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14코스(구룡포~호미곶) 상생을 넘어 통일로...

SM 코둘4500 2022. 3. 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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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항에서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14km 거리의 해파랑길 14코스는 일본인 가옥거리 앞 주차장을 출발하여 구룡포해수욕장과 삼정리 주상절리를 거쳐 관풍대, 동해의 땅끝을 경유하여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이어지는 순수해변길로 걸어가다보면 몸과 마음이 아주 편안해지는 길이다.
어제와는 달리 3월의 바람은 부드럽고, 파도조차 잔잔한, 봄날 아침 작은 행복감에 만족하며, 동해바다 해안길을 따라 걷는다.
동네 한가운데를 걸어가고 있으면, 마을 할머니는 바닷가에 놓인 화덕에 불을 놓아 해산물을 삶고, 어린아이들은 폴짝 폴짝 뛰어놀고, 강사리 보리밭에는 파란 보리가 초록초록 올라와 촉록물결이 장관을 연출하는 곳. 초록물결과 푸른 물결의 조화를 생각해보라,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울 것인지..해파랑길에서 볼 수있는 것이 어디 그것 뿐인가. 동해바다가 전하는 상큼한 맛과 후련하면서도 시원해지는 눈, 이제 바다 바람맞으며 가슴을 활짝열고 해파랑길14코스 멋진곳으로 출발해보자

구룡포바다는 첫눈에 보기에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일본인가옥거리를 떠나면 시작되는 시골길 구룡포 주상절리길까지 걸음을 옮긴다


다른 곳의 바다와 견주어 보아도 남달라보이는 구룡포 바다는 낮은 곳에 서있어도 사방이 훤히 내다보이는 뛰어난 조망과 아기자기한 해안을 갖추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구룡포초등학교 아래 작은 횟집.
최근 소비자 물가가 장난아니게 올랐다고 하더니 관광지가 아닌 곳에 자리한 회가격이 대도시 횟집 못지않게 비싸다.
물가 상승은 소비심리뿐만 아니라 정작 필요한 곳에조차 돈을 아낄 수 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결국은 외식업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혼자만의 생각일까


작은 어촌 마을앞 여러갈래로 갈라져 바닷물이 그 안을 드나들게 형성된 갯바위가 있다. 바다가 골에서 물을 거두고 다시 골골마다 내보내는 현상들이 이런 형태의 바위를 만들었는가 보다. 물이 빠져 나갈때마다 시냇물이 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구룡포 주상절리
울산 강동 화암 주상절리와 , 경주 양남면 부채꼴 주상절리의 감동이 너무 컷던 탓일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평범한 갯바위로 보일뿐이다



작은 포구는 어느곳이든 다 비슷하다. 삼정항 또한 늘상 보았던 평범한 작은 포구에 불과하지만 물속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작은 해초들이 물결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삼정항에도 봄이 오고 있는가보다.

지나가는 마을주민이 있어 "관풍대는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물었더니 " 쩌쪽 방파제 너머에 있는데" 훼손정도가 심해서 "짜다라 볼끼 없을 낀데" 하신다


석병리 마을 촉록빛 보리밭
지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초록의 밭을 이루었다. 비록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멈추었던 걸음을 이어간다


전남 해남에 땅끝마을이 있다면, 이곳 구룡포 석병마을에는 동쪽 땅끝을 알리는 조형물이 있다.
둥근 원형의 탑이 양식장너머 갯바위에 자리잡고 있지만 출입을 막고 있는 사유지를 지나야 하므로 가까이 갈 수가 없다. 동쪽의 끝땅은 그 상징성이 크다. 남쪽 해남땅에는 거대한 탑을 세우고 상징성을 부여하는 등의 노력으로 땅끝하면 해남 땅끝마을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지만 동쪽 땅끝은 어떤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다만, 멀리서 바라볼 수 있을뿐...


석병리 포구가는길 주변 군부대에서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폐타이어 방파제와 콘크리트 구조물이 바다 조망을 훼손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출처가 불분명한 폐건축물 자재와 쓰레기가 해변을 덮고 있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빠르게 벗어난다


멀리 동해바다와 하늘이 조금은 회색느낌의 푸른 색깔로 맞닿아 있다. 모래해변이 끝나는 곳 건물 아래쪽에는 바위 표면에 파여져 있는 구멍이 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성형바위가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바위는 포항 구간 해파랑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강사리 해수욕장과 해변 끝지점 해뜨는 민박집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 해안절벽에는 목재 데크가 설치되어있으며 길은 오륙도횟집으로 연결된다
겨울이면 해뜨는민박집은 바닷가에서 직접 말린 과메기와 잡아온 붕장어를 팔기도하는데 맛이 일품이다.
언제인가 해뜨는 민박집에서 1박하며 주인이 잡아온 장어와 자연산 회를 배부르도록 먹었던 기억이 있다.


조금전 숨을 헐떡이며 지나왔던 언덕위 군부대 초소가 멀리 보인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이고 불어가는 바람에 나뭇잎이 가늘게 흔들리는 작은 언덕은 짧은 순간이지만 발걸음을 가볍게 하기에 충분하다


강사리 해안절벽에 설치된 해파랑길 데크


데크는 해안으로 길게 이어진다. 파도는 밀려왔다 사라지고, 바다색은 짙푸른 잉크빛에서 조금씩 비취색으로 바뀌어 간다. 갑자기 허기가 느껴진다. 데크길이 끝나는 곳 돌계단을 오르면 부산 아줌마가 운영하는 오륙도 횟집이 있으니오늘도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면서 잠시 쉬어간다


오륙도 횟집에서 내려다 본 동해바다 물빛이 푸르다 못해 가슴이 시릴 만큼 맑고 투명하다. 점심으로 담백하지만 맛있고도 푸짐한 동해바다 가자미 물회 한그릇.. 멍게한점을 초고추장에 찍어 맛을 보고 있는데 서빙하는 분이 "여행다니시는가 봐요" 말을 걸어온다. " 예..도보여행자입니다" 했더니 어디까지 걷느냐..어디서 오느냐 질문이 이어진다
부산에서 걸어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강원도 고성까지 걸어간다고 했더니 깜짝놀라며 "대단하신 분"이라며 추켜세운다.


바닷가 자갈길을 벗어나면 곧바로 멀리 해맞이광장의 호미곶 새천년 광장과 호미곶 등대가 보이는데.
바다로 눈을 돌리니 점점히 흩어져 있는 검은색의 갯바위가 더넓은 동해바다와 어울려 시원한 풍경을 만들어낸댜
잠시 길가 난간에 배낭을 벗어놓고 휴식을 취하며 해변으로 부드럽게 밀려드는 바다를 바라본다.
사실 호미곶하나만 보려고 해도 하루가 꽉차지만 코스를 완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미곶 등대와 상생의 손 조형물이 보인다. 평일인데도 호미곶 해안길에는 통행에 방해를 받을 정도로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지만 평소 리듬에 맞게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차량사이를 비껴간다.


광장에는 일출을 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상생의 손은 바다에도 있지만 여기도 있다. 어느쪽 손일까. 왼손이다.
손을 내밀어 손을 잡고 감정을 표현하는 손은 오른손이다. 오른손이 바다와 함께 있으니 손을 내밀어 바다와 같이 너른 마음으로 손을 맞잡고 상생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호미곶 등대는 조선이 그 운을 다하고 있던 고종 7년에 건립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라고 한다. 8각형의 탑 모양으로 벽돌로만 쌓아 올렸다고 하는데 경북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높이 26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등대로 알려져 있다
등대 앞 소나무그늘아래 해파랑길 안내도와 인증대가 보인다.


상생의 손
육지는 왼손, 바다는 오른손인 상생의 손은 분열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합함으로써 상생하며 살자는 뜻을 담고 있으니 그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고 애써야하지 않을까


상생의 손은 모든 국민이 서로 도우며 살자는 화합의 의미로 조성되었다고 하니 코로나로 혼란 스러운 이때 여기 처음 만든 그 뜻을 기리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다. 반드시 극복하여 작은 일상들이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


해파랑길 14코스는 호미곶에서 끝이 난다
호미곶에는 전시관을 비롯하여 바다 화석박물관과 옥상 전망대 수석박물관이 있으며, 연오랑 세오녀 상, 우리나라 최대 크기의 가마솥, 상생의 손과 해맞이 데크등이 설치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간절곶과 함께 새해 일출의 명소로 알려져있다

대한민국의 형상이 호랑이라고 하는데, 그 꼬리에 해당하는 지역이 호미곶이니 의미가 큰 땅이라 하겠다.
호랑이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어 조상들의 옛땅을 찾을 수 있는 그날이 언제일까. 돌아오기나 할까
에메랄드 빛의 해변과 송림 우거진 해송길, 하얀 백사장과 잔자갈이 만들어 내는 파도소리와 흰 포말들, 지루할 틈없이 이어지는 바닷길, 자연의 소리를 찾고 싶다면 호미곶에서 흥환마을 보건소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15코스를 추천한다
바다위로 놓여진 데크길과 살아숨쉬는 생명을 만날 수 있는 곳, 사람냄새나는 시골마을에서 혼자만의 생각과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면 해파랑길 15코스가 제격이다.

호미곶 둘레길과 해파랑길이 만들어내는 장관..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는 흥환방향으로 다시 방향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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