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7코스는 태화강전망대를 출발, 태화강 대숲을 지나고 현대자동차가 내려다 보이는 염포산 입구까지 태화강을 따라 걸어가는 17km의 평지로 이루어진 비교적 쉬운 코스이다
이길의 시작은 태화강이만, 그 끝은 동해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도심에 갈대밭을 품고 있으며, 호수와 영남알프스, 도심공원, 수많은 계류와 강과 바다를 품은 사람이 살기 가장 이상적인 도시형태가 아닐까 하는 믿음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
한국의 수출액 약 20%를 울산이 차지 하고 있는 도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이 한국제조업의 중심을 이루는 곳 이며 영남알프스의 빛나는 산을 품고 있는 곳 또한 울산이다.
울산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태화강과 대왕암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다보면 울산이 왜 산업도시면서도 , 강과 바다를 두루끼고있는 천혜의 명품도시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산위에 또다른 태화강전망대가 보이고 그 아래 강변에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동굴이 있어 동굴피아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단순히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피아"라는 명칭을 사용한듯 시설의 정결함과는 달리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
태화강전망대 앞 해파랑길 7코스 안내도와 인증대
잠시 멈추어 서서 강물너머 대숲을 바라보는데 아..참 깜박잊을 뻔했다. 나는 지금 해파랑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하지만 걸음마다 새로워지는 풍경은 금새 내가 "도보여행꾼"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한다
이곳 벤치에 잠시 앉아 쉬면서 대나무숲으로 찾아오는 봄내음을 맏는다. 강물과 푸른 대나무와 사람이 만든 길과의 배색을 보라. 눈에 띨 만큼 멋진 조화아닌가 .
문화재청에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는 삼호교.
길은 태화강전망대에서 남쪽방향으로 인도하여 삼호교까지 이어지며 다리를 건너 다시 태화강전망대 강건너까지 연결되는데 ∩형태의 약 3km 강변길은 걷기좋은 길에 남기는 작은 티끌처럼 걷는 사람에게 다소 지루함을 안긴다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과 푸른 대나숲, 작은 벤치 2개,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고 다시 길위에서 만났으니 당연히 한번 앉아보고 걸을 일이다. 벤치에 앉아 가만히 귀기울이다보면 댓잎에 스며있는 좋은 기운이라도 듬뿍 받을지 누가 알겠는가
십리 대나무숲을 다 걷고 나면 태화강 용금소위 태화루를 만난다.
바람은 불어도 봄날은 봄날이다.
태화강 남산나루. 근대화 이전에는 강을 건너기 위한 나루터가 전국 곳곳에 있었다고 한다. 나루터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사람이 헤어지고 만나는 곳이자 헤어지는 아쉬움과 만나는 기쁨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했다.
1970년대 초까지만해도 남산나루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물건과 물건이, 이쪽과 저쪽 동네 소문을 전해주는 창구역할도 하였을 것이다
용금소 스토리텔링.
대나무숲에 모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풀어놓고 있는 태화강으로 노란 유채꽃 그림자가 스며들고 있고 용이 살았다던 용연은 지금은 가마우지가 사람의 시선을 피해 살고 있다.
회색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강물이 흘러가고 숭어 잡는 낚시꾼들이 열병하듯 강변에 늘어서 있다
태화강길이 익숙해질 무렵이면 모습을 바꿔 새로운 길로 연이어 나타난다.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고 조금씩 보여준다
해파랑길 7코스 안내도
세상살이도 그렇지만 길도 지나간 길은 불과 하루전에 걸었던 길조차 잊어버리고 새로운 길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해파랑길도 그렇다
울산 도심 태화강변에 자라난 억새를 베고 있다.
지난 가을 이곳에도 은빛 머리를 풀어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의 멋진 모습을 연출했을 것이다.
억새밭은 가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계가 존재한다. 머지않아 이곳에도 파란 새싹들이 돋을 것이다
바람이 불어가고 하늘은 맑다. 짧은 여행에서 만난 느티나무 한그루.
걷기에 정신이 없다가도 이런 풍경은 금새 설렘으로 바뀌어 지친몸에 균형을 잡아준다.
울산대교와 울산타워
아산로는 명촌에서 염포동 성내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10리가 넘는 도보꾼에게는 조금 지루한 길이다.
현대자동차에서 개설하여 울산시에 기부채납한 한 도로라고 하는데. 고 정주영 회장의 호를 따라 아산로라고 명명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현대자동차 공장 담장. 소나무가 심어진 자전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며 "마 고만하이소" 몸이 먼저 말한다. 자동차 굉음과 날리는 먼지 가득한 길이니 그럴만도 하다
울산대교와 그 오른쪽 공장, 대형 크레인
현대자동차 수츨차량 선박 명칭이 코로나이다. 세상은 코로나로 혼란스러워도 항구는 적막감이 돈다.
7코스가 끝나는 지점까지 계속 차도가 이어진다. 염포산 입구까지 가는 길을 찾지 못해 성내 로타리 부근을 한참을 서성거린 후에야 겨우 산입구에 서니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든다.
팔을 잡아 당겨 길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성내 사거리를 지나 염포산 입구에 해파랑길 7~8코스를 알리는 안내도가 인증대와 함께 서있다. 7코스의 종점이다.
이제 염포산을 지나 방어진 슬도에서 울산 대왕암까지 이어지는 해안누리길과 대왕암길이 나온다.
울산의 내륙을 걸어가는 해파랑길 4코스에서 7코스와 달리 8코스부터는 다시 바닷길이 열린다.
오늘 하루 싱그런 대나무냄새와 태화강의 물비린내 향긋하게 불어오는 길을 걸었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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