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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52코스(율촌파출소~소라초등학교)남도 여행길

SM 코둘4500 2023. 1. 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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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명소를 두루 가지고 있는 여행의 최적지로 손꼽을만 하다

남파랑길 52코스는 그런 여수를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넓은 세상으로 통하는 동경 그 자체이다. 

이제 아껴 두었던 땅 여수의 깊은 속으로 들어간다.

 

남파랑길 52코스는 여수 율촌파출소를 출발, 여수공항과 덕양역을 거쳐 여수소라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거리 약 15km를   4시간 동안 걸어가는 코스로 여수공항과 들판길에서 만나는 농부들의 삶을 공유하고 여수국가산단을 경유하는 길이다

길 중간에 쉴만한 곳 하나 없는 조금은 삭막한 코스이긴 하나 득신마을에서 내려다 보는 여수의 바다와 황금들판에 기대어 살아가는 농부의 삶을 보는 것 만으로도 오늘 여행의 의미는 충분하다.

 

 

 

조화천과 색바랜 풀잎들

율촌마을을 벗어난 길은 조화천을 옆으로 끼고 넓은 들판사이로 이어진다.

바람한점 없는 조화천에 피래미로 보이는 민물고기가 은빛 비늘을 번쩍이며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고, 남도땅에서 처음 만나는 다랭이논에 노란색으로 익어가고 있는 나락들이 가끔씩 불어가는 바람에 고개를 숙인다

 

 

 

여수 득신마을 여행자를 위하여 마련했는지 작은 벤치에 앉아 호수같은 여수 바다를 내려다 본다

멀리 광양항이 보이고 가까이는 송도와 칼도가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득신마을은 아름답다.  인정많고 맘씨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상수도 공사로 길이 없어졌다

득신마을 너머,  상수도공사현장에서 길을 잃었다. 신호수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겨우 농로길로 내려선다

길을 잃은게 아니라 길이 없어진 것이다.  먼길 가다보면 가끔 그런 일이 있다. 

 

(공사현장 진입 후  굴다리 반대 방향 바다가 보이는 시멘트 농로로 내려서야 코스를 이탈하지 않는다)

 

 

 

대포마을

대포마을 지나 멀리 거북선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넓은 갯벌을 만났다.  

느티나무 그늘아래 놓인 평상에 앉아 끝없이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니 걸을때 잘 보이지 않던  작은 칠게와 짱뚱어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수억년 바다가 만들어낸 갯벌은 그 자체로  생명을 가득 품고 있는 작은 우주이자 생명의 보고이다. 

남도땅 남파랑길 여수에서 해남까지 우리는 수많은 갯벌과 그 속에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들을 만나게 된다. 

 

 

 

신풍마을을 지나면 곧장 여수공항으로 이어진다.

관제탑이 없었다면 공항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사방은 고요하고 이용객이 거의 없다. 

 

 

 

여수공항 오른쪽으로 난 좁은 길은 농로 넓은 황금들판길로 이어진다. 멀리 전봉산이 우뚝 솟아 있다

들판길은 탁 트여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그리 큰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농로를 따라 하염없이 걸어가면 될뿐..

 

 

 

영광무시들판에서 콤바인이 쉴틈없이 낟가리를 뱉어 내고 있다.

작은 콤바인 하나, 이앙기 한대가 수십명이 하루 종일 붙어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100m 넘는 논 한줄을 불과 5분도 걸리지 않아 베어내고, 알곡을 털어 저장한다. 얼마나 놀라운가..

한참을 서서 추수가 마무리되어가는 들판을 바라보다 걸음을 옮긴다

 

 

 

소라천 다리아래 은빛 머리를 풀어헤치고 햇살에 빛나고 있는 갈대를 내려다 본다.  

모처럼 만나는 작은 선물에 감사하며 짧은 가을 햇살이 저물기 전에 걸음을 재촉한다. 

 

 

 

덕양역 앞 소공원

지금은 폐쇄된 덕양역을 스치듯 지나 덕양마을을 가로질러 오늘 길의 종점인 소라초등학교에 다다른다. 

하룻동안 51~52코스 약 30km를 걸었다. 피곤이 몰려오지만 오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수 웅촌 수변공원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가사리 갈대 체험장으로 이동하여 잠자리를 만들예정이다

 

감동을 주는 풍경은 없지만 소박하다. 특별함이 없어도 다양한 경관이라고 하면 과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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