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43코스는 가천 다랭이마을을 출발, 향촌 몽돌해변과 선구마을을 지나고 유구마을에서 아름다운 섬 죽도와 해변을 만난다. 부드러운 모래결을 느끼기 위해서 사촌해수욕장을 맨발로 걸어본다. 송림사이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과 찰랑거리며 다가오는 모래물결은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하나를 선물한다.
해안을 걷기도하며 마을안길을 걸어가기도 하며 때로는 숲길을 때로는 섬길을 따라가는 풍경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총거리13.6km 시간 4시간
변덕스러운 날씨 탓인지 바람불고 춥기까지 한 5월의 오후 다랭이마을 암수바위에서 43코스를 시작한다.
첫출발은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오르막이다. 길을 따라 세워진 배너를 하나 하나 읽으며 지나간다
역사갤러리, 암수바위, 다랭이논, 다랭이지겟길, 다랭이의 일출, 다랭이마을 달빛걷기 등 테마와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다랭이마을과 논과 바다의 길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랭이마을의 진면목은 낮의 풍경에 있지 않고 한밤에 이루어지는 달빛걷기에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다랭이가 가진 특별함이 그만큼 크다는 뜻일게다
바닷가 빛담촌 펜션단지를 바라보며 걸어간다
걸음을 멈출만큼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지만 풍경좋은 장소는 빛담촌 펜션이 자리잡았다
예쁜 펜션이 추한것이 아니고 바닷길마다 난립한 건물이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할 때..
선구마을을 내려다보며 차도를 지나고 포토존을 지나고 마늘밭 한가운데 길을 지나기도 한다.
두곡 월포에서 5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다
오후를 향해가는 시간 길이 조금씩 힘들어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다. 무념무상..오직 길과의 대화만 있을 뿐
선구마을 우물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물속에 하늘빛과 얼굴이 함께 있다. 한바가지 떠서 손과 얼굴을 씻는다.
주변 갯바위는 수심이 깊고 굴곡진 곳이 많아 볼락과 감성돔, 농어등이 잡히고 배를 이용하면 더 많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누가? 몽돌에 쪼그리고 앉아 바다를 보고 있던 선장님이..
선구리 향촌마을 바다는 남쪽으로 환하게 열려있고 뒤쪽은 설흘산 자락이 바다를 내려다보고 마을을 지켜준다
천혜의 땅 선구리 향촌마을은 활처럼 휘어져 둥글게 바다를 감싼 호수같은 바다와 해변에 펼쳐진 몽돌밭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지만 " 흔한 몽돌이지만 저에게도 가족이 있어요. 저를 데려 가지 마세요"라는 경고판이 있다
선구항과 향촌마을을 잇는 바닷길 따라 몽돌해변이 거의 1km 까지 이어진다.
자갈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의 조화를 느껴보자
그냥 파도소리가 좋다.. 파도소리..자륵..자륵..톡톡..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면 향촌은 전형적 어촌 시골마을이다.
천혜의 자연을 가지고 있음에도 개발의 광풍이 향촌은 비켜갔는지 작은 황토밭과 고기잡는 바다를 바라보며 전통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주민들의 인심도 살아 있다..다음 휴가지는 향촌마을이면 어떨까
선구리 향촌바다가 환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을 오르는데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밭이 장관을 연출한다.
5월은 보리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푸르던 청보리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
보리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그 옆자리 팽나무는 저렇게 푸르고 싱싱하다.
향촌너머 작은 산과 언덕에 쌓여 있는 사촌바다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말그대로 모래가 아름다워 "사촌(砂村)이라고 쓰는 사촌해수욕장은 남해군 남면 사촌마을에 있다.
결코 요란하거나 수다스럽지 않고 부드러워 부담스럽지 않다. 백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송림은 또 어떤가.
숲에서 불어오는 청량함과 바다가 선물하는 해풍의 조화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풍경으로 다가온다
보물섬답게 아름답게 소개한 글쓴이의 마음이 느껴져 보물섬 남해군 남면에서 소개한 글을 인용하였다.
사촌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다시 숲길로 인도하는가 싶더니 사촌마을과 이어진 이름모를 몽돌해변으로 내려선다
길은 해변으로 수월하게 이어지는데 어딘지는 모르겠다.
그러면 어떠랴..휘어지고 꺾일 때 마다 변화하는 풍경이 이렇게 눈부신데..
눈이 번쩍 띠일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답다. 길위에서 만나는 보석이 따로 있으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하얀모래와의 절묘한 조화가 눈앞에서 펼쳐진다.
유구마을 바다에 구름처럼 둥둥 떠 있는 죽도를 바라보며 평산항을 향하여 성큼성큼 걸어간다.
월포를 출발하여 8시간 넘게 걷고 있지만 길이 힘들지 않은 것은 이런 풍경때문이다.
유구마을을 뒤로하고 마지막 남은 길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데 하늘이 흐려지고 바람불더니 갑자기 비가 내린다
다랭이 고추밭에 비료주던 아주머니 한분이 놀라서 허리 펴고 하늘을 쳐다 보는데 어디선가 걸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어이...비도 오는데 그만 내려가세.." 아무리 5월해가 길다고 해도 오후 6시를 향해가고 있는 시간, 영감님 목소리에 막걸리 생각이 묻어 나온다. 내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오후 6시에 평산항 작은 미술관에 도착후 벤치에 앉아 9시간 긴여행에 지친 몸을 쉬어간다.
작은 미술관은 보건소로 사용되던 곳을 미술관으로 개조하였다고 한다.
늦은 시간때문인지 미술관은 문을 닫았다
남파랑길 43코스 종점이자 다랭이지겟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활어경매로 분주했던 평산항의 아침 풍경과는 달리 오후 시간은 조용하다.
몇몇 횟집은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몇몇 마을 할머니들은 유모차에 몸을 기댄채 낯선 방문객을 관심있게 쳐다본다
민박을 겸하고 있는 횟집에서 생수한병을 구해서 봉선생에게 주고 트렁크에서 하루종일 햇살받은 미지근한 생수로 목을 축인다 . 비내리는 평산항에서 봉선생과의 작은 오해가 있었던지 그가 갑자기 부산으로 돌아갔다.
벗을 알면 내가 더 깊어 진다고 했던 자산어보 영화대사가 생각나 내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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