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27코스는 거제 마지막코스이다.
청마기념관을 출발, 고려 의종의 한이서린 둔덕기성과 구거제대교를 지나 통영 신촌마을까지 이어지는 10.3km ,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코스이다. 3월 2일 거제코스를 시작, 1달하고 보름걸려 4월 17일 거제를 완주하고 빠져나간다.
지인들의 도움 덕택이다.
안에서는 볼 수 없다. 일단 떠나자. 떠나면 볼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한 코리아 둘레길, 해파랑길을 완보하고 오늘이면 남파랑길 거제 13개코스 177km를 마감한다. 24일차
부산 지하철 1호선 신평역에서 오전 9시 15분 고현행 버스를 타고 10시10분 도착, 처남의 도움을 받아 청마기념관 11시 도착후 방하마을을 출발한다.
청마기념관 방하마을을 출발, 아스팔트 차도를 따라 걷는다. 부드럽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둔덕천변, 길게 길을 따라 유치환의 시가 새겨진 배너가 설치되어 있다.
청마는 "그리움"과 "사랑"의 시인이었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할 소냐"로 시작하는 조지훈의 시 낙화가 유명하지만 유치환의 시 낙화는 한 여인을 향한 애절한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동백꽃이 뚝뚝 떨어져 내리던 "날 오라 어서 오라"며 낙화를 썻을 것이다
거제를 떠나도 그의 생가를 떠올리며 청마가 생각날 것이다.
청마의 시가 있는 길을 벗어나 둔덕기성 방향 언덕길을 따라 오른다.
물이 가득 채워진 논을 지나고 영산홍 붉은 꽃잎을 바라보기도 하며, 연초록 잎 가득한 산으로 스며든다
작은 산중 호수를 지나 산마루에 올라선다. 볕은 따갑지만 그늘은 시원하다.
우두봉 임도, 그늘진 자리만 골라 걸음을 옮겨간다.
부드러운 흙길이 계속이어진다. 깨끗하고 맑다. 예쁜 길이다.
독차지한 임도길에 온갖 풀이 앞다투어 자라나고 향기로운 바람이 숲을 지나간다
한때 천하의 명약 "봉황삼"으로 널리 알려진 식물이다. 잎을 따 냄새를 맡아보면 조금 역겹기도 한 독특한 냄새가 난다
어째거나 지금도 봉삼하면 꺼뻑하는 사람들이 있어 약초꾼들이 선호하는 약초가 되었다
남파랑길과 고려촌문화체험길은 중복되는가 보다. 고려 의종의 한이 서린 둔덕기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한데 히스토리텔링화 한 이야기를 길로 풀어놓았다.
고려 무신의 난때 의종이 둔덕기성으로 쫒겨와 3년간 머물렀고, 복위운동이 실패로 끝나면서 경주에서 이의민에 의해 살해되었다. 의종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의종이 거제로 들어올 때 건넜던 견내량에는 전하도라는 지명이 있으며, 반씨 성 가진 장군의 후손들이 둔덕에 살고 있다고 한다
둔덕기성이 올려다 보이는 벤치에 앉아 봄소풍을 즐긴다. 김밥도 있고 커피도 있고 후식도 있다.
자리를 떠자니 좀 아쉽다. 자리에 누워 한숨 푹쉬었다 가면 좋겠다
임도길 따라 이리 저리 살피며 길을 걷는다. 길 양편으로 취나물이 돋아나고 있다. 이어지는 길위로 풍경이 펼쳐진다
봄날이 주는 선물이다. 연초록 가득한 숲은 말그대로 완연한 봄날이다.
휘어져 나가고 다시 길게 이어진다.
임도가 갑자기 크게 휘어지더니 통영 푸른 바다가 눈앞으로 다가온다.
해간도가 보이고 여기 여기 작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슴이 확 열리며 바다의 숨결이 느껴진다.
길이 좁아지더니 이내 내리막이다. 나무잎들 사이로 사람사는 마을과 논밭이 언뜻 언뜻 보인다.
오늘은 예쁜날, 햇살 한줌 바람 한땀에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지난 3월 넘었던 신거제대교 아래를 걷는다. 그때는 15코스였고 오늘은 27코스이다.
신거제대교 아래 견내량을 지난다. 어디선가 생선인지 조개인지 썩은 냄새가 견내량에 가득하다.
견내량은 통영과 거제를 잇는 좁은 해협이다.
고려 의종이 건넜다고 해서 전하도목으로 불려졌으며, 거제만 연안수로의 중요한 길목이었던 견내량은 한산대첩이 벌어진 전장 이었으며, 학익진을 펼쳐 일본 수군을 섬멸한 해역이기도 하다. 견내량대첩으로도 불리운다
구거제대교 다리위에서 견내량 바다를 본다. 거제도가 외해의 파도를 가로 막아 바다는 평온하고 고요하다.
구 거제대교위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평화롭고 고요하다.
신거제대교로 들어갔다 구거제대교를 통하여 거제를 빠져 나온다.
걸어가는 내내 햇살같고 봄바람같은 선물을 한아름씩 받았다
시선이 가는 곳에 해간도와 그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시 장평리 구거제대교앞 신촌마을에서 27코스를 끝맺음 한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큰 섬이다. 가라산, 노자산, 산방산, 대금산 등 명산이 거제를 거제답게 하고 바다는 바다대로 60여개의 섬을 품어 사람과 마을을 키웠다
15코스에서 27코스까지 모두 13개의 코스를 품고 있으며 거리는 177km에 이를 만큼 길고 다양하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문화와 역사와 아픔과 풍요로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거제코스를 끝내고 이제 통영으로 들어간다
신촌마을 도착시각 오후 1시 30분,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해간도로 향한다
구거제대교에서 용남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도 20분이면 충분하다.
통영시와 거제시 사이에 숨어 있는 보석같은 섬 해간도는 폭이 150m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섬으로 한바퀴 돌아보는 데도 20분이면 충분하다.
한산대첩으로 유명한 견내량이 품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섬으로 민가도 두어채 보이고 까페와 캠핑장, 펜션 도 있다.
2009년에 개통되었다는 해간교는 세상과 섬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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