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1코스는 경남 고성구간의 첫번째 코스이다.
처음 시작은 찻길옆 황무지같은 흙길에서 출발한다. 바다휴게소를 출발한지 10분이 채되지 않아 통영을 넘어서 경남 고성땅으로 접어든다. 호수같은 바다와 해지개 해안둘레길을 지나 고성읍내 남산공원으로 향한다
고성읍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남산공원을 넘어서면 대독누리길로 접어들고 맑은 하천과 넓은 들판을 지나 부포사거리까지 이어지는 16.2km의 길이다. 4.25. 8km
바다휴게소를 지나면 곧바로 바다를 만난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곳에 작은 섬이 보인다.
부채섬이라고 하는데 고성만을 밝혀주는 무인도의 시작이다
키낮은 제방을 따라 좁은 갯벌이 펼져진다
갯벌속에 살고 있는 작은 생명들이 쉴새없이 움직인다. 바다속 작은 생명이 살아가는 삶은 어디나 똑 같다.
거운마을지나 바다를 내려다보며 원을 그리며 돌아나가는 차도위,포르투나 까페를 만난다.
마키야벨리의 군주론에서 읽었던 포르투나, 호기심자극하는 단어에 끌려 그곳으로 들어간다
포르투나는 라틴어로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운명의 여신이다. 운명의 수레바퀴를 담당하며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행운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헤르만헤세는 그의 소설 수레바퀴아래에서 "지치지 말게, 안그러면 수레바퀴아래에 깔리게 된다"고 했으며
마키야벨리는 군주론에서 포르투나와 비르투 (남성의 용기)를 인간의 자유의지와 용기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그런 포르투나에서 차한잔을 마시며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운명과 행운에 대하여 생각한다
포르투나에서 고갯길을 돌아가면 곡용이다.
고성만의 섬들이 솟아있는 바다를 지나고 작은 어촌을 지나면 이제부터 고성읍이다
고성읍 신월리 해지개 해안둘레길은 고성만 바다위를 걷는 길이다.
거대한 호수같은 바다 절경에 해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립거나 사람하는 사람이 절로 생각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해지는 풍경을 다리위에서 바라보는 상상만으로도 아름다울 것 같지 않은가
해지개다리를 걸어가면 마치 바다위를 걸어가는 듯 순식간에 바다로 빠져든다.
길위에는 트릭아트, 공룡벽화, 포토존이 설치되어 걸어가는 순간 순간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소금기 품은 바람이 불어간다.
해지개길 풍경과 고성바다가 주는 행운같은 선물을 한아름 가득안고 길을 걷는다
끝에서 끝까지 1.4km 여유롭게 걸어가도 20~30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하늘빛으로 일렁이는 고성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해지개길은 남산공원앞까지 이어진다
지친 몸을 추스리며 남산공원 야자매트깔린 오르막을 오른다.
언덕위로 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흘러간다. 시원한 바람이 지친 땀을 씻어준다.
봄날, 그 상쾌함에 빠져든다
남산 공원 산책로는 대부분 편안하다.
잘 정돈된 길과 나무들은 말한다
편안하게 걷고 쉬어가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연초록 가득한 야자매트길을 오른다.
오감이 젖어드는 길은 남산정에서 절정을 맞는다.
수평선끝에 점점히 떠있는 섬들과 고성벌판의 너른 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져진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남산을 내려서는 데 식수가 부족하다.
갈증이 온몸을 엄습한다
봄날 청량한 기분에 젖어 몇시간 걸었을 뿐인데 부족한 물때문인지 몸이 무거워진다
4.25 오늘 여정은 여기까지이다. 고성읍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5월 1일, 중간에 멈춘 31코스를 다시 시작한다. 오전 7시 부산을 출발 임포항 08:30 도착
임포항에 주차하고 임포3거리 농협 앞에서 오전 09:50분에 고성읍으로 출발하는 농촌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임포마을을 경유하므로 정류장 실내에서 기다리면 버스를 놓친다
정류장에서 만난 임포마을 주민에 따르면 3천원짜리 빨간버스는 하루 4번 , 1,200원 짜리 파란 농촌버스는 하루 두번 임포를 지난다고 한다. 나는 1,200원짜리 파란버스를 타고 고성읍으로 갔다. 5.1. 31코스 나머지 8km를 걷는다
대독누리길은 걷기좋은 길이다.
읍에서도 가까워 도심속의 들길이라 할 수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첫날, 고성의 들판을 걸어간다.
애기똥풀과 괴불주머니가 무리를 이루어 무성하게 피어나고 물길복원사업을 마친 대독천이 고성만으로 흘러간다
대독누리길은 독실마을을 지나고 하얀꽃 만발한 이팝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황토길을 지난다.
이팝나무 가지마다 하얀꽃을 풍성하게 매달아 마치 눈꽃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서 snow flower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꽃이 필때 나무전체가 하얀꽃으로 뒤덮여 마치 이밥(쌀밥)같다고 하여 이팝이라 불렀다.
예쁜 이름 뒤에 배고픔의 설움이 담겨있다
대독누리길은 삶속에 빛나는 추억을 만들수 있는 길이다. 한마디로 힐링되는 길이라는 뜻이다
6km의 대독천 들길에 귀를 간지럽히는 바람과 물소리와 바다냄새가 함께 살아있다
몇개의 다리를 건너고 황불암 마을 다리를 지나면 길은 차도옆으로 정리되지 않은 흙길을 따라 이어진다
무성한 풀과 마른 풀사이 흙길을 터벅터벅 걸어간다.
우실교에서 신호등 버튼을 누르고 이곡마을로 이어지는 횡단보도를 건넌다. 갈모봉 산림욕장가는 길 입구에서 다시 길을 건너 이곡마을을 지나간다.
여기서 부터 부포가는 옛길이다.
곡선을 그리며 완만하게 오르막이 이어지며 갈모봉 편백림이 시야에 들어온다.
짜장면집 옆 아름드리 소나무숲을 지나고 부포사거리 현대오일뱅크앞에서 31코스가 끝이난다.
31코스 8km 지점 남산공원에서 시작한 길이 부포사거리 도착시각 12:30. 정확하게 두시간 걸렸다
어느새 봄날이 세상밖으로 기어나와 온세상을 부드러운 봄바람과 싱그런 풀잎들과 눈꽃같은 하얀 이팝꽃과 졸졸거리며 흘러가는 시냇물을 선물했다. 고성만의 해지개바닷길, 햇살 기울고 있는 바다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길은 부포사거리에서 다시 남파랑길 32코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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