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갈맷길 3-2구간(부산진시장~영도해안절영로) 부산의 도심을 걷다

SM 코둘4500 2024. 3. 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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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3-2구간은 부산진시장을 출발, 범일동 성북시장과 초량동 이바구길을 따라 이어지는 부산의 도심을 걸어가는 길이다. 그 길위에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와 시대의 선각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으며 한국전쟁의 애환이 서린 40계단과 용두산공원과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과 깡깡이마을 등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부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총길이 14.6km, 소요시간 5시간

 

인근에 부산진성이 있어 부산진시장이라는 이름붙여졌다 전해지는 시장을 지나 2~ 3명 지나가기 좁을 정도의 지하도를 건너간다. 부산진시장은 서울의 동대문시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혼수시장의 하나로 손꼽을 정도로 유명하다

범일동에 있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조방앞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익숙하다. 옛 조선방직을 줄여서 그렇게 부르고 있는데 부산진 시장이 혼수 전문시장으로 발전한 계기가 된다

 

 

 

정공단 앞 설렁탕집 표현이 재미있다.

"설렁탕 한그릇 먹는다고 초능력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거예요." 

 

 

 

임진왜란 당시 순절한 정발 장군을 추모하고 그 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일제의 만행으로 장군의 순절지인 부산진성에 세워졌던 영가대를 해체 하였으나 오늘날 현재의 위치에서 재탄생되었다. 

부산진성에서 순절한 정발장군은 열녀 애향과 함께  부산 충렬사에 모셔져 있다. 

애향은 이름에 보듯 기생인듯하며 정발장군의 첩으로 알려져 있다

 

 

 

정공단을 지나 길은 부산포 개항가도로 이어진다.

그 길위에는 일신여학교와 부산진교회, 왕길지기념과 정공단이 있으며 일신기독병원이 맨끝에 위치하고 있다

 

 

 

부산포개항가도는 역사가 있는 거리이다.

역사스토리 골목에서 정공단· 부산진교회, 일신여학교·기미독립선언문과 동구 출신 독립유공자 기림벽, 안용복기념관과  부산포개항문화관을 거쳐 증산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5㎞ 길이 바로 이길이다. 

이길은 국가가 왜 소중한 것인지 의미를 되새기고 일제강점기 독립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증산공원올라가는 골목길
저울
쌀 판매대
쌀바가지와 깔때기

한때 쌀가게였던 청도상회 주인할머니는 "그거 다 옛날 물건들"이라며 들어와서 구경하라고 한다. 문턱에 쪼그리고 앉아

옛기억이 되살아나는 듯 이야기를 이어가는 할머니는 아직 "쌀장사"하던 때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는 좋았지. 친정인 청도에서 쌀가마니를 들여다 놓으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쌀이며 보리쌀, 콩 등을 사갔지"

"지금은 아무도 사러 오는 사람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어"  

손가락으로 물건하나를 가르킨다. 바라보니 깔때기다. "옛날에는 봉지에 쌀을 한되씩 사다가 밥을 해먹는 사람이 많았지"

깔때기는 봉지에 쌀을 담는 용도로 씌였다고 한다. 

 

배고픔조차 추억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도보여행은 이렇듯 옛 감성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풍경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때를 살았던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겪지 않은 세대에겐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증산공원을 지나 성북시장으로 들어간다. 벽에는 넘점반 동시가 걸려 있다.

어린이를 위한 노랫말 짓기에 평생을 바친 고 윤석중 선생의 숨결이 느껴지는 동시이다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넉점반, 넉점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아기는 오다가 잠자리 따라 한참 돌아다니고...해가 꼴딱져 돌아왔다

 

엄마 넉점 반이래...

넉 점 반」이란 4시 30분이란 뜻. 시계가 귀했던 시절, 지금 몇 시인지 알아보고 오라는 엄마의 말에 아이는 담뱃가게 할아버지를 찾아가지만 돌아오는 길에 그만 한눈을 팔다 해가 다져서야 집에 돌아온 아이는 『시방 넉 점 반이래』하고 엄마에게 말한다. 한편의 동화를 보는 듯하다

빛 바랜 사진을 보는 듯한 따뜻한 시간들이 한폭의 벽화 안에서 그리움되어 펼쳐진다.
뒤돌아 앉아 있는 꼬마의 빨간치마 단발머리가 마치 우리네 60년대를 보는 듯 하다
 
 
 

성북시장 이바구길을 지나간다. 

새파란 하늘 아래 1960 웹툰이바구길이 선명하다. 

빼곡히 들어선 작은 가게와 수십년을 이 장터에서 살아온 서민들의 이야기가 골목 시장 이바구길 곳곳에 스며있다

시장풍경은 빛바랜 시간속에서도 풍경을 만들고 길걷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이바구를 들려준다

 

 

 

산복도로에서 바라본 부산항

성북시장을 벗어나면 남파랑길과 갈맷길은 서로의 길을 간다. 남파랑길은 좁은 골목을 따라 수정공원으로 이어지며 갈맷길은 부산의 산복도로로 이어진다. 풍경을 보고 싶다면 남파랑길을, 삶을 이해하고 싶다면 갈맷길을 추천한다

 

그러나 부산을 이해하고 알고 싶다면 산복도로를 따라가며 보라고 말하고 싶다.

산복도로에서 내려다보는 풍광과 그 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바구에는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꼬불꼬불한 골목에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굴곡진 이야기도 함께 감춰져 있다

 

 

 

유치환우체통

산복도로 재생 사업을 통해 부산의 애환을 품은 산복도로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유치환우체통이 부산항을 등뒤로하고 계단아래 서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 봬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선생과 이영도 시인과의 사랑이야기  "행복"이다. 

이영도 시인은 이렇헤 화답했다 "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써글프고 행여나 그음성 귀 기울여 기다리며...(제목 무제) 

 

고 유치환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설치하였으며,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이다.

 

 

 

아파트 옥상

산복도로는 유치환 빨간우체통을 지나 차도를 따라 168계단으로 이어진다. 

계단길은 가파르고 모노레일은 공사로 운행하지 않는다.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야 한다

 

이바구길이지만 사람과 집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삶의 현장을 걸어간다

 

 

 

168계단

168계단은 지금 모노레일에서 경사형 엘리베이트 공사로 운행하지 않는다. 

올라갈 때는 보통 2~3번은 쉬어야 오른다는 168계단은 초량 산복도로 달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 애환많은 길이기도 하다 

계단과 산복도로에는 장기려 기념관을 비롯한 김민부 전망대와 이바구 공작소가 있다

 

 

 

168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면 유치환과 장기려, 그밖에 나훈아, 이경규 등등  부산 동구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초량의 옛이야기가 벽면에 가득하다. 강영환 시인과 50~60년대를 살았던 우리네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노천 갤러리이자 이바구 전시관이다.

 

 

 

초량교회는 1892년에 세워진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다.

신사참배에 항거했던 주기철 목사가 한때 목회하던 곳이기도 하다.

남파랑길 6코스를 따라가면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읍에  주기철 목사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부산역에서 약 100m 정도 걸어가면 붉은 벽돌의 옛 백제병원이 있다. 부산 최초의 근대 병원이었다가 ‘봉래각’이라는 중국 요릿집으로 다시 일본군 장교 숙소, 예식장 등으로 쓰이다  지금은 갤러리로 시용되고 있으며 근대 건축물로 지정되어 보존하고 있다

 

 

 

붉은 홍등이 빽빽하게 걸려있는 차이나 타운을 지나 텍사스촌으로 들어간다. 경계가 없어 어디까지가 차이나타운인지 구분이 안되지만 러시아글이 보이면 그때부터 텍사스촌이다

이국적 풍경에 익숙하지 않지만 명칭만은 익숙한 영화에서나 볼법한 거리를 지나간다

 

 

 

가끔 한번씩 찾아 입맛을 돋우는 영주동 골목시장 손칼국수집 "누나야 분식"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칼국수, 수제비는 4천원, 김밥은 2천원. 비빔국수 5천원 받는 착한 분식집이다  

누나야 분식 주인 아주머니가 손으로 직접 반죽하고 끓여낸 칼국수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중앙동 40계단은 말그대로 유명하다. 계단 아래 좁은 광장에는 젊은 사람들로 언제나 가득하고 계단 중간에는 아코디언 타는 거리의 악사가 나홀로 연주하고 있는 40계단은 한국전쟁당시 피난민과 부두노동자들의 애환이 숨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40계단 문화테마거리로 지정되어 있다.

 

 

 

인쇄거리
민속주점 양산박

양산박 주막이 한때는 문화였던 때가 있었다.

1980년대 암흑의 시대를 살았던 소설가, 시인 등 예술이들에게 술로서 세상을 한탄했던 소통의 장이었다

세월이 흘러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실내는 누군가 남겼을 낙서와 문학성 진한 글들이 가득하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12시까지지만 "때론 내마음대로"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인쇄거리를 지나고 대청동 도로를 가로질러 백산 안희제 선생 기념관을 지나간다. 

백산선생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오갔을 이 길을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백산상회의 설립자였던 의령사람 백산 선생은 독립자금 조달과 운동의 근거지를 제공한 혐의로 체포되어 해방을 맞기도 전에 순국하였다

 

 

 

부산타워와 팔각정
용두산공원 종각

용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용두산공원은  한때 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를 따 우남공원으로 불렸다가 4.19혁명 이후 다시 용두산공원으로 환원되었다. 독재자를 연상하게 하는 공원명칭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1973년 건립된 부산타워는 지금도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으며 종각에서는 해마다 제야의 종이 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에는 대원군이 세운 척화비를 비롯해 이충무공동상·충혼탑·4·19의거기념탑·부산탑 등이 있다.

 

부산의 관광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나 세월을 이기지 못했는지 예전만큼의 인기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근대문화역사관
국제시장 안내도

용두산 공원을 내려서서 근대문화역사관과 국제시장과 남포동 영화의 거리를 지나간다. 부산하면 먼저 생각나는 곳은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태종대 등이 있지만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의 메카인 남포동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최근 해운대와 서면에 조금 밀려났지만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번화가로서 여전히 젊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변에 깡통시장과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자갈치시장 등 한나절 즐길거리는 얼마든지 널려있다

 

 

 

자갈치 노점 생선 좌판
자갈치 꼼장어 구이 골목
부산 자갈치 명물횟집
자갈치 크루즈 배타는 곳

자갈치 시장은 부산의 남포동에 위치한 우리나라 대표적 어시장이자 반드시 가보아야할 관광지 필수코스이다

자갈몽돌해변에 자리잡아 "자갈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부산에서 가장 활기찬 가장 부산다운 시민의 삶의 터전으로 변모하였다(자갈치 시장 안내도에서 인용)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 고스란희 담겨있는 곳으로 강인한 생활력으로 삶의 터전을 가꾸어 온 자갈치아지매는 부산 자갈치시장의 상징이 되었다

 

자연산 광어로 유명한 명물횟집이나 맛있는 고래고기, 불타는 꼼장어집에 들러 소주한잔과 함께 부산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은 여행이 될 듯하지만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4~5명 기준 최소 15~20만원은 들어간다

 

 

 

1934년 당시의 영도다리 흔적
영도대교에서 바라본 남항
영도다리
영도다리에서 자갈치 방향

굳세어라..금순아로 잘 알려진 영도다리는 1934년 일제강점기때 건립되었으며 한쪽 다리가 들리는 도개교이다

오랫동안 도개행사가 중단되었지만 2013부터 도개행사가 다시 열리고 있다.  매주토요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열리고 있으며 행사시간에는 차량통행이 제한된다

한국전쟁 때에는 피란민들과 이산가족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으며 여전히 부산의 랜드마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영도구 대평동 일대의 수리조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배 표면 녹을 떼어 내는 작업을 할 때 망치로 두드리면 ‘깡깡’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 "깡깡이"이다. 대평동 일원 수리조선마을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깡깡이 "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문화예술마을로 재탄생하였다

 

마을 수리조선소건물은 여전히 옛 대평동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시간이 과거에 멈춰있는 듯한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나무위키에서 인용)

 

 

 

남항 빨간 등대
남항대교
흰여울마을
갈맷길 표지

갈맷길 3-2구간은 영도 영선동 절영영해안산책로 입구에서 끝이난다

3-1코스에 이어 부산의 도심을 반원을 그리며 휘감아 돌았던 갈맷길은 길 하나, 골목하나, 풍경하나에도 부산 사람들만의 감성과 애환과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곳이다

 

부산찬가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수평선 바라보며 푸른꿈을 키우고
파도소리 들으며 가슴 설레이는
여기는 부산 희망의 고향
꿈많은 사람들이 정답게 사는곳....

 

길은 3-3코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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