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갈맷길 4-2구간(감천항~몰운대 입구)구름속에 쌓인 섬을 찾아서..

SM 코둘4500 2024. 3. 21. 19:24
728x90
반응형

즐거운 여행의 조건은 많고 또 다양하다.  걷기 여행도 마찬가지다. 
갈맷길 처럼 코스가 정해져 있다면 잘 준비하고 그길로 들어가면 되지만 빤히 알고 있는 길조차 걷기 부담스런 길도 얼마든지 있는 법이다. 갈맷길 4-2구간의 일부구간이 그런 길이다
  

감천항 중앙부두

갈맷길 4-2구간은 화려한 풍경과 걷고 싶지 않은 길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길이다. 
감천 중앙부두를 출발한 길은 대형트레일러가 쉼없이 질주하는 길을 따라 2km를 지나간다.
코를 찌르는 매캐한 내음 가득한 길이 한참을 더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두송반도 임도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코스 중간부터 끝지점에 이르는 야망대와 다대포 활어센타와 몰운대가 품은 비경을 만나고 나면 지나간 길은 금방 잊혀진다. 갈맷길 4-2구간은 그런길이다. 그러니 어찌 가지 않을 수 있는가. 총길이 13km, 소요시간 4시간
 
 
 

다대포 스토리텔링(다대팔경)

일제 강점기 최기성 선생은 중국 소상팔경을 본떠 다대8경을 지었다
제1경 아미완월(아미산의 보름달) , 제 2경 야망어창(야망대에서 들려오는 나포 후리소리), 제3경 두송만취(두송산 해질 무렵 비취색 하늘, 제 4경 남림숙하(남림에 걸려 있는 물안개), 제 5경(팔봉산에 비친 저녁 노을), 제 6경 화손대 바다의 푸른 물결, 제7경 삼도귀범(나무섬, 쥐섬, 모자섬) 사이에 떠있는 돛단배, 제8경 몰운관해(몰운대에서 충신 정운을 회고한다)

 
 
 

 
약 8천만년전 백악기 말 두송반도는 바닷가가 아닌 평원지대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두송반도는 다대 8경 중 제3경 '두송만취(頭松晩翠)'의 무대로 수목과 기암괴석이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두송반도에서 바라본 모자섬
두송반도에 살고 있는 고양이

고양이 한마리가 잡은 쥐를 희롱하며 놀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잔뜩 겁 먹은 들쥐 한마리가 땅바닥에 바싹 업드려 있다  
 
 
 

두송반도 아래 대선조선소

두송반도에는 초식공룡이 살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공룡알 껍질 화석도 발견되었다고 하니 멀리 경남 고성까지 갈 이유가 없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대선조선" 이 새겨진 대형크레인을 바라보며 왼방향으로 내려선다
 
꼬불 꼬불 임도가 이어지는 길 아래쪽으로 거대한 공장단지가 펼쳐지고 대선조선의 배만드는 굉음이 두송반도를 내려서서
낫개 체육공원까지 이어진다. 
 
 
 

야망대
야망정 장어구이집은 겨울 영업을 하지 않는다.

 
두송반도를 내려서서 낫개 체육공원을 지나면 곧장 야망대로 이어진다
여기서 지명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공원이 조성되기 전 낫개는 조용한 시골어촌이었다. 낫개의 옛명칭은 나포(羅浦)였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푸른 바다와 하얀 자갈로 뒤덮인 해변은 천혜의 풍경 그 자체였다. 
어느날 바다가 매립되고 큰 공장이 들어선 이후 낫개라는 이름만 남았다
 
야망대는 다대포와 낫개 사이에 있는 누대이다
다대 8경중 하나인 야망어창(야망대에서 들려오는 나포 후리소리)이 전해진다
나포는 낫개였으며 후리소리는 멸치잡이 그물을 털어내는 소리였다
해파랑길위13코스인 포항 신창리 해변에서  "후리그물"체험을 할 수 있다
 
 
 

다대항
다대포 활어센타
다대 경매어시장

 
다대포 활어재래시장 풍경. 싱싱한 활어 한접시에 소주한병이면 삶에 지친 영혼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붕장어(아나고) 1kg 2만오천원, 잡어 2.5만원, 도다리 5만원, 참가자미 3만원에 초장과 고추냉이(와사비)까지 덤으로 준다
외식 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면 다대 활어센타가 제격이다.
강원도 주문진이나 외옹치항보다 훨씬 맛있고 값이 싸다
 
 
 

 
이제 몰운대로 들어간다.
16세기까지만 해도 섬이었지만 낙동강에서 내려온 모래가 쌓여 육지로 연결된 육계도이다. 구름에 잠겨 섬이 보이지 않는다고 구름속에 빠진 섬이란 아주 싯적인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몰운대에서 처음 만나는 스토리텔링.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 해전의 영웅인 정운장군과 수영선수 조오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와 히스토리가 서로 만나 만들어낸 작품이다
 
 
 

 
다리쉼을 하는 키낮은 쉼터를 만난다.
이곳 벤치에 앉아 쉬고 있으면 모자섬과 등대섬이 눈앞으로 달려오고 푸른 파도가 쉼없이 밀려든다.
 
 
 

아름다운 자갈마당과 부드러운 해안선만 바라보아도 왜 몰운대가 "천혜의 비경"으로 알려졌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등대섬, 동도 쥐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몰운대 앞바다는 섬들의 천국이다.
발아래 흰파도와 쥐섬, 멀리 나무섬과 형제섬 그리고 거제도가 보이고 날씨가 맑은 날이면 대마도를 볼 수 있다.
 
 
 

왼쪽부터 동도, 쥐섬, 동호도
모자섬과 등대섬
모자섬
쥐섬과 동호도

해초내음 가득한 해변에 서면 쥐섬과 부속섬인 동호도와 몰운대 끝지점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멀리 구름속에 거제도가 보인다
 
 
 

정운장군 순의비

다대진동헌 수호각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군부대내에 위치한 정운장군 순의비를 볼 수 있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10월 5일 부산포 해전에서 대승을 거두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였으며 그가 순국한 날을 기념하여 10월 5일을 부산시민의 날로 정하였다고 한다
 
 
 

다대진 동헌

 
본래 다대포객사인 회원관은 부산시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어 오다 2021년부터 부산문화재심의회 의견에 따라 조선후기 다대진동헌으로 명칭이 변경됨에 따라 건물이름 또한 회원관에서 수호각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
 
 
 

조선조 동래부사 이춘원의 시 "몰운대"

호탕한 하늘과 파도 천리요.
만리 하늘과 몰운대는 흰구름에 묻혔네.
새벽바다 돋은 해는 붉은 수레바퀴. 
언제나 학을 타고 신선이 온다

 
 
 

 
넓은 백사장과 부드러운 모래로 이루어진 다대포해수욕장.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백합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모두 볼 수있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한 다대해수욕장은 최근에는 서핑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주말이면 주차장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갈맷길 4-2구간은 몰운대 표지석에서 끝이나고 해솔길 따라 4-3구간으로 이어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