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33코스(임포항~고성군 하이면사무소) 상족암 그 길의 흔적들

SM 코둘4500 2022. 8.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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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17.9km, 소요시간 약 4시간 50분
남파랑길 33코스는 고성의 마지막 코스로 임포항을 출발, 솔섬과 용암포 그리고 야경이 아름다운 맥전포항을 지나고, 아름다운 해안경관과 공룡발자국으로 유명한 상족암을 거쳐 고성군 하이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고성구간 중 가장 걷기 좋은 길이라 하겠다
농촌과 어촌을 함께 보며 느낄 수 있는 길을 느린 걸음으로 조용히 산책하며 상족암의 비경을 가슴에 담고 오기를 바라며 길을 시작한다. 5.2. 29일차

남파랑길 33코스 안내도

맥전포에서 1박, 하이면사무소에 주차후 면사무소 앞 정류장에서 09:30출발하는 1,200원짜리 파란색 농촌버스를 타고 임포항으로 향한다. 임포마을 도착시각 10:00. 곧바로 임포항을 출발, 남파랑길 33코스를 시작한다

★ 고성군의 농촌버스 배차시간과 정류장은 영업점으로 문의(군청은 잘 모름) 055-674-00820
고성읍가는 농촌버스 하이면사무소 출발 09:30, 임포마을 도착 09:50~10:00
★ 하이면사무소 정문 앞 정류장에서 탑승하여야 하며 농협앞 아님을 주의


이팝나무가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임포항을 출발한다.
임포항에는 파출소와 농협, 우체국이 있으며 항구에는 어판장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다.
한때 어항으로 번성할 때가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지금은 쇄락하여 작은 어선들만 물위에 떠 있다

임포항은 주차공간 많이 있으나 차박은 항만 주변 환경 불량과 화장실이 없으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차라리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솔섬부근 또는 맥전포가 좋다


임포항을 돌아 차도로 접어든다. 별로 위험해보이지 않은데...
여기서부터 약 500m 차량의 왕래가 많은 위험구간임을 알려주며 차량이동 또는 우회하여 걸어가라고 한다.
길걷는 사람에게 차량이동이 가능할까. 그럼 우회는..둘다 안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걷는 것.


ㄱ 자로 꺽이는 지점에서 차도를 벗어나 해안길로 접어든다.
작은 어선과 작업용 갯배들이 임포 바다를 독차지하고 있는 길을 따라 솔섬으로 들어간다


솔섬화장실
자란도

상족암 바위 닮은 해변의 켜켜히 쌓인 기암괴석이 처음부터 솔섬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려준다.
방파제 옆, 데크길을 따라 솔섬의 숲으로 들어간다


장여

솔섬은 섬전체에 데크길이 잘 설치되어 있으며 장여앞을 비롯 전망대가 있어 자란만과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가파르지 않아 쉽게 솔섬을 즐길 수 있다. 솔섬은 사실 섬이 아니다. 예전에 섬이었으나 지금은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이다

솔섬 끝에 멋진 백사장을 품고 있는 장여는 소매물도 등대섬처럼 간조때 솔섬과 연결되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되는 예쁜 섬이다. 물론, 무인도이며 자란만의 숨어있는 비경이다


자란만의 솔섬은 사실 산과 바다와 섬을 끼고 있는 진달래의 섬이라고 한다.
알림판에서 마음설레는 연분홍 진달래 숲으로 안내하고 있다. 아담한 꽃섬이란다


장여

보는 방향에 따라 장여가 되기도 하고 노적가리처럼 보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섬이다


솔섬을 내려서면 자란만의 장여와 자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양식장 시설이 바다한가운데 질서없이 떠 있지만 시선을 방해하지 않는다.


잠시동안 다시 차도로 접어들다 낮은 고개 넘어 지포마을로 들어간다. 마을끝에 지포항이 있다.
굴양식장이 있는지 껍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지포항 안길을 따라 걷는데 골목에서 강아지 한마리가 멍멍 뛰쳐나온다


자란만 육섬
자란만 바다바로 앞 주택

그리스풍의 주택은 섬과 바다가 몽땅 앞마당이다.


동화마을 가는길에 데크를 설치하고 화장실과 벤치를 두어 길가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 곳의 아름다운 마음이다


자란도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멀리 육섬과 만안도가 보인다.
내가 걸어가는 동안에도 5월의 찬란한 햇살이 자란만을 비추고 있다. 빛나는 풍경속을 걸어서 간다


내가 걸었던 길이 아스라히 보인다. 산과 바다 그리고 그 섬들 사이를 오전내내 걸었다


자란만 바닷길끝에서 다시 차도로 오르는데 햇살이 강렬하다. 시간은 정오를 향해 간다.

자란만 풍경은 아름답지만 비밀이 없다.
모두 다 보여준다.
풍경에도 비밀스런 구석이 좀 있어야 신비스런 법이다. 비밀이 없으면 신비함도 사라진다.


고성 동화마을 표지석
소을비포성지 안내도

두개의 땅사이로 사량도가 보인다.


그저 평범한 시골풍경, 오래된 느티나무와 한옥기와집, 지나가면 곧바로 잊어버릴 풍경이지만 두발로 걷는 다는 것은 온몸으로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용암포 선착장

용암포마을에서 키낮은 나무아래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용암포는 사량도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용암포 항구에는 용암포와 사량도 내지항을 연결하는 풍양카페리호가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아침 7시에 첫출발하며 1시간 간격으로 하루 11차례 운행한다. 운행시간은 짧아 내지항까지 20분정도면 도착한다. 사량도 옥녀봉 지리산이나 칠현산을 오르고 싶다면 용암포를 이용하면 가장 빨리 가장 싸게 갈 수 있다
1인당 5천원, 승용차 11,000~12,000원이다.


용암포에서 맥전포 넘어가는 길이 없어졌다. 길이 있어야 할자리에 통나무와 컨테이너 박스가 자리하고 있다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엄나무 심어진 밭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다시 길로 내려선다. 맥전포항이다


맥전포는 상족암과 5분거리에 있다. 타인의 시선이 거의 없지만 그늘진 나무와 산책로, 깨끗한 화장실, 시원하게 뻗은 수형선과 넓은 주차장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밤이 오면 항구에 불이 켜지고 바다 물길따라 물고기가 항으로 들어오면 낚시꾼들이 따라 온다.
해가 지면 사방이 고요해서 들리는 건 오직 물결과 바람소리뿐...
오늘 밤 맥전포에서 1박을 한다


맥전포 마을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낮은 언덕을 넘어선다. 이런 곳에 길이 있을까 되묻고 싶은 풀밭사이로 길을 내었다.


상족암 군립공원은 봄이 한창이다. 아이들은 물가에서 까르륵 웃고 떠들고 어른들은 한켠에서 음식을 먹고 있다
공룡이 놀았던 곳에서 원시의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는 아이의 마음으로 듣고 바라보아야 한다


상족암가는 길은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재단에서 지정한 해안누리길이다.
공룡화석지 해변길로 명명한 길은 상족암군립공원 안쪽을 걸어가는 길이 3.5km의 아름다운 길이다


상족암에서 바라본 병풍바위는 멀리서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풍광이 빛을 발하지만 가까이 상족암이 있어 덜 알려졌다
입암마을 쉼터에서 시작하는 데크길 따라 전망대를 지나고 맥전포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병풍바위주상절리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바다건너 사량도

물이 빠지는 썰물때가 되면 백악기시대의 공룡들이 걸어다닌 흔적들이 드러난다.
데크길 아래로 내려서면 발자욱 흔적을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다.

김창완이 불렀던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살았다는데"노래가사가 떠오른다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
그럼 무엇이 생겼었을까
공룡이 헤엄치고 익룡이 날아 다니고
아주 심심한 것 같은데
밤하늘에는 그래도 별이 떠...


고성군 청소년수련원앞 멀리 사량도와 병풍바위를 눈앞에 두고 그늘진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움직임 없는 바다같지만 바람에 물결이 움직이고 아름다운 풍경에 가슴이 절로 뭉클해진다


수만권책을 쌓아 놓은 듯 켜켜히 쌓아 올린 바위들이 누군가는 시루떡으로 표현하기도 했던 상족암은 생김새가 밥상다리같다고 하여 상족(床足)으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파도가 밀려들고 바위가 깎이고 다시 억만겁 세월이 흐른 후 미로같은 동굴을 만들었다.

상족암 앞에 250여개의 물웅덩이가 초식공룡의 발자욱이라고 하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상족암 일대가 백악기 공룡의 집단서식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 41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동굴건너 사량도

상족암 절벽안쪽에 미로같은 자연동굴이 있다. 동굴 끄트머리에서 하늘을 향해 폴짝뛰어 오른 모습을 찍기 위하여 사람들이 줄을 선다.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사시사철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이다.


상족암을 지나고 공룡박물관을 내려서서 머위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작은 언덕을 오른다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머위잎이 가지고 있는 두가지 색의 조화..파랑과 초록, 색깔의 짜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상족암 유람선 방파제를 지나고 덕명마을 고향식당을 지난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숲위로 5월의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그늘 아래는 시원하고 햇빛으로 나서면 금새 더워진다..


덕명마을 주차장 화장실

화장실안에는 음악이 흐르고 시원한 에어컨바람까지 나온다.
콸콸 수돗물과 깨끗함까지 함께 갖춘 예쁜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고 ...


덕명마을 지나 정곡마을을 넘어 하이면까지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걷는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농로는 그늘한점 없다.
텅빈 들판, 길에는 오직 적막만 흐를 뿐..이정표 따라 길을 걷는다. 여기가 대체 어디냐..


논길이 끝나고 작은 도시가 나타나더니 들판너머로 삼천포화력발전소 거대한 굴뚝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때 미세먼지 1위라는 오명을 지금은 털어버렸는지 모르지만 "화력발전소"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오염과 미세먼지라는데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이면사무옆길 화단에 남파랑길 안내도가 있다.

33코스 종점인 하이면사무소 도착시각 오후 2시 50분.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낮 땡볕길을 걸은 탓인지 몸이 무겁지만 오늘은 34코스까지 걷기로 한다.

길을 걷는 것은 풍경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길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만나고 풍물을 만나고 사람을 만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도 여행자의 의무이다. 아무리 천하절승이라도 사람의 손을 거치면 변화한다
훼손되고 파괴당한다.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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