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
사람과 섬, 풍경과 바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무형의 자산, 어느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도시이다.
남파랑길 54코스는 2012년 여수박람회개최지를 경유한다. 한때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시간으로 되돌아간다면 다시 한번 그 때의 감동을 느껴볼 수 있을까
여수종합터미널을 벗어나 여수엑스포현장으로 향하는 언덕을 오르며 남파랑길 54코스를 시작한다
여수 엑스포박람회장과 오동도가 아름다운 여수항과 자산공원을 지나 여수해양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이 7.3km 소요시간 2시간 30분정도 걸리는 구간이다
언덕을 내려서서 덕대천산책로를 지나면 길은 곧장 여수EXPO박람회장으로 이어진다.
가을로 가는 길위에는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과 푸른 하늘이 조화롭게 매달려 있다
여수EXPO 컨벤션센타앞 컨퍼런스홀은 문이 굳게 닫혔고 엑스포디지털갤러리광장조차 텅비어 아무도 보이이지 않는다
아르떼뮤지엄이 보이고 각종 홍보슬로건이 기둥과 건물사이 걸려 있다. 박람회이후 겨우 10년의 세월이 흘렀을 뿐인데 그날의 화려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평일 낮 시간대, 정확히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수 없다. 삼성관으로 향하는 길에도 사람이 없다. 보이는 건 오직 회색빛 건물들 ,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의 시선이 사라진 광장은 관심밖으로 묻혀버렸는지..한때 영광을 누렸던 장소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하다.
big-o는 해상분수와 레이저를 이용한 멀티미디오쇼 해상무대로 알려져 있다. 박람회개최기간중에는 장대한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여수 대표적 공연장이었다고 한다.
2012.5.12. 여수 세계박람회 기억을 소환한다. 여수엑스포행사가 한창 열리고 있을 때 새벽밥 먹고 여수로 달려왔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전시관, 길에 줄지어 서있던 아쿠아리움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한 감동이었다
그리고 다시 10년의 세월이 흘러 옛기억속에서만 머물렀던 여수를 다시 찾았는데, 사람들 가득했던 박람회장은 놀라울 정도로 한산하고 초라해졌다.
여수 아쿠아리움은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아쿠아리움으로 알려져 있다. 판타지아쿠아, 360도 5D 영상관 등
다양한 체험이 가득한 복합 체험 문화공간으로 입장료는 성인기준 33,400원으로 비싼편이다. 영상관을 포함하면 가격이 더 올라가 37,900원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09:30~19:00까지이며 어린이 경로우대 등의 혜택이 있다
박람회 광장에서 만났던 유일한 두사람..처음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날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남파랑길 싸인을 따라 여수항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난간끝에 갈매기 한마리 가까이 다가가도 마치 포즈를 취하듯 먼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작점이기도 한 오동도는 섬 형태가 오동나무 잎을 닮아 있고 섬에 오동나무가 가득한데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오동나무는 없고 붉은 꽃 동백나무가 섬에 가득하다.
여수항 난간너머에서 감성동 낚시를 하고 있던 강태공 한분이 오늘 잡은 조과를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거의 35cm 급 이상 감성돔 7마리가 어망안에서 큰 눈을 두리번대며 꿈틀거리고 있다
"실력이 대단하다" 했더니 물때 맞춰 오면 이정도는 "아무나" "충분히"잡는다고 한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도 등장하는 "백두산 호랑이 김종원"의 악랄한 만행이 여기서도 행해졌나보다.
일본군 하사관출신 김종원은 대한민국 역사의 이름으로 처단되어야 할 인물이었으나 아쉽게도 병으로 세상을 떳다고 한다 민간인 학살의 댓가로 받은 무공훈장은 취소되어야 하고 심판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제트보트와 요트 요금표가 걸려있는 여수항을 지나간다.
어느새 점심시간 차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식당들이 눈에 들어오길래 메뉴를 살펴보는데 간장게장, 갈치, 해물탕... 점심식사라고 하기보다 술 안주 느낌이지만 선택의 폭은 좁다
12,000원 된장해물을 2인분시켰더니 그것 보다 훨씬 비싼 해물탕이 더 푸짐하다며 권한다.
그냥주세요 했더니 ....관광지 음식답게 그날 점심은 그냥 한끼 때웠다.
오동도에 들어가는 방법은 약 800m의 방파제를 걸어가는 방법과 편안하게 동백열차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오동도 들어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니 천천히 걸어서 여수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멀리 보이는 산이 마래산이고, 그 앞 직사각형 건물은 스카이타워이다.
자산공원에 올라서니 여수항과 오동도가 발아래로 끝도 없이 펼쳐진다
건물에 가려 박람회장이 보이지 않지만 여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으로 알려진 자산공원은 멋진 바다뷰와 함께 오동도를 배경으로 한 일출이 장관이라고 한다
자산공원 일출정 앞 여수에서의 추억을 느리게 받아 볼 수 있는 낭만우체통이 있으며, 난간에는 소망을 비는 소원패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자산공원 전망대에 서면 여수의 쪽빛 바다의 매력을 무한정으로 감상할 수 있다.
더 넓은 바다와 섬과 섬,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시작되는 도시 여수는 말그대로 바다의 향기가 살아 숨쉬는 땅이다
가을햇살을 비켜가는 나무그늘 오솔길과 바다건너 돌산도와 머리위 케이블카 어느각도에서 찍어도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자산공원을 내려서며 만난 풍경은 곧 작품이 되고 빛나는 풍경이 된다.
자산공원 이순신장군 동상은 서울 광화문 동상보다 건립시기가 더 빠르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수군의 본영이 여수에 있었고 불패의 신화를 간직한 무적 거북선이 건조된 장소이니 당연한 일이다.
자산공원에서 돌산대교 아래로 데크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서면 낭만포차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광장이 나타난다
모 언론사에서 여수하면 가장 먼저 뜨오르는 단어를 물었더니 " 여수 밤바다와 낭만포차"를 가장 먼저 떠 올렸다고 한다
어느 가수의 영향이 컷으리라는 추측과 밤바다가 주는 낭만이 서로 어울려 탄생되지 않았을까
낮시간대, 일부 포차에서는 의자를 놓고 전선을 정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하멜전시관앞까지 이어지는 포차의 행렬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밤시간이 적당하다.
여수시 종화동 돌산도 넘어가는 대교 아래 종포해양공원에는 밤이 되면 포차거리로 변신한다. 이른바 "낭만포차"거리이다
술을 파는 술집 포차답게 밤만되면 술판을 벌인 취객들로 여수 해양공원이 떠들썩 할 것 같은데도, 반대의 목소리는 없는 걸 보면 그렇지는 않은것 같은데.....
하멜전시관과 하멜등대는 종포마을 해양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으로 가던 네들란드 상인 하멜이 태풍으로 인하여 제주도에 표류하며 조선조정에 의해 억류되었고 조선을 탈출하여 본국으로 돌아가기 까지 13년간의 생활을 기록으로 남긴 "하멜표류기"는 유럽에 조선을 알린 최초의 기록이라고 알려져 있다. 전시관에는 조선에서의 생활을 생생하게 기록한 하멜의 일대기가 연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남파랑길 54코스는 여수 해양공원에서 끝이난다. 안내판은 보이지 않고 남파랑길 55코스 시작점이 표기된 싸인이 이곳이 종점임을 알려준다.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워지는 여수답게 최고의 관광도시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여수를 천천히 걸어가며 음미보는 건 또 어떨까
여행이 무엇인가..훌쩍 떠났다가 수많은 풍경과 사람들을 가슴에 채우고 돌아오는 것 아닐까
그리고 세월이 흘러 먼훗날 그날 만났던 풍경과 시간을 회상할 수 있다면 우리의 영혼이 더 풍성해지고 빛이 나지 않을까..
해양공원 도착시각 오후 3시 아직 조금더 걸어야 한다. 길은 55코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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