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89코스(원동버스터미널~해남 달마산 미황사)미황사 가는 길

SM 코둘4500 2023. 5. 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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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은 해남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해남은 대한민국 최남단 땅끝에 위치하고 있으니 땅끝이다.
땅이 끝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다. 국토순례 1번지가 된지는 이미 오래이다
어디 그뿐인가. 두륜산 대흥사가 있으며, 해남윤씨 윤선도 종가집 녹우당과 달마고도 미황사도 그 이름을 나눈다
나는 그런 땅에 살고 있는 해남사람을 좋아한다. 시인 김남주를 좋아하고 윤선도의 증손자 윤두서를 좋아한다
택리지에서 이중환이 뭐라고 이야기 했던 나는 해남을 사랑한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해남땅으로 들어간다
 

남파랑길 89코스는 완도대교를 지나 해남 달마산 미황사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걸어가는 내내 달마산의 정취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다.  86코스에서 지나왔던 달도테마공원을 지나고 가을빛 물씬 풍기는 황금들판을 가로질러 땅끝의 천년고찰 미황사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길이 13.8km,  소요시간 4시간으로 일부 구간 달마고도와 겹친다
 
 
 

원동 선착장 공연장
완도대교 인도에서
완도대교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대교아래 낚시배

원동과 달도를 잇는 유일한 길은 완도대교이다. 대교를 올라서는 순간 완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이 좋아서 남도,율도를 비롯한 다도해의 섬과 섬들은 물론, 멀리 두륜산과 달마산의 산자락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대교를 내려서서 달도테마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바닷물로 가득한 밀물시간, 한가로이 노닐던 오리떼들이 황급히 날개짓하며 깊은 바다로 들어간다.
 
 
 

테마공원 너른 바다로 아침 햇살이 쏟아진다.  뭍으로 밀려드는 바닷물소리,  발에 밟혀 자지러질 듯 비명을 지르는 모래사장, 오리들의 날개짓하는 소리 ..자연이 주는 변화이자 선물이 어디 그것 뿐일까
 
달도테마공원 약샘가는 길은 밀물로 끊어지고 표지석은 물속에 잠겼다. 
 
 
 

구 남창대교아래 완도바다로 빠져나가는 거친 급류가 서로 부딫히면서 울부짓는 듯한 비명으로 흐르고 있다 .
다리를 건너면 해남땅이다 
 
 
 

해남군 남창과 완도대교간은 완도가 섬이라는 특성때문에 86코스와 89코스간에 길이 중첩된다.
대부분의 길은 뒤안길이며 지나가면 잊혀지는 배웅길이다.
들어갈 때 걸었던 길을 나올때 다시 걷는 길은 마중길이된다. 남파랑길에서 만나는 마중길은 거제도와 완도가 있다 
 
 
 

해남 북평면 남창오일장은 남창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으며 2,7일 열리는 시골 5일장이다
장날이 되면 해남바다에서 잡히는 싱싱한 해산물과 맛깔난 농산물이 한곳으로 모여든다
 
닷새마다 한번씩 열리는 오일장은 이제 더 이상 시골사람들만의 장터가 아닌지 오래되었다
훈훈한 정과 인심을 맛볼 수있는 시골장터는 일상에 찌든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남창오일장 앞 공원에 피어난 코스모스

길은 북평면 문화복지센터를 지나고 늠름하게 우뚝 솟은 달마산을 바라보며 추수끝난 들판으로 이어지다 어느새 달마산 산자락 어디쯤인지 임도로 접어든다.  뒤를 돌아보니 완도가 조금씩 멀어져 간다
 
 
 

두륜산

이진마을 좁은 길에서 방향을 가늠하고 있는데 시골집 마당에서 콩대 털고 있던 할머니한분이 손가락으로 가야할 방향을 가르쳐준다. 
 
임도따라 이어지는 길이 조금씩 높이를 더해가더니 갑자기 하늘이 넓어지며 해남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달마산 두개의 봉우리가 낙타의 쌍봉을 닮은 듯 하다. 풍경이 자꾸만 발길을 붙잡는다.
임도 오르막길이 끝나는 곳에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흐른 땀을 씻어준다.  
 
뒤를 돌아보니 완도바다 너른 다도해가 천의 얼굴을 하고 해남땅으로 펼쳐져 있다.
 
 
 

풍경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걸어간다. 붉게 타는 단풍숲을 헤치며 햇살과 바람과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적당하게 경사진 임도에 퍼질고 앉아 쉬어갈까하다 어쩌면 저고개를 넘어가면 편히 앉아 쉴 곳이 나오지 않을까.
쉬어가고 싶을 때 불쑥 나타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벤치의자가 고맙고 또 반갑다
 
 
   

너들지대

남도땅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발 489m 높이의 달마산은 달마대사의 법신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이름붙여졌다
멀리서 보면 웅장하고 가까이서 바라보면 편안하고 포근하다. 암릉으로 뒤덮인 등줄기는 위협적이지만 꼭대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은 달마산이 왜 남도의 금강산이 되었는지 잘 가르쳐준다.
그런 달마산으로 들어간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으로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한 "달마고도"는 달마산과 미황사일원에 조성한 남도 명품길로 알려져 있으며 코스가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코스로 거듭나고 있다.
 
남파랑길은 달마고도를 넘어 미황사로 이어진다. 
 
 
 

미황사 천왕문

달마고도를 넘어 달마산의 암릉을 병풍으로 두른 단아하고 고저녁한 천년고찰 미황사까지 왔다.
남파랑길 89코스는 미황사 천왕문앞에서 끝이난다.
 
가을이 깊어갈 수록 달마산 숲이 주는 아름다움 또한  조금씩 더 짙어갈 것이다. 
 
 
 

남파랑길 89코스를 마치고 땅끝 송지해변에서 남파랑길 마지막 밤을 보냈다. 길에서 만난 사람과 양고기곁들인 와인 몇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 
 
해파랑길에 이어진 남파랑길은 내게 축복이었고 기쁨이었다. 수많은 시간을 걷고 또 걸어서 이곳 해남땅까지 왔다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때로는 푸른 바다와 함께 춤을 추었고 풀잎과 나무들과 노래를 나누었다.
잠들어 있던 오감을 깨워 다시 살아났다.  
 
물길따라 산길따라 하염없이 걸었던 남파랑길은 이제 마지막구간 땅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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