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평리 환해장성을 지난 길은 3-B코스 바닷길로 이어진다.
3코스는 온평포구 조금지나서 3-A코스와 3-B코스 등 두개의 코스로 나뉘어지다 신풍교차로 인근에서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2개코스로 운영된다
3-A코스는 중산간 길에서 만나는 오래된 제주의 돌담과 울창한 숲과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지나가는 고즈녁함을 만끽할 수 있는 올레이다 총거리 20.9km. 소요시간 6시간
3-B코스는 초록의 바다와 초록 평원이 끝없이 펼쳐지는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바당올레길이다
거리 14.6km 소요시간 4시간
제주 바다를 마음껏 만끽하려면 3-B코스를, 중산간길의 고저녁함과 용눈이오름을 사랑했던 두모악의 감동을 원한다면 3-A코스를 권한다. 나는 제주바다를 만끽하기 위하여 기꺼이 3-B코스를 선택하였다
온평포구에서 3-B코스를 시작한다.
온평리 바닷길은 세찬바람만 없다면 편안하게 산책하듯 걸어가면 되는 길이다
길은 도보여행자 모두를 기꺼이 품어준다.
둥글게 돌을 쌓아 고기를 잡았다는 돌그물 원담은 아름답다.
인위적으로 만들었지만 자연의 맛과 멋을 최대한 살려 내어 곡선의 아름다움을 물웅덩이로 표현하였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뒤돌아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풍경들이 눈앞으로 펼쳐지며 아지랭이처럼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회색의 세상밖으로 뿜어져 나온다
대수산봉에서 바라보던 풍경과 달리 한폭의 동양화처럼 운치있는 풍경으로 다가온다
온평포구에서 시작한 길은 신산바다 환해장성길로 이어진다. 길은 평탄하고 바다에는 거센 파도가 춤을 춘다
걸어가는 내내 마치 흔들의자에 앉아 있기라도 한 것 처럼 내 몸까지 흔들린다.
환해장성은 제주도의 해안선을 따라 쌓은 석성(石城)이다. 고려때 몽고군에 항거하는 삼별초군이 제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고려조정이 쌓았다고 전해진다. 환해장성이 알려주는 역사적 진실앞에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환해장성길 신산리 바다에는 한여름에도 5분이상을 견디기 힘들정도로 차가운 용천수가 있다
예전에는 사람과 말이 함께 먹고 마셨다는 용천수는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변함없이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신산리 선착장에 낚시배로 보이는 작은 배 한척 한가로이 떠 있다.
제주의 포구는 단순한 선착장이 아니다.
이곳에 터잡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며 생명줄이다. 긴 세월보다 더 단단하고 강인한 그 무엇이 포구에 있다
오후들어 바람은 점점 더 세차고 강해진다.
방향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 치던 바람은 오후 들어 더 세어지고 더 강해졌다.
몸조차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길을 따라 불어온다..힘들어지는 시간
신산리 해안도로를 따라 올레길이 계속 이어지더니 어느 작은 어촌 바닷가에 갑자기 나타난 잔디밭이 작은 아름다움을 더 한다. 바다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풍경을 선물하더니 바람조차 숨어버리는 오후 시간..
그런 특별한 길을 따라 농개 해변으로 들어선다
신산해안로 아래 현무암을 뚫고 내만에 여 형태 부정형의 어장을 만들었다.
물이 들고 나는 입구를 막아 투망으로 농어를 잡았다고 전해지는 농개(농어개)에 서서 행여 길잃은 농어가 여안으로 들어 왔을까 발꿈치를 들고 농개를 들여다 본다. 잘게 부서지는 파도만 보인다
조용하면서도 제주의 특별한 풍경과 멋을 함께 간직하고 있는 곳을 원한다면 제주시 성산읍 삼달리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들리는건 오직 바람과 파도소리 뿐 인기척조차 없는 삼달리를 따라 걷다보면 길옆 초록 잔디 향이 코끝을 스치고 갯메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보이는건 오직 바다와 검은 현무암 그리고 몇개의 펜션과 식당 한곳, 몇가구 되지 않은 작은 마을이 전부이다
길은 세월을 따라 변한다고 하지만 삼달리 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처음부터 있었던 그대로의 길 처럼 느껴진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삼달리라는 명칭에 낮설어 한다.
삼달리는 "웰컴투 삼달리"라는 TV 드라마로 인해 세상에 많이 알려졌지만 찾는 관광객은 여전히 많지 않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놀랄만한 풍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볼거리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있을 건 다있다. 몇개의 펜션과 식당 산책로 파도치는 바다와 끝없는 수평선 그리고 "소란스럽지 않음"
그런 것도 이유가 된다면 다음번 숙소는 당연히 삼달리다
삼달리를 지난 길은 이제 신풍리로 접어든다.
어촌계 앞 정자에 앉아 동그랗게 반원을 그리며 큰 바다를 향하고 있는 작고 앙증맞은 신풍포구를 내려다 본다.
바람부는 제주바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신풍 신천 바다목장은 제주 성산읍에 자리한 목장이다.
예전에는 말 방목장으로 쓰이기도 했다는데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고 크다
신풍리와 신천리 바닷가 약 10만평의 잔디로 조성되어 있으며 지금은 소를 방목하며 키우는 곳이다
바다와 접한 목장풍경은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보여준다
바람은 불어도 놀멍 쉬멍 걸으멍 갑서..
이런 풍경은 그냥 지나치면 풍경에 실례가 된다
기암괴석 즐비한 바닷가 벤치에 앉아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커피한잔을 마시는데 컵을 놓칠 정도의 강한 바람이 바다를 건너 불어온다. 모자를 쓰고 있을 수도 없고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다.
이때는 바람없는 곳으로 도망이 최선이다.
어디로? 목장 입구 까페 "물썹"으로...
신천 바다목장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피해 해변 까페 물썹으로 들어왔지만 소문난 까페였는지 빈자리가 없다
바다목장을 벗어나 현무암 검은 담장에 붙여진 "제주사투리"길을 한마디 한마디 따라 부르며 지나간다
말젯딸이 젤 고아 "막내딸이 제일 예뻐" 뽄닥 사니광 "모양새 하고는..
대한민국 사투리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제주 사투리는 때로 다른 나라 말처럼 들릴때도 있다
그런 제주사투리도 알고나면 편안하고 정겨워지며 매력적으로 들리기 까지 한다
"요새 어떵 살미꽈" "요즘 세상 제대로 살만합니까"
신천리 바다목장을 지나고 이름없는 신천리 바다를 지나간다. 길 양옆으로 노란 풀잎들이 바람에 눕고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노란 애기똥풀이 다리를 스치운다. 계절의 분위기는 완연한 봄..
한라산에서 발원한 천미천을 가로지른 배고픈 다리를 건너간다.
고픈 배처럼 밑으로 푹 꺼졌다고 이름붙여진 "배고픈 다리"는 한라산에서 흘러와 바다로 이어지는 천미천의 꼬리부분에 놓여 있다
놀멍 쉬멍 갑서..올레길 걷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놀면서 쉬면서 천천히 제주를 즐겨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천미천을 건넌 올레길은 성산읍을 지나 이제 서귀포시 표선면으로 들어간다.
표선 소금막 해변과 검은여 백사장은 같은 장소 같은 명칭이다.
검은 여 표선해수욕장 동쪽은 작은 백사장, 사구를 조금더 지나면 나타나는 서쪽 해수욕장은 큰백사장으로 불리워진다
표선해수욕장하면 큰 백사장을 말한다
검은 여에서 보이는 표선과 사구 언덕너머에서 보이는 표선은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바닷물을 경계로 내륙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드넓은 백사장이 둥글게 펼쳐져 있다
넓고 크다..바다와 경계를 이루는 해변 길이보다 뒤쪽에 펼쳐진 백사장 둘레가 10배는 될 듯하다
백사장을 둥글레 돌아가는 주변은 울창하진 않지만 키 낮은 숲이 해안을 감싸고 있어 바람을 막아준다
명불허전 "명품" 해수욕장이다
표선해수욕장을 벗어난 제주 올레길3코스는 표선백사로를 따라 야영장을 지나 제주 올레 4코스 공식안내소에서 끝이 난다. 도착시각 오후 4시, 제주민속촌 버스정류장에서 221번 버스를 타고 표선면사무소 환승정류장에서 201번 버스로 환승후 고성오일장으로 되돌아 온다.
낯선길을 걷는 다는 것..걷기 여행은 오감을 충족하는 것이다.
길이 그리워지면 슬며시 꺼내 옛기억 떠올리며 뒤돌아보는 것...제주에서 되돌아온 나는 지금도 올레길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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