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42코스(신전숲~다랭이마을)위로 받고 싶을 때 길을 떠나자

SM 코둘4500 2022. 8. 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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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42코스는 신전숲을 출발, 미국마을과 두곡월포를 거쳐 가천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지는 15.6km의 길이다
파도치는 소리가 앵무새울음과 닮았다고 하여 "앵강만"이라고 불리는 바다를 지나 미국식주택이 늘어선 미국마을을 지나면 몽돌해변이 일품인 두곡월포해수욕장을 만난다. 길은 이동면을 지나 남면으로 넘어간다.
홍현리 석방렴을 바라보며 설흘산 비탈진 언덕을 타고 구비구비 넘어가면 남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가천다랭이 마을이 나타난다.

신전숲 남해바래길 안내도

수백년된 상수리가 하늘을 가릴만큼 울창한 신전숲은 한때 군부대로 활용되다 군부대 이전으로 인근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오늘의 신전숲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앵강다숲마을로 알려진 신전숲은 갯벌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작약꽃(함박꽃)

신전숲을 한바퀴돌아 걸음을 옮겨가는데 보도블록 옆 작은 화단에 작약꽃이 활짝 피었다.


신전숲을 지나 목단도가 한가로이 떠 있는 앵강바다를 바라보며 걸음을 옮겨간다.
멸치 건조장에서 꼬득꼬득 말라가는 멸치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을주민 한분이 사진찍지 말라고 한다.


수령600년 느티나무

남파랑길의 어촌마을에는 아름드리 보호수가 없는 마을이 거의 없다.
어촌마다 나무 한그루씩은 다 가지고 있는데 주민들 휴식처역할도 있었지만 대부분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당산나무로서의 역할이 더 크지 않았을까


화계마을을 벗어나 앵강바다를 내려다보며 호구산중턱으로 난 임도길을 오른다


호구산 오르는 길 양편으로 돌로 단을 쌓아 다랭이논을 만들었다.
규모나 돌담사이 푸른 이끼로 보아 만든지 오랜 논으로 보이는데 지금도 논농사를 짓기 위해 논 여기저기 모판을 옮겨다 놓았다. 내려다보는 경관이 아름다웠다면 가천 못지 않을 명성을 누렸을 것 같은 다랭이논이다


호구산모퉁이를 돌아 임도를 따라 걷는다.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길 앞쪽으로 앵강만이 펼쳐지고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도교가 보인다


미국마을

미국교포들에게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마을을 조성하고 미국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는데 바로 미국마을이다.
주택 21동을 지어 미국식 마을을 추구한 것으로 보이는데 독일마을 만큼 다수의 호응을 받지는 못하였는지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원래 주인들은 3가구를 제외하고는 다른 곳으로 이주하였으며 남아 있는 사람들은 민박 등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고 하는데..남해군청의 건립당시 목표였던 인구유입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남파랑길코스에서 내려다보는 미국마을은 길을 따라 도열하듯 서있는 메타스퀘어와 이국적인 주택과 정원등 나무랄데 전혀 없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찔레꽃

5월이면 한국의 야산과 들판 어디에서든 찔레꽃을 볼 수 있다. 작고 향기로운 하얀꽃은 한국인과 잘 어울린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랫말에도 찔레꽃이 꼭 들어간다. 우리에게는 진달래만큼이나 친밀한 꽃 찔레꽃이다


미국마을
죽순이 단단한 땅을 뚫고 "뿅"솟아나고 있다
수로위 남파랑길
앵강만과 노도

미국마을을 지나고 작은 수로를 넘어 임도를 올라섰다가 내려서기를 두어번, 가만히 살펴보니 눈앞에 빨간 장미꽃이 불어오는 바람에 살포시 흔들리고 있다.


여기서 부터 이동면에서 남면으로 넘어간다


두곡월포 가는 길


월포가는 길

처음에는 비에 젖은 것 같은 노란 모래사장이 나타나더니 몇발자욱가지 않아 자갈해변으로 바뀐다
바닷길 따라 줄지어 서 있는 펜션과 까페를 쳐다보며 한국의 경치좋고 풍광좋은 곳은 어디건 펜션과 까페뿐인 "똑같은 길"을 걸어간다.
5.9. 2일차 여행을 두곡월포에서 멈추고 5.10. 평산항에 차를 주차하고 다시 동서의 도움을 받아 월포에서 길을 시작한다


5.10. 평산항의 아침은 분주하다. 새벽에 잡아온 활어를 다라이(대야)에 담아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부근에 숙소가 있었다면 한다라이 횟감을 푸짐하게 손질해서 아침부터 성찬을 마련했을 것이다


두곡은 지금 공사중이다. 포크레인과 중장비 굉음이 해변을 진동시키고 있는 길을 따라 빠르게 걸음을 옮긴다
바다와 산책로 사이에 어른 허리 높이의 방파제가 있어 아이들이 넘어가려면 어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월포 이야기

30대 중반 즈음이었을까. 처제의 도움을 받아 월포에서 3일밤을 보낸 기억이 남아 있다
아이들 포함 20여명이 바닷가 외딴집 마당에 텐트를 치고 영원히 잊지 못할 이야기거리를 남겼다
선장님 지시에 따라 정치망 그물을 올리고 댓가로 받은 싱싱한 생선을 안주삼아 밤이 새도록 이야기하고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웃고 떠들며 보냈던 시간들이 세월을 따라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때 만났던 사람들,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고 어른은 노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흩어지듯 만나듯 그렇게 살고 있다.


미루나무길

남해 여행지 곳곳에 농작물채취를 금하는 경고판이 부착되어 있다. 뭘 훔쳐갔을까. 농작물...


월포를 지나 언덕을 따라오르는데 군청에서 운영하는 펜션이 보인다.
언덕아래는 바다, 바닷길 위에는 미루나무 서있는 좁은 길


지금은 무슨 건물..?

길 끝에 예전 학교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키큰 느티나무 한그루 그 앞을 유유히 지나 바닷가로 내려선다


홍현리 바다를 걷는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고 바람불더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름다운 갯바위로 작고 가벼운 파도가 밀려든다. 어차피 우산도 없으니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갯바위며 몽돌해변을 눈으로 흟고 지나간다. 그때 느낌 하나...야영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화장실 깨끗하다

홍현마을 송림은 야영장이다. 깨끗한 화장실과 탁트인 바다, 시원한 송림숲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가.. 공기는 달달하고 바다는 어떻게 저리 푸른지..


홍현리 바닷가

내리던 비는 5분도 되지 않아 그쳤다. 바다냄새 물씬 풍기는 해초내음이 상큼하게 코를 자극한다
위판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해서 들어가보았는데 아무도 없다. 사실이라면 절반값이다


꽃양귀비 가득 피어난 계단을 따라 오르면 홍현마을 가는 찻길이다


이름만 들어도 아름답다 무지개마을 홍현..
홍현을 대표하는 단어.. 청정바다, 소라, 전복 등 해산물과 방풍림, 몽돌해안과 석방렴, 숨비소리와 사람들..


찻길을 지나고 언덕아래 좁은 길을 따라 다시 홍현마을로 들어간다. 언덕아래 석방렴이 키낮은 돌담처럼 바다에 쌓여 있다
돌로 담을 쌓아 밀물때 들어온 고기를 설물때 잡는 원시적 어로방식이라고 하는데 제주에서 석방렴과 유사한 "원담"이라 돌그물을 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런 허술한 돌그물에 잡힐 고기가 있으려나..하여간 석방렴은 고기잡는 돌담 그물이다


홍현마을 방품림은 남해 어느마을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방풍림이다. 동해안 방풍림이 주로 소나무로 조성된 반면 남해는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또는 상수리 등 주로 활엽수가 방풍림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물건어부림과 앵강다숲, 벽련마을 느티나무가 대표적이다


홍현마을 석방렴을 가까이서 바라보니 생각보다 정교하다. 돌담을 50cm 이상 두껍게 쌓은 뒤 한쪽으로 바닷물이 들고 나오도록 하여 밀물을 따라 들어온 고기가 돌그물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돌담아래쪽에 미리 설치한 통발로 고기가 들어가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홍현마을 지나고 상상속의 펜션을 지나고 왼편으로 멀리 노도를 바라보며 숲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부터 발아래는 천길 낭떠러지가, 위로는 하늘을 가린 활엽수의 짙은 수림을 오르내리며 길이 이어진다


하늘을 가린 숲을 빠져나오는데 하얀 찔레꽃이 활짝 피었다.
바다와 어울린 찔레꽃 한걸음 옮겨갈 때 마다 은은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찔레꽃 피는 5월의 풍경은 평범하지만 자주 구경하기 어렵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꽃향기에 취한다


다랭이마을 가는 깊은 산길에 누군가 벤치를 가져다 놓았다. 성의를 무시하면 벌을 받는다
잠시 앉아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후배인 "봉"선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다랭이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부산에서 날위해 여기까지...?


잠깐이면 도착할 줄 알았던 다랭이마을은 돌투성이 사나운길과 한사람 겨우 지나갈만큼 좁은 숲길을 지나 오느라 제법 시간이 걸렸다.

사람이 다니지 않았다면 숲으로 다시 돌아갈 것 같은 길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다랭이마을 바다가 그 모습을 보여준다


다랭이마을 바닷가 정자

다랭이 논에 유채곷 지고 난 흔적이 가득하다. 정자에 몸을 기대고 바다를 바라보고 다랭이를 올려다본다

다랭이 마을을 찾는 마음의 절반은 물결칠때 마다 색을 달리하는 바다에 있고 나머지 절반은 층층히 쌓아올진 다랭이 논에 있다. 나도 그렇다

오전에 내린 비탓인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며 오르내린다. 지금은 5월


다랭이를 찾는 사람의 절반은 바다를 보고 감탄한다.
파란물결 푸른 언덕, 하얀 갯바위를 보면 그도 그럴 것이다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았던 선조들의 억척스러움이 이어지고 있는 삶의 현장인 다랭이논은 골짜기의 비탈진 곳 계단식의 좁고 긴 논배미란 뜻이다.
우리네 어버이들이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려고 산비탈을 깎아 곧추 석축을 쌓아 계단식 다랭이논을 만든 까닭에 아직도 소와 쟁기가 필수인 마을이 바로 다랭이마을이다.
이 다랭이논은 2005년 1월 3일 국가 명승 제15호로 지정되었다. 바다에서 시작된 좁고 긴 논들은 계단처럼 이어져 있고, 남해 최고의 산행길로 사랑받는 응봉산과 설흘산을 향하고 있다.
다랭이마을은 근처 빛담촌을 거쳐 항촌-사촌-유구-평산바닷가를 걷는 11코스 다랭이지겟길의 시작점이기도 하고,홍현마을부터 가천다랭이마을 해안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10코스 앵강다숲길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포인트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이 준 그대로에 감사하며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았던 선조들의 억척스러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한 다랭이논은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이 빚어낸 가치로 빛이 나는 곳으로 남해여행의 백미가 되는 곳이다.
- 남해군 여행에서 인용 -

남해의 대표적 여행지인 가천다랭이 마을에 대해 너무 긴 해설이 되었으나 "남해군여행"만큼 정확하고 상세한 해설을 할 자신이 없어 인용하였다


다랭이마을 암수바위

마을아래로 내려가면 암수바위로 알려진 바위가 우뚝 서있는데 그 옆자리에 암수바위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이 있다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바위였다고 하는데 지금도 음력 10.23.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다랭이 마을을 한바퀴돌고 암수바위에서 봉선생을 기다린다. 그가 나를 위해서 아침밥 일찍 먹고 부산에서 남해로 왔다
길걷는 나에게 웃음을 주고 힘을 북돋아주었다. 남파랑길 42코스는 가천 다랭이마을에서 끝이 난다.
어제 42코스의 절반을 걸었고 오늘 두곡월포에서 나머지 절반을 다랭이마을에서 마치고 "봉"선생과 43코스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남해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남해12경 중 7경까지만 소개한다.
다만 주관적 의견이 반영될 수 있으므로 설명은 생략하고 일부명칭만 개인적 취향에 따라 나열한다

1. 남해금산과 보리암   2. 상주은모래비치
3. 지족해협 죽방렴       4. 물건방조 어부림
5. 다랭이마을                6. 벽련마을과 노도
7. 송정솔바람해변
나머지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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