든 오르막길이다.
새잎 가득 매단 나무들 사이 계단을 오르는데 수백개 가파른 계단이 부담스러웠는지 호흡은 거칠어지고 이마에는 땀방울..
이파리사이로 빛나는 햇빛..울어대는 바람잎..그늘진 숲..
임도를 개설중인지 수십그루 나무가 뿌리채 뽑혀져 딩굴고 중장비 지나간 자리에 흔적처럼 돌무더기가 쌓여있다
임도는 과연 필요한 것인지..임도의 필요성은 자연과 부합하는지..인간의 편의에 따라 움직이는게 때론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얼마나 고도를 높였을까. 소나무사이로 풍경이 펼쳐진다.
각산 산성에 올라 초록 산자락에 담긴 푸른 바다와 하늘이 가득하다.
그 하늘로 새들이 날아다닌다.
사천 케이블카는 섬과 바다와 산을 잇는 유일한 케이블카라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보지 않았지만 각산 오르는 중턱에 서서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뻥뚤리는 느낌이 든다.
하늘과 바다빛깔만 보아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풍경은 그런 것이다. 갑자기 나타나 감동을 주고 흔적을 남기고 사라져 가는 것..
멀리 산과 산, 섬과 섬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두미도와 사량도 수우도와 신수도 그리고 연화도와 욕지도
세상에 이런 풍경이 또 있을까. 몽환적 풍경이라면 적당한 비유가 될까...
각산 408m 정상을 오르고 봉수대를 오른다. 남파랑길은 공사중 되돌아 가야한다.
신이 만들면 세월을 비껴가지만 인간이 만들면 세월대신 수리와 보수로 화답하여야 한다
각산 진달래
각산을 내려선다. 길은 임도로 이어진다. 시멘트길이지만 가끔 흙길도 있고 그늘도 있다
풀잎 가득한 임도길 따라 내리막을 따라간다.
그늘진 곳만 골라서 내딪는데도 땀이 흐른다. ..덥다..5월 3일..오늘 낮기온 섭씨 25도
각산 임도아래도 펼쳐지는 바다와 다도해의 섬들사이로 이팝꽃이 하얗게 피었다.
파란 바다와 초록 산들, 하얀 이팝꽃......초록의 향기가 스며든다.
첫출발, 하늘공원이라고 하길래 산중 공원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화장장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인가 가야하는 하늘로 가는 화장장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자연장지라고 한다.
가로 세로 겨우 30cm...
왼쪽으로 갈것인가 오른쪽으로 갈것인가 물었을때 아래쪽으로 가라고 했던 "노회찬"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각산을 내려서면 어디가 나올까. 실안 노을길이다. 이길 주인공은 노을이다.
해질녁 노을은 바다를 물들이고 섬과 섬을 물들인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사천 바다 실안노을길.. 낭만여행길이 따로 있을까.
산분령 바다 실안길은 낙조길이다. 해질녁 인근 섬들과 바다는 실안의 황금빛 노을로 물들어 간다.
산분령은 남해안 최고의 저녁노을이 일품인 사천해안 실안길이다.
점점히 떠있는 수많은 섬과 바다, 죽방렴이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세상은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고 충분하다고 했다. 이런 풍경은 또 어떤가..
실안낙조길에서 바라보는 삼천포대교와 케이블카 그리고 해상펜션..고기도 잡고 구경도 하고..
불명도 있지만 길멍도 있다. 실안낙조길은 길멍하기 좋은 길이다.
가치없는 길이 어디 있는가...
이게 웬일이냐...실안노을길에서 만난 거북선이 육지에 있다.
대교공원 도착시각 오후 1시 ..너무 이른 시간,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다
시간이 흐르다 멈추는 곳에 사천 실안노을길이 있다. 진도에서 만났던 세방낙조길이 떠오른다
기억은 갑자기 그리움을 소환한다.
그런것이 여행이다.
흐르다 말없이 멈추고 다시 흘러가는 기억들..
오늘 만났던 기억을 잠시 멈추고 다시 남파랑길 39코스로 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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