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84코스(도암농협~강진 사초해변공원)강진만을 넘어오는 세찬 바람

SM 코둘4500 2023. 5. 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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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만을 넘어오는 세찬 바람이 꽃잎같은 흰물결을 일으키며 해안으로 밀려든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바람..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밤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사초해변공원의 밤은 저녁안개가 내려앉고 사방으로 불어가는 바람때문에 길고 어두웠다.
그런 덕분인지강진바다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더없이 소중하고 반갑다.
'23.11.4. 남파랑길 66일차

 

도암농협을 출발한 남파랑길 84코스는 때로는 차도를, 때로는 갈대꽃 만발한 데크길을 걸어가며 강진만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그 길의 끝에 사초항이 있으며 바로 그 옆자리에 사초해변공원이 있다. 걷는 거리 14.5km, 약 4시간 소요
깨끗한 화장실과 잘 정비된 주차장이 있어 야영과 차박하기 좋은 장소로 많이 알려져 있다
 
 
 

도암농협앞 작은 시골까페 "도암 도암"에서 햇살가득한 커피한잔을 마시고 84코스를 출발한다.
도암문화회관을 지나고 향촌마을로 접어든다. 길위에 놓여진 국화를 비롯한 온갖 꽃들만 보아도 예쁜 마을임이 틀림없다.
향촌이란 마을이름에서 어쩐지 곱고 예쁜 정취가 느껴지지 않는가.
 
 
 

고저녁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신기마을 초입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스레트지붕의 폐가를 본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지붕만 개량한 가짜 새마을과 달리 마당에는 맨드라미가 주인을 잃은채 소담스럽게 피어났다
 
 
 

용흥저수지
논정방조제
가우도 출렁다리

논정방조제길은 멀다. 끝없이 이어지는 직선의 방조제에 앞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시든 억새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용흥저수지를 지나고 강진만이 품은 가우도를 바라보며 강진만 해안길을 걷는다
바다 너머 가우도의 청자전망대와 양안으로 연결된 출렁다리가 보이고 여계산이 하늘을 떠 받치듯 서 있다
강진만을 넘어온 바람이  시선을 빼앗기도 하지만 세상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도 있다는 사실에 절로 걸음이 멈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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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자리 광고 3 빌미로 약정...이건 뭔가 사기당했을 때 많이 쓰는 표현이다............
 
 
 

방파제너머 호래비 섬

육지와 연결되어 이제는 더 이상 섬 아닌 섬, 호래비섬을 바라보며 남도의 가을을 만끽한다.
강진바다가 주는 원색의 바다가 그곳에 있으니 무심한 바람이 불어도  파랑물결과 평온한 풍경을 막아서지 못한다.  
 
 
 

 중간중간 훼손된 데크가 길을 방해하지만 주작산을 바라보며 해안관광로 강진만 갈대숲 데크길을 걸어간다. 
자연의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다 그러하듯이 갈색 갈잎이 이리 저리 흔들리며 휘몰아 치는 바람을 맞는다
 
 
  

강진만 갯벌위로 S자 갯골이 여유롭게 흐르다 멈추는 곳에 바다가 있다.
방향어디를 가든 무엇을 보든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면 열심히 걷는 만큼 제대로 보아야 한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잠깐 한눈을 팔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과 땅들이 순식간에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면 다시 보기 어려워진다. 눌러앉아 살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사초마을 표지석

바람이 머물다 간 사초해변공원에 노을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 
사내방조제가 시작되는 사초해변공원은 눈을 사로잡는 절경은 없어도 강진바다를 품고 멀리 주작산을 바라보는 평지에 위치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남도땅 너른 강진만을 품고 있어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남파랑길 84코스는 사내방조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끝이 난다. 두루누비는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로 표시하고 있다
 
풍경에도 귀천이 있는가보다. 흐르는 강물처럼 온화하면서도 평화로운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온몸에서 풍기는 기품과 위엄이 있는 풍경도 있다. 이런 풍경은 구름사이에서 빛을 보듯 조심스럽게 접하고 혼자만 바라보고 싶어진다. 일상에 찌든 몸을 순화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끊임없이 순환하고 움직이는 풍경도 있다. 이런 풍경은 자칫 한눈 팔면 금새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잊어버린다 
선조의 발자취를 따라 이어지는 길도 있다. 다산의 길이 그렇고 이순신의 길이 그렇다
사람의 흔적과 문화와 역사가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풍경이다. 모두가 하나같이 소중하고 오랜세월 함께할 " 뿌리의 길"이다(정호승 시인은 남도 유배길을 그렇게 불렀다)  
 
길은 85코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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