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4코스는 사천시 첫번째 코스로 하이면 사무소 앞을 출발, 이순신 바닷길에서 남일대와 진널전망대, 노산공원을 만난다
삼천포바다에서 해변의 정취를, 용궁수산시장에서는 활기차게 살아가는 보통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겨우 10.2km 밖에 되지 않지만 볼거리 먹거리 가득한 깊고 깊은 사천의 진면목을 찾아 길을 떠난다 .
하이면사무소 옆길, 남파랑길 34코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 33코스 안내도가 서 있다.
하이면사무소를 출발, 하이초등학교앞을 지나고 삼천포화력발전소를 바라보며 고성군경계까지 걸어간다.
첫출발부터 찻길이다.
고성과 사천시 경계를 넘어서는데 괴물같은 대형차량들이 굉음을 내지르며 질주한다.
오싹하는 느낌은 인도를 올라설 때까지 계속된다.
가로수 전지하는 차량을 피하며 가벼운 언덕을 올라서면 이내 내리막이다.
오늘 어디까지 걸을 것인지 가늠해가며 속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걷는다.
내리막이 끝나는 평지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런 곳에 이런 해변이 있을 줄이야..
남일대라는 명칭은 최치원선생이 여기까지 왔다갔는지 "남녁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활처럼 휘어진 해변 주변으로 기암괴석의 코끼리바위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고 하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다
오늘 저녁 차박을 위해 주차장과 화장실을 미리 확인하고 주차할 자리까지 정하고 나서 해변을 떠난다
아직 이른 철이어선지 산책하는 사람외는 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남일대 지나 해안산책로 방향으로 진행한다.
사천바다와 멀리 삼천포대교가 바라보이는 데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내 진널전망대이다.
사천시의 명산 와룡산이 보이고, 다도해 넓은 바다가 발아래에서 춤을 춘다.
삼천포신항에서 제주도 가는 여객선 "오션비스타호"가 출항한다.
남일대에서 대교공원까지 이어지는 이순신바닷길은 삼천포 코끼리길이다.
방사한 닭들이 체육공원을 제 안방처럼 활개치며 돌아다니고 있다.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걸 보니 이놈들이 체육공원의 주인이다
하얀꽃잎 활짝 피어난 이팝나무 길을 걸어간다. 여기는 사천시 동금동이다.
삼천포여객선터미널에서 한려수도의 중심인 명품섬 사량도와 수우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뜬다
얼마나 더 걸어야 34코스 종점이 있을까. 오후 5시, 조금씩 지쳐간다.
삼천포 팔포 음식특화거리를 지나 노산공원가는 데크길을 따라 오른다. 팔포거리의 수많은 횟집이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만큼 목섬이 보호하는 삼천포 어항으로 작은 어선들이 쉴새없이 드나들고 있다
푸른바다 물결이 갯바위를 찾아 일렁이고 있다.
정자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비록 절경은 아니어도 아기자기한 해안을 품고 있는 팔포 음식만큼이나 맛있는 풍경이다.
삼천포 명품섬으로 알려진 신수도를 바라보며 노산공원을 오른다.
삼천포바다를 품은 노산공원은 처음 보았을 때는 "이은상"선생을 떠올렸는데 공원에서 마주하는 시인은 박재삼이다
의아했지만 알고나면 고개가 끄떡여진다.
노산공원은 예전 밀물이면 섬이 되었다가 썰물이면 육지가 되는 육계도였다고 한다. 밀물때 건너는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노다리라고 했고 그후 노다리산으로 불리워졌다가 노산이 되었다고 한다.
서정시인 박재삼은 어머니의 고향 삼천포에서 자라고 학교를 다녔다
소박한 일상생활과 자연에서 모티브를 찾은 그의 시는 아름답고 감동이 있다.
때로는 애잔하고 인생의 섬세한 감성을 노래한다. 선생의 모습도 소박하고 수수하며 너무 서민적이다.
초록 가득한 공원 언덕을 오르는데 갑자기 심한 갈증과 배고픔이 느껴진다.
여기서 조금만 더가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있을 지도 모르는데..
생수한병을 통째로 들이키며 배낭을 뒤져 바나나 한개를 꺼내 급하게 먹고는 벤치에 기대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휴..!!!
노산공원을 내려서서 육교를 건너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을 잠시 들렀다
각 통로마다 활어 생선회 파는 곳, 건어물 파는 곳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50년 전통을 지닌 삼천포 뿐아니라 남해안에서 최고로 유명한 수산물시장으로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평일인데도 활어회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바닷가 차도를 따라 걸어가는 길에는 사람보다 풍경이 더 많다.
사람사는 어디에서건 볼수 있고 만날 수 있는 풍경을 뒤로하고 종착지를 향해 걸어간다
방파제와 작은 고깃배, 이름모를 무인도와 삼천포대교 ,삼천포 유람선과 왁자지껄한 사람들 소리
대방진 굴항은 고려말 "왜구"의 노략질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군항시설이라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둥글게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는데 밖에서 보이지 않아 군선을 숨기기 아주 좋게 만들어졌다.
팽나무가 심어져 연초록 빛이 "굴항"에 가득하다. 지금은 썰물..제방안쪽에 나무그늘 가득한 산책로가 있다
여행에서 얻는 것이 어디 풍경뿐일까.
찬란한 햇살, 사람들의 삶, 시장풍경, 시인의 생애, 아이들 웃음소리, 감사가 있는 봄날, 계절따라 변해가는 풍경,
34코스는 대방진 굴항을 지나 조금더 가야 하지만 박재삼 선생의 시 " 허무의 내력.."으로 매듭을 짓는다
늘 돈은 조금만 있고
머리맡엔 책만 쌓이고
그 책도 이제는 있으나 마나 한데
땅 밑에 갈 생각만 하면
나는 빈 것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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