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언과 울숙도를 지나 강서구 송정공원까지 이어지는 거리 21.9km , 6시간 정도 걸리는 남파랑길 5코스는 을숙도 철새도래지와 낙동강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경사도가 전혀 없는 걷기 편한 길이다.
일부 코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찻길과 겹쳐 있거나 차로 주변을 걸어가는 코스이긴 하나 낙동강을 마주하며 걸어가는 길이 결코 지루하지만은 않다. 평이한 길을 걷는 것은 걸음걸음이 곧 쉬어가는 것이니 낙동강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가보자. 코스 중간에 식수 등을 파는 매점이 없으므로 사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8개월간의 긴 외출을 마치고 다시 남파랑길을 시작하는 2021.10월
낙동강하구언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에덴공원 앞에서 을숙도와 명지로 건너가는 나룻배가 운행되었다.
데이트코스로 많이 알려져 일요일이면 을숙도를 찾는 젊은이들이 나룻배를 가득채우곤 했다.
해지는 저녁 노을과 낙동강 모래톱이야기를 적당히 버물러 노을나루길 스토리텔링을 완성하였다
강변에 설치된 산책로를 따라 이제 남파랑길 5코스를 출발한다. 하구언 수문이 보인다
\
1983년 완공이후 그렇게 많던 낙동강재첩과 수많은 민물고기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물을 얻은 대신 강은 생명을 잃었다.
최근 하구언 수문을 열었더니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민물장어와 연어등이 모습을 드러내었다고 한다
을숙도 철새도래지. 한때 큰고니와 저어새, 도요새 등이 이곳을 찾아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로 명성을 떨친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옛명성을 찾을 길이 없다. 계속 줄어들고 있는 철새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로 천연기념물 제 17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2019년 겨울 을숙도 하단부 큰고니와 흰뺨검둥오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한때 3천여 마리의 큰 고니떼가 을숙도를 찾았다고 하는데 낙동강하류의 개발로 인하여 지금은 매년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2019년 1월 촬영)
명지선착장 너머 멀리 승학산이 구름사이 어디선가 화면으로 보았음직한 웅장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산은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승학산은 을숙도에서 바라볼 때 가장 장엄하고 멋이 있다
한때 낙동강재첩과 갈미조개, 맛조개와 꼬시래기(망둥어) 등으로 유명했지만 하구언개발과 오염으로 명성을 잃은지 오래되었다.
명지는 일제강점기 때까지만 해도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지대였다고 한다. 지금은 소금을 생산하지 않지만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여 영양이 풍부한 하구에서 김생산이 활발히 이루어지 지고 있다.
길 너머 갈대밭이 예전에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낙동강 하구 삼각주의 최남단에 위치한 섬 명지도는 하구언다리가 놓이면서 섬이 아닌 육지 명지동이 되었다
소금 만들기에 적합하여 '명지소금'이 유명하였으며 섬전체가 갈대밭이어서 갈대를 이용한 '노초수공품'이 특산물이었다.
「명지도(鳴旨島)」라는 지명의 유래는 자연재해나 천재지변이 있을 때마다 섬의 어딘가에서 변(變)을 예고하는 북소리, 종소리 같은 소리가 섬 전체에 울러 퍼졌다는 데서 '鳴(명)지'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강서구청 동의 유래에서)
여기서 '鳴(명)은 울 '鳴(명)자이다
갑자기 시야가 확트이며 넓은 낙동강 하구를 만난다. 신도시 둘레에 왕복 약6km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하늘과 강물이 만나는 곳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대마등이 보인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바다를 보며 걷다보면 가덕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봉우리 끝지점에 엄지처럼 솟아 있는 연대봉
김정한 선생의 "모래톱 이야기"의 조마이 섬은 어디쯤일까. 도시에서 소외된 농민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모래톱이야기속의 조마이는 아마도 을숙도가 아니었을까. 乙淑島는 말그대로 새가 많고 맑은 물이 흐르는 섬이 아닌가
신호대교아래 낙동강이 마지막 호흡을 길게하고 말없이 흘러간다
이제 더 이상 강물이 아니다. 남해바다로 흘러가는 마지막 종착지 여기는 신호리 앞바다이다
코카콜라 상호를 지닌 까페가 1960년대 캐딜락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주차해 있는 자동차 역시 1960년대 미국의 도로를 수놓았던 각종 자동차 들이 전시되어 있다.
어디선가 " Eagles "의 " Hotel California" 노래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다시 만난 가덕 바다위로 검은 구름 한조각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남파랑길은 신호대교를 건너 신호마을 공원을 지나 해변으로 길게 뻗어간 산책로를 따라 가덕도 입구까지 이어진다
길 중간에 공원도 있지만 도금공장에서 풍겨나오는 고약한 냄새와 미세먼지를 감수해야 한다
가덕도를 연결하는 다리 너머 부산 진해 신항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앞에 보이는 굴 양식장에 작업하고 있는 어부와 배 한척.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방파제에 앉아 꼬시래기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도 있다
해마다 10~11월사이 물때 좋은 날이면 꼬시래기를 잡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갈맷길은 왼쪽, 나는 오른쪽 여기서 갈맷길과 헤어진다
갈맷길은 가덕도로 이어진다. 예전 갈맷길 걸었던 기억이 새로워 사진몇장을 업로드한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가덕도 대항마을을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사람들에게는 휴식의 공간을 , 대항사람들에게는 생활의 터전이었던 바다가 매립되고 공항이 들어선다고 하니 뭔가 중요한 것 하나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부산 강서구와 창원시 진해구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송정공원은 공원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시설이 거의 없다.
그 흔한 주차장조차 없다. 남파랑길 6코스로 진행하기 위해 다리 아래 작은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인근 녹산공단 길가에 주차를 하여야 한다.
김정한 소설가에게 낙동강은 그의 소설의 원천이다 그가 나고 자란 땅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된 모래톱이야기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고 60년대를 살았던 우리들의 부모님과 그 이후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삶의 텃밭을 지키는 순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며 오늘 김정한 선생의 "모래톱이야기"를 다시한번 더 읽어보는 것은 시대는 바뀌었어도 사람이 가진 진정성과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더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제 남파랑길은 부산을 벗어나 창원으로 이어지는 6코스로 들어간다.
'코리아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파랑길 7코스(진해 제덕선착장~진해 상리마을)진해만 낭만가도 (0) | 2022.06.21 |
---|---|
남파랑길 6코스(송정공원~진해 제덕3거리) 가을 햇살따라 걷는 길 (0) | 2022.06.21 |
남파랑길 4코스(감천사거리~신평동 낙동강변)구름속에 쌓인 섬 (0) | 2022.06.17 |
남파랑길 3코스(영도대교 ~감천사거리) 송도해수욕장에 빠지다 (0) | 2022.06.16 |
남파랑길 2코스(부산역~중리~영도대교 입구)해안절영로와 흰여울마을 (0) | 2022.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