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밤은 여유롭고 아름답다. 여수밤바다 노래가 나온 탓일지도 모른다.
365개의 섬을 품고 있는 여수바다는 해가지면 온통 화려한 불빛과 은은하게 비치는 밤그림자를 여행자에게 선사한다
여수를 방문한 오늘 해양공원 일원에서 거북선축제가 열리고 있다. 돌산대교 아래 민박집 부근 바다위 데크에 서서 불꽃 놀이를 바라보는 것 또한 이색적이다
돌산대교 아래 달빛과 폭죽의 화려한 조명이 잔잔한 바다위로 내려 앉고 있는 여수의 밤은 아름답다
남파랑길 55코스는 여수 해양공원을 출발, 국동항과 이순신선소공원을 경유하여 소호동동다리를 지나 소호동요트장까지 이어지는 길이 15.6km의 길을 약 4시간 30분동안 걸어가는 길이다.
내가 걸어가는 모든 것들이 풍경이 되고 감사로 빛나는 남파랑길 55코스를 따라가보자
코로나19로 인하여 3년만에 종포해양공원에서 2022.9.30~10.02까지 제56회 거북선축제가 열리고 있다.
처음에는 여수 "진남제"였으나 2004년부터 거북선축제로 명칭을 변경하고 오늘에 이르러고 있으며, 이순신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탄생하였다고 한다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부스마다 상품을 판매하고, 지역홍보를 겸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전라좌수영 해상수군 출정식은 볼 수 없었다.
9월의 햇살을 피하여 부스안으로 잠시 숨어 들었는데 하필이면(?) " 여수 생막걸리" 시음장이다. 한잔에 2천원..
땀흘린 뒤에 마시는 막걸리 한잔의 맛은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음..바로 이맛이야..
거북선축제가 열리고 있는 해양공원, 첫날이어선지 아직은 행사장이 한산하다.
바다건너 섬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간다. 벤치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토박이로 보이는 분께 " 저 섬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 그거 돌산도"라는 답이 돌아온다.
여수 이순신광장의 한켠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찾는이도 보는 이조차 없는 것 같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녀상은 "짧은 단발머리"와 " 꼭 움켜쥐고 있는 손"으로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되새기고 있다.
그럼..소녀상 옆에 놓인 빈 의자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여수하면 떠오르는 단어..해산물이다. 해산물은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다.
여수수산시장은 없는 것 빼고 다 파는 해산물 천국이다. 사계절 제철맞은 해산물이 넘쳐난다
이순신광장과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을 지나고 여수 수산 시장을 지나면 길은 곧장 돌산대교 아래로 향한다
갓김치판매장이 돌산대교 인근 길을 따라 저마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며 줄지어 서있다
여수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키낮은 지붕들 사이 좁은 골목을 따라가면 뜻밖에도 바다와 접한 작은 백사장이 나타나고 돌산대교 아래로 연결되는 데크길과 만난다
어떻게 이런곳에 이런 풍경이 숨어 있었을까.
우리는 오늘 저녁 황가네 하모에서 저녁을 먹고 부근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돌산대교아래 데크길을 따라 당머리 마을로 접어든다.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작은 집들은 횟집이 되고 가게가 되고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한다
닭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당머리로 불리워지는 당머리마을은 돌산대교 데크에 기대어 여수밤바다를 구경할 수도 있으며
여수 10미중 하나로 유명한 갯장어(하모)를 맛 볼 수도 있다
길은 국동항으로 이어진다. 주차장 곳곳에 캠핑트레일러가 눈에 띈다.
국동항에는 낚시점들이 길을 따라 길게 이어지고 구명조끼를 걸쳐 입은 조사들이 저녁 출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갈치용 쿨러가 산처럼 쌓여 있어 한 낚시점을 찾아 갈치 낚시와 관련된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미끼는 뭘 쓰는지..요금은 얼마인지 등을 물었더니 너무 친절한 선장님은 자세하게 꼼꼼하게 설명한다
평일 19만원, 주말 23만원 정도이고 미끼는 냉동꽁치를 쓰며 출발지는 국동항이고 장비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장비를 대여도 한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어종이 달라진다고 한다. 물론 승선비용도 달라진다
조금씩 지쳐간다. 늦은 오후로 가는 시간 신발, 양말을 모두 벗어놓고 국동항 잔디밭에 퍼질고 앉아 물한잔을 마신다.
바다가 거울처럼 맑아 경도라고 했다. 여수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들어가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섬이다.
앞에 보이는 섬이 대경도이고 그 뒤쪽 작은 섬이 소경도이다.
국동항에 자리잡은 대합실은 텅비어 있지만 시간이 되면 섬으로 떠나는 사람들로 소란스러울 것이다.
노을지는 여수바다에 고깃배가 떠가면 고향같은 크고 작은 섬들이 저마다의 풍경을 자랑한다
그리고 바닷길..길을 잘못 잡았는지 갑자기 길이 없어졌다
히든베이호텔 앞 "길없음"이 낙서된 담을 넘고 SK세영주유소방향으로 다시 길을 잡는다. 그리고 찻길..
찻길은 신월동 해안길. 길이 1.2km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쁜 발걸음을 더욱 재촉한다.
어두워지면 숙식을 걱정해야한다. 밝을 때 자리를 잡고 저녁을 마쳐야 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축지법쓰는 동생은 벌써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다. 교동 어딘가에서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릴 것이다.
55코스 중간쯤에 위치한 이순신공원 주차장에서 하루 일정을 마치고 낮에 눈여겨 보았던 황가네 하모에 전화를 걸고 잠자리를 찾고 하는 사이 어둠이 내렸다
당머리 마을 황가네 하모에서 샤브샤브와 회를 시켜놓고 소주와 맥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었다.
갯장어가 하모이니 여기서는 하모라 부르기로 한다
그림에 보이는 것 처럼 하모 회 한접시, 하모 튀김, 하모구이, 낙지 호롱구이와 문어와 전복구이 그리고 하모 샤부샤부로 상차림만 보아도 배가 부르다. 한상 가득 차린 비용은 민박비용까지 모두 160,000원
풍찬노숙 3일만에 만나는 화려한 경험이다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샤워를 하고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방에 좁은 잠을 자더라도 충분히 만족하다..
여수항에 빛이 내리고 있다.
횟집앞 돌산대교 화려한 조명아래에 기대서서 거북선축제의 서막인 드론라이트 불꽃쇼가 펼쳐지는 여수 밤바다를 지켜보았다.
드론 불꽃이 만들어 내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 한산대첩의 학익진은 보너스이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신은 누구였을까..프로메테우스는 그 죄로 평생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고 하지만 인간에게 불이 없었다면,,,,생각하기 조차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쓸데 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1차 원정 4일차. 10월의 첫날 이른 아침, 이순신공원을 출발한다. 며칠전 어둠속에서 바라보았던 웅천수변공원을 떠올리며 같은 풍경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잔잔하다. 걷기 딱 좋은 날씨다.
좋은 날만 골라서 걸을 수 없지만, 이런 날은 콧노래가 절로 나올만큼 기분이 좋아지고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웅천수변공원 백사장을 마주하는 작은 섬 장도가 눈앞에 있다
다도해정원과 전시관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함 섬, 장도는 2019년 5월에 개장하였다고 한다
예술의 섬 장도를 찾기 위해서는 바닷길위에 놓인 장도교를 건너야 한다
만조때는 바닷물에 잠기기 때문에 바다에 잠기는 시간과 물때표 확인은 필수이다. 개방시간은 오전6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물에 잠기는 시간은 통행이 금지되며 잘못하면 섬에 갇히게 된다
갯내음 가득한 둘레길을 걸을 수 있으며 예술작품을 무한대로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입장료는 없다.
남파랑길은 선소대교를 건너지 않고 망마산이 흘러내린 자리에 위치한 GS칼텍스의 "예울마루"방향으로 향한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가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원으로 다양한 문화예술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여수 선소(船所)유적은 고려시대부터 선박을 제작, 수리하는 조선소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가덕도와 장도가 가막만 파도를 막아 배만들기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을까
여수 선소유적지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제작했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멀리 선소대교를 바라보며 가막만을 걷는다.
숨가쁘게 살아왔던 일상을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걸어갈 일지만 오늘은 가야할 길이 멀다
풍경좋은 자리에 서서 물길따라 하염없이 걷던 길을 멈추고 바라보는 풍경
잔잔한 바다에 바람이 일고 파랑물결이 일어난다. 바다의 향기가 느껴진다.
이름에서 왠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소호동동다리"
고려말 왜구를 물리치고 난 후 고려의 군사들이 기뻐하여 노래를 지어 불렀다는데 노래 이름을 "동동"이라고 하였다
고려사절요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역사적 사실이겠지만 ...
우선 재미있다 "동동" 기억하기 쉽다 "동동"
남파랑길 55코스는 소호동동다리가 있는 요트계류장에서 끝이 난다
이순신광장과 해양공원, 여수항과 국동항, 웅천해변과 장도다리, 그리고 이순신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선소유적지와 햇살좋고 푸른 바다의 가막만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너무 많아 다 헤아릴 수 조차 없다
남해안 어떤 길을 가더라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 없는 곳이 없지만 여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역사와 문화와 사람의 삶이 살아 숨쉬는 땅..여수
길은 계속이어진다.
반복되는 길이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대신 다른 풍경을 기대하면 안된다
여행이 무엇인가? 익숙한 것을 내려놓고 새롭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곧 여행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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