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87코스(완도항 해조류센터~완도 화홍초등학교)특별함으로 빛나는 섬

SM 코둘4500 2023. 5.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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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은 청산도와 보길도를 비롯한 265개의 청정섬을 거느리고 있는 섬대장이다. 
해상왕국을 꿈꾸었던 장보고를 시작으로 윤선도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푸른산 푸른바다 초록의 봄과 별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경험은 청산도에서 해야 제맛이다. 느림에서 찾는 보물이다
완도의 매력이 어디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끝날까. 먹는 재미를 빼면 완도가 아니다. 전복과 싱싱한 횟감과 맛있는 미역, 다시마 그리고, 그리고.... 특별함으로 빛나는 섬, 완도를 찾아가보자 
 

남파랑길 87코스는 완도의 2번째 구간으로 완도항 해조류센터를 출발하여 상왕봉 아래 화홍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18.3km를 약 5시간 걸려 걸어가는 길이다. 완도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완도항과 섬이 품고 있는 바다는 그림이 되고 변화무쌍한 풍광이 되어 마침내 정도리 구계등 자갈마당과 아름다운 숲에서 작품이 완성된다
 
 
 

완도항 해조류센터에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내가 걸어가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바다는 춤을 춘다. 해조류센터에서 멈춘 발길은 완도항을 벗어나 차도를 따라 완도타워까지 이어진다.
 
 
   

완도는 전복의 고장이다.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전복할인판매 현수막에 삶의 흔적이 짙게 배어있다
 
 
 

완도항 주도

섬의 형상이 마치 구슬처럼 둥글다고 해서 주도라고 이름붙여진 작은 섬에는 수백종의 상록수림으로 빽빽하게 들어 차있으며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하늘빛 담은 바다와 아름다운 주도(珠島)와 섬과 섬으로 둘러쌓인 완도항은 미항이다
 
길은 완도여객선터미널 앞에서 차도를 건너 완도타워가 있는 완도일출공원 방향으로 이어진다
 
 
 

완도일출공원

완도일출공원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힘들지만 아름답다.
길양쪽으로 붉게 물든 나무와 노란 국화 도열한 길을 따라 타워가 설치된 일출공원을 오른다.
땀깨나  흘려야 하지만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풍경이 있어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완도일출공원을 오르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나처럼 걸어가든지 왕복 6천원을 내고 모노레일을 타면된다
 
 
 

국화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완도타워 공원
완도항은 미항이다

걸어서 일출공원을 오른 사람은 아름다운 완도항과 둥글고 작은 섬 주도를 바라보며 벤치에 두발뻗고 잠시 쉬어야 한다. 
멀리 신지대교가 아스라이 보이고 다도해의 수많은 섬과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완도 청정바다, 국화향기를 걷다를 주제로 완도타워에서 완도항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완도타워에서 국화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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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타워 광장을 가득채운 국화는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향기롭고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국화분이 길을 따라 길게 도열하듯 놓여져 있지만 무엇보다 국화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터널형, 아치형, 완도타워형 조형물에 꽂힌 수십만 송이의 국화향이 공원에 가득하다
 
완도타워를 오르지 않고 공원을 벗어난다.
길은 길을 따라 이어지지 않고 공원 후문 왼쪽으로 내려서서 동망산 돌탑길로 인도한다.
완도 바다를 뒤덮고 있는 양식장을 조망하며 걸어가는 숲길이다.
 
 
   

동망산 돌탑길을 지나 차도를 따라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자 큰개머리와 작은 개머리 방향을 알려주는 목장승같은 이정표가 나온다. 
 
바다가 가까운 탓일까. 축축한 느낌의 바람이 불어온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노랗게 물들어가는 활엽수 사이로 완도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동망산 망남리 고개를 따라 오른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가슴아픈 이야기 없는 곳이 없다.  
이땅에서 일어난 수많은 양민학살은 대부분 대한민국 국군이나 경찰에 의해서 자행되었으나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다. 살아남은 자는 혹은 잊으려 하고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아픔이 되었다.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회복을 위한 완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동망산 생태문화탐방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잡목 우거진 숲길은 가을로 가득하다
탐방로를 따라 오르막, 내리막을 몇번 반복하며 망석마을을 지나고 다시 임도를 따라 길을 나선다
완도바다를 조망하며 산책하듯 걸음을 옮겨간다. 발아래 밟히는 흙길은 부드럽고 온화하며 고저녁하기까지 하다
 
 
 

임도가 끝나는 언덕배기에 성처럼 서있는 리조트가 있어 올라가 보았다.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니 앞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도해의 푸른 풍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고저녁한 망석항와 수강재를 넘어 억새꽃 하얗게 피어난 수구미방조제를 지나 부꾸지로 접어드는데 통행제한 안내판이 길을 막는다. 사유지이므로 우회하여 길을 가라는 표지판에는 무단침입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경고문구가 빨간글씨로 무섭게 새겨져 있다. 돌아가는 길도 모르겠고 여기서 돌아갈 수 도 없으니 진퇴양난이다, 아니 선택의 문제이다
 
 
 

산부추
부꾸지 가는 임도

단감나무 과수원을 지나고 부꾸지 군부대 있는 곳 까지 임도를 따라 걷는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가득한 길위에 보라색 산부추와 붉고 노랗게 익어가는 단풍이  내려앉았다.
 
 
 

군부대 오른편으로 난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숲길로 접어든다. 여기서부터 국립공원이라는 표지판이 선명하다.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낙엽을 밟으며 짙게 드리워져 하늘조차 가린 숲길을 계속 걸어간다. 
길은 부드럽고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사람이 밟아서 저절로 생긴길이니 자연을 꼭 닮은 예쁜 길이다 
 
 
 

숲길이 끝나는 곳에  놀랍고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사람의 상상력은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앞에 서면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다.
바다 기슭을 두드리고 천년의 바람이 만들어간 풍경앞에서서 말없이 바라본다. 
 
 
  

푸른 바다와 다도해의 수많은 섬과 섬들을 내려다 보며 정도리 구계등 몽돌밭이 펼쳐져 있다.
늠름한 상록수와 단풍나무가 주변을 감싸고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길이 800m,  
용돌이라고 부르는 청환석 몽돌은 파도와 바람에 깎이고 씻겨 둥글게 되기까지 수억년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자갈밭이 아홉개의 계단을 이룬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구계등은 이름대로 넓은 자갈밭이 계단을 이루며 뭍으로 오른다
그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자리잡고 지나온 구계등 아홉계단과 바다를 바라본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만 있는건 아니다. 아낌없이 주는 풍경도 있으니 구계등 몽돌이 그렇다
 
 
 

구계등 몽돌밭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고 완도 바다에 구름처렁 떠있는 섬과 섬들을 짐작한다
왼쪽으로 청산도와 여서도, 중앙에 대모도와 불근도, 오른쪽에 소안도와 횡간도 어느하나 낯설지 않은 이름들이다
안내도 없이는 어느 섬하나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다. 완도바다 다도해는 크고 작은 섬이 260여개나 되니 당연한 일이다
 
 
  

정도리 구계등 몽돌밭을 지나고 남해생명자원센터를 지나 상왕봉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정도리마을로 접어든다
 여기서부터 상왕봉아래 화홍초등학교까지는 전부 농로길이다 
남파랑길 87코스는 완도읍 화홍리 화홍초등학교에서 끝이난다. 
 
찬란한 햇빛과 반짝이는 별들과 푸른 바다와 파도소리 들으며 하염없이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아름다운 것은 쉽게 보여주지 않음을 알기에  힘들고 거친 길도 마다않고 걸었다.
남겨진 코스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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