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통일신라시대의 무장이었던 장보고는 완도땅 장좌리 장도라는 섬에 청해진을 설치한다.
청해진을 거점으로 하여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권을 장악한 장보고는 지방호족세력으로 성장한다.
독자적인 세력으로 신라의 실력자로 부상한 장보고는 신분을 탈피한 해상왕국을 꿈꾸었지만 부하의 배신으로 비극적 종말을 맞이한다. 장보고의 죽음은 청해진의 해산으로 이어졌으며 그가 꿈꾸었던 세상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장보고의 정신과 그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하여 "완도 장보고 축제"가 열리고 있다
'22.11.7. 68 일차
두루누비 코스개요를 살펴본다. 해남에서 완도대교를 지나 완도항까지 연결되는 구간으로 완도군의 핵심 관광 콘텐츠인 청해진 유적지와 장보고 공원, 장보고 기념관을 두루 돌아 볼 수 있는 코스이다. 특히, 해양생태전시관과 전복거리 등을 경류하며 완도대교와 해남의 달마산과 남해안의 수려한 해안 경관을 즐기며 완도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걷기 좋은 코스로 길이 24.5km, 7시간 소요되는 조금 먼 거리의 코스로 남파랑길 90개 코스중 두번째로 길다.
늦가을 짧은 해가 다 저물때 까지 걸은 만큼 볼 것 많고 매력 넘치는 길임은 틀림없다
86코스 안내도는 남창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찾으면 없다. 한참을 걸어 완도 땅 해남과 완도를 이어주는 구 남창교 다리 끝지점에 위치한다
하룻밤을 보냈던 달도 체험공원을 다시 지나간다. 해질녁 풍경과 아침 풍경이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풍경이 변한게 아니라 내 마음이 달라진 탓이다. 멀리 암릉으로 솟아난 해남의 명산 달마산이 보인다
해남을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 완도로 들어간다. 완도대교 사람다니는 길, 겨우 교행이 가능할 정도로 좁은 길이 원등까지 이어지다 다리 아래로 내려선다. 대교 아래 바다 물색이 짙은 푸른색으로 물들어가는 11월의 아침, 햇살은 어김없이 바다위로 쏟아져 내리고 파란 물결이 고기비늘처럼 퍼져 있다. 여기는 완도이다.
아름다운 억새길과 바다로 향하는 단풍산이 서로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길은 외길, 남쪽 하늘아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완도대교에서 원동선착장으로 내려서서 완도 해변 포도거리를 지나고 중리마을로 접어든다.
가을이 산중턱까지 붉은 단풍으로 차 올랐는데 가을숲에 둘러쌓인 마을은 분홍과 붉고 빨간 꽃들이 햇살을 마음껏 받으며 지천으로 피어났다
중리마을 고갯마루를 넘어서니 다도해 푸른 바다와 섬과 섬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길은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는 계도를 바라보며 차도로 내려서면 곳곳에 포도농원이 보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돌탑 두기 팽나무 두그루가 묘한 대비로 서로 마주하고 있다. 남선리 마을에서 팽나무 아래 영품방파제 왼쪽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불목 영풍방파제를 지나면 좁은 수로 넘어 고마도가 보인다. 하늘과 바다 그 사이에 고마도 작은 섬이 조용이 내려앉았다
불목선착장 고마도 여객선 대합실은 운행시간이 아닌지 운행을 안하는 건지 기다리는 사람하나 없고 바닥에는 낙엽과 먼지가 가득 쌓여 있다
그리고 갯벌, 숨쉬는 바다에 조개캐는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바다가 주는 선물을 바구니에 담는다
풍요롭고 살찐 갯벌 덕에 먹거리 걱정없겠거니 해보지만 바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애환과 씨름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안고 하루 두번씩 갯농사를 짓는다
바닷길 따라 길게 누워 있는 고마도너머 강진땅 고금도를 바라보며 길을 가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까마귀 똥이 떨어져 내린다. 재미있는 울산 만들기의 일환으로 태화강에서 까마귀똥세례를 받으면 돈 오만원을 받는 "운수대똥" 행사가 열린다고 하는데..비록 돈은 받지 못했어도 마을 정자에 앉아 쉬어가는 여유를 주었으니 까마귀를 원망할 수는 없다.
영풍 대창1구를 지나는 남파랑길에 노란 단풍이 길을 따라 피어나고 멀리 솔섬과 사후도가 바다과 하늘경계를 따라 이어지며 서로 공간을 나눈다.
완도의 남파랑길 싸인은 남다르다. 벽에 부착된 작은 싸인과 그 아래 큰 남파랑길 싸인..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살표에 그려진 그림이 서로 다르다. 큰 건 돌고래, 작은 건 남쪽의 쪽빛바다 상징물이다.
대창2구에서 대야2구까지는 해변을 따라 길없는 길이 이어진다. 밀물로 만조가 되었더라도 충분히 건너갈 수 있을 정도의 폭과 짧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두루누비는 만조시 이용불가 구간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때는 원일수산~대야랜드 노선으로 우회하라고 알려준다. 멀리 장보고대교가 보인다.
대야2구 해안을 벗어나 차량 1대가 겨우 지날 것 같은 좁은 도로를 따라 도농교류센터를 지나고 청해진교회를 지나간다
완도는 장보고로 시작하여 청해진으로 끝이난다. 장보고의 고장이 틀림없다. 박물관, 교량, 공원, 심지어 교회조차 장보고와 청해진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미역 만드는 작업장을 뒤로 돌아 장좌리로 접어든다.
옛 사람의 흔적은 모두 사라지고 없어도 천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장군샘이 먼저 사람을 반긴다.
장군샘은 장보고의 청해진이 설치된 후 마을주민과 병사들의 식수와 빨래터로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윗샘과 아랫샘으로 나뉘어져 윗샘은 식수로, 아랫샘은 빨래터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런 곳일 수록 전설하나쯤 있을 법 하지만 수백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팽나무는 말이 없다
청해진은 신라 흥덕왕 때 장보고의 청에 따라 완도의 작은 섬 장도에 설치한 진(鎭)으로 알려져 있다. 청해진을 거점으로 연안에 출몰하던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무역의 전진기지로 활용되었다
썰물시간이 되면 뭍으로 연결되는 장도 청해진은 인근 주민들에 의해 밭으로 사용되다 1996년에 이르러 발굴조사를 마치고 복원되었다고 한다.
멀리 신지대교와 완도 타워가 아스라이 보인다.
장도의 청해진은 유적지로도 그 가치가 높지만, 남파랑길에서 바라보는 청해진 풍광도 그에 못지 않다.
숨겨진 구름사이에서 빛을 보듯 천년동안 숨겨놓은 풍경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장도 청해진을 떠난 남파랑길은 휴관중인 장보고 기념관을 지나고 장보고공원을 지나 장보고어린이 공원방향으로 향한다
온통 장보고 일색인 완도에서 늦가을 햇살을 피해 잠시 그늘로 숨어든다.
어린이 공원에 장보고 동상이 바다를 향해 서있다. 공원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잠시 몸을 맡긴다
신기마을을 지나고 완도 방파제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가용마을 정자에서 신지대교를 바라본다.
완도 바닷길을 굽이 굽이 끼고 돌아가는 길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앉아 쉬는 곳이 포토존이 되고 포인트가 된다.
신지대교 넘어 신지도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품고 있는 완도의 유명관광지로 고금대교와 장보고대교로 연결되어 쉽고 빠르게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다산 선생의 형님인 정약전의 유배지이기도 하다(나중에 다시 흑산도로 유배된다)
1일 1전복하면 한달안에 몸이 변화한다..어떻게 변화되는 지 한달동안 먹어볼까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완도군청의 전복 사랑이 그만큼 큰가보다하는 마음으로 금새 변한다
완도 전복거리를 지나 완도항으로 접어든다. 멀리 보이는 역삼각형 건물이 남파랑길 86코스의 종점인 해조류센타이다
음악, 미술을 포함한 예술을 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제대로 된 작품을 낳는다
여행도 마찬가지 아닐까. 천년전 신분제를 탈피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장보고의 꿈은 한바탕 꿈으로 끝이 났지만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땅은 새로운 경험과 여행지로 거듭났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여행도 그렇다. 자유롭게 걷고 생각하고 익숙한 시간을 내려놓는 것..지금 떠나보자..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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