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78코스(율포솔밭해변~장흥 원등마을회관)여행이란 무엇인가

SM 코둘4500 2023. 4.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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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다른 국가로 나가는 일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답을 내리고 있으며 그만큼 다양하고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이는 낯선곳으로의 경험을, 어떤이는 소중한 경험과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또는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 정답은 무엇이며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그럼에도 한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여행은 혼자 또는 함께 가는 것이며, 걸어서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해파랑길이 그렇고 남파랑길이 그러하니 아무런 의미도, 의문도, 목적도 따지지 말고 배낭하나, 신발 한켤레, 두루누비 앱하나 깔고 지금 바로 떠나보자. 
 

남파랑길 78코스는 보성군 율포솔밭해수욕장을 출발, 회천생태공원과 수문항, 수문해수욕장을 지나고 해창마을을 지나 장흥땅 원등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 18.9km를 약 5시간동안 가는 길이다
율포해수욕장, 명교해수욕장과 군학, 수문해수욕장을 비롯한 보성과 장흥의 해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며, 키조개 삼합을 맛볼 수도 있다. 특히, 한승원 문학산책로에 소설가의 삶과 문학을 엿볼 수 도 있으니 여행에서 맛보는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남파랑길은 율포솔밭해수욕장에서 시작된다.  율포의 슬로건은 아름다운 남도바닷길이다. 오전 8시, 아침 햇살이 하얀 백사장위를 부드럽게 비춘다. 바람은 살랑 살랑  하루의 시작은 마치 봄날 같다
백사장 하얀 모래위를 거닐다 보면 곳곳에 만들어 놓은 벤치가 눈에 들어온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율포바다를 음미하고 싶지만 차라리 느리게 걸어가는 것이 더 좋을 듯하여 더딘 걸음으로 조용한 율포를 떠나간다
 
 
 

율포를 떠나자 길은 곧바로 데크길로 이어지다 회천면소재지를 지나 보성 농촌체험휴양마을인 다향울림촌 울타리안으로 연결된다. 울림촌은 득량만 바닷길로 둥글게 이어지며 풍경좋은 곳마다 벤치와 쉴곳을 만들었다.
 
  
 

곳곳에 놓여진 벤치가 눈에 띈다. 여행의 참맛은 여유와 풍경을 음미하는 것, 솔향가득한 명교해변은 고저녁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좀더 즐기려면 맨발로 걷는 것,  계단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선다
 
군학마을은 조선 수군재건에 큰 기반을 마련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순신장군이 군사와 군량미를 확보하여 흩어진 수군을 결집한 시작점이 되었던 곳을 이순신길 조선수군재건로 만들었다. 
 
 
 

명교해변을 지나면 길은 거친 자갈길을 지나고 다시 차도로 이어지다 회천생태공원을 지나게 된다. 
갑자기 바다가 사라지고 인조잔디 깔린 야구장이 나타나더니 푸른 바다와 경계를 이룬 녹색 쪽파밭이 풍경을 이어받는다.  가을날 푸른 하늘에 하얀구름이 고흥땅쪽으로 바람따라 흘러간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바다와 방조제와 단풍갈대밭과 차도를 옮겨가기를 몇차례, 군학마을을 지나고 군학해수욕장으로 연결된다. 보성에서 만나는 3번째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바닥으로 데크를 놓아 걷기에 편하고 눈높이에 맟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길을 열어 걷기 2시간째, 시작이 반이니 오늘 걸어가야 할 길의 절반은 다 걸었다. 
 
 
 

군학해변에서 키낮은 언덕을 올라서면 길은 장흥군으로 가는 이차선 차도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보성이 끝나고 장흥 안양면으로 접어든다. 
 
 
 

수문해수욕장

반짝 반짝 빛나는 득량만 바다를 눈속에 담는다.
생기로 넘쳐나는 놀라운 풍경들이 시간을 따라 흘러간다. 
여행에서 얻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찬란한 햇살, 짙푸른 바다, 하늘의 구름, 구름처럼 떠다니는 섬과 섬들, 파도소리,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삶과 노동의 현장.....아무리 나열해도 부족한 것이 여행아닐까
 
 
 

수문해수욕장

장흥땅으로 접어드는 고갯길을 내려서면 특이한 생김의 안단테리조트 건물 오른쪽 좁은 골목으로 길이 이어지다 갑자기 시야가 탁트이며 드넓은 바다가  나타난다. 장흥군 유일의 수문해수욕장이다
 
희고 투명한 백사장과 솔향가득한 솔숲이 해수욕장의 가치를 더하는 수문해변은 수심이 얕고 물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바다건너 소록도와 녹동항을 마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키조개 조형물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멀리서 보면 검은 돌 하나 세워놓은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키조개 입상이다
장흥의 구경, 구미, 구품 중 으뜸은 역시 먹는 것이고 그중 제일은 키조개 삼합이니 "키조개 조형물" 은 당연한 것 아닐까 
 
 
 

수문항

수문항을 지나고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했다는 횟집이름이 1박 2일이다.  
문을 닫았는지 문은 잠겨있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쉬는 날인지도 모른다.
키조개 삼합생각에 갑자기 몰려오는 허기를 어찌할꼬.
 
 
 

장흥의 맛은 어딜가도 키조개다. 키조개 삼합은 키조개와 한우와 표고버섯 세가지를 한꺼번에 먹는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햇살 가득한 장흥바닷가를 지나간다. 청명한 바람과 윤슬 가득한 득량만 바다가 발걸음을 잡는다
 
 
 

정남진종려거리 기념탑

기념탑이 가진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지만..서있는 자리만큼은 명품자리가 틀림없다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장흥이 배출한 소설가는 한승원외에도 이청준, 송기숙 작가가 있지만 한승원과 부녀지간인 소설가 "한강"과 아들 "한동림"의 탁월함은 장흥을 더 영예롭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계적 소설가로 우뚝 선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승원 문학산책로에는 "이별"을 포함하여 약 30여개의 시비가 세워져있다. 
 
 
 

무지개빛 경계석
사촌마을 여다지횟집

한승원문학 산책로를 벗어나 바다와 차도를 구분하는 일곱빛깔 무지개 경계석에 이르러 오늘 가야할 길을 짐작한다
장재도와 소등섬을 따라 상발리로 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 사촌마을로 방향을 잡는다
 
 
 

두루누비 남파랑길 지도를 보면 내만으로 깊숙하게 들어왔다 다시 바닷길 따라 상발리까지 길이 이어지니 풍경좋고 가까운 길을 버리고 꼬불 꼬불 이어지는 해안선과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장흥땅 사촌마을로 접어든다. 마을 주변이 넓지 않고 불편한 대중교통을 감안하면 지금 바라보아도 여전히 외진 곳이다.
정남진의 고장답게 해안을 따라 늘어선 시골가옥들이 햇살 좋은 남쪽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장재도와 소등섬 남포마을을 잇는 정남진대교가 보인다.육지속의 섬 장재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더 이상 섬아닌 섬이 되어 버렸다. 드라이버 하기 좋은 코스로 섬에 주차하고 바닷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사촌방조제

정남진대교는 장재도와 남포마을을 연결한다. 파랑 물결이 바람에 나부끼며 가을 햇살에 빛난다. 
남파랑길도 시간을 따라 코스가 조금씩 변화한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옛길을 버리고 화려한 풍경속으로 새로운 길이 날지 누가 알겠는가
 
 
 

사촌방조제
덕동마을 포구

사촌방조제를 지나고 작은 언덕을 넘어서면 해창마을이다. 꼬불꼬불 이어진 길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서는데 사람이 그리웠는지 고양이 몇마리가 뒤따라 온다.  그리고 덕동마을 포구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시선을 바다로 향한다.   
장흥바다가 가을햇살에 빛나고 있다
 
 
 

은빛 억새

덕동포구를 벗어난 길은 제방아래 농로로 이어진다. 해창제에서 흘러나온 물이 수로를 따라 장흥바다로 흘러가고 은빛 억새꽃은 갈향을 바람에 날리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위에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 아...반쯤은 불에 타고 반쯤은 아무렇게 버려진 프라스틱 쓰레기가 사방에 널려 있다.. 걸어가는 지금 이시간, 불과 100m정도 떨어진 곳에서 작은 트럭에 실려온 프라스틱이 길위에 마구 버려지고 있다. 
 
 
 

들판 뒤 일림산
제방너머 갯벌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남상천 갯벌은 여전히 생명이 넘쳐나고 추수끝난 들판에는 바람이 불어간다
 
 
 

농게(?)로 보이는 붉은 다리 게 한마리가 길을 잃고 헤메고 있다. 사람과의 공존을 꿈꾸는 게...?
갯벌에서 만나는 소소한 풍경이다.
 
 
 

까페 남하부엌

덕암지천길 따라 빈티지한 멋이 살아 있는  남하부엌과 점방을 지나 남파랑길 78코스 종점인 원등마을로 접어든다
남파랑길은 원등마을 마을 회관에서 끝이난다. 
 
"여행은 무엇인가"라고 다시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엉뚱한 대답같지만 스티븐 호킹박사는 우주의 근본질서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루게릭병을 앓았던 그는 그의 가슴으로 별이라는 거대한 여행을 꿈꾸었던 것은 아닐까 
" 당신 발밑만 보지말고 고개를 들어 별들을 바라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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