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과 고성의 경계지점에 있는 황리4거리는 낯선 지명이다
출발지점부터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일도, 감상할 그 무엇도 없는, 일상에서 늘 만나는 "그냥"마을일 뿐이다
부산에서 07시에 출발, 9시에 도착하여 실비촌 앞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떠난다
2월 한달을 푹 쉬었다 다시 시작하는 남파랑길이지만 낯선 느낌은 전혀 없다.
2박3일 차박 일정으로 준비하고 떠나온 점이 다소 다를 뿐이다.
14코스는 여행자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은 아니다.
비밀스럽게 숨겨놓은 것도 없는 평범한 마을과 산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런곳인들 풍경이 없으랴
삶터를 일구는 사람도 풍경이 된다면 그들이 살고 있는 그 길을 따라가보자. 총거리 14km, 소요시간4시간
횡단보도 건너 임외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벚나무가 도열한 차도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호암마을 적덕삼거리 이정표까지 길은 외길이다. 넋놓고 걷다보면 차도를 따라 계속걸어가게 된다.
차도가 끝나는 곳 이정표는 임도방향으로 길을 안내한다
2022.3. 2. 아침저녁으로 서리가 내리고 바람이 차다.
바람이 낚엽을 쓸고 갔는지 나뭇잎하나 없는 임도길을 따라오른다
S자 임도가 석가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산으로 둘러쌓여 바람까지 멈춰버린 언덕배기 임도에 지난 가을 떨어진 낚엽이 가득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호젓한 길을 따라 적덕마을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멀리 거제도와 가조도 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는 통영바다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는 섬은 사람이 살고 있는 입도이다. 전형적인 어촌풍경이다
적덕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작은 밭에 부부농부가 농사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
남편은 관리기로 밭이랑을 만들고 아내는 돌을 골라내고 있다.
적덕마을이 끝나는 지점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가 아니어도 좋다. .
통영 덕포바다, 그 바다너머 거제도의 크고 작은 섬들..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답답함을 날려버린다
구집마을에서 작은 언덕을 타고 오르면 또 다른 풍경이 뒤따라온다.
통영의 매력은 무엇일까. 통영이 주는 선물이 어떤 것인지..오롯이 다 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을 무시할 수 없다.
남파랑길 다수는 배고픈 시간에 맛있는 먹거리를 만나기 어렵다. 물과 도시락은 필수품이다. 14코스도 그렇다
바람을 막아주는 창포마을 방파제 끝에 앉아 추운 점심을 먹는다. 계란과 커피, 빵 몇조각과 과일 그리고 배고픔과 갈증..
어선수리하던 마을분이 "남파랑길 걷는 분이죠" " 이부근에는 식당이 없습니다. 까페는 몇개 있는데.."
한가롭게 까페에 앉아 보낼 시간이 없으니 어쩌랴..
손덕마을 지나 광도면 해안데크길이 광도 수국꽃길까지 이어진다.
지금은 영등철..3월초 날씨는 예측할 수 없다.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의 바람이 불더니 갠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죽림만을 매립하여 조성한 죽림해안산책로는 인근 내죽도 수변공원과 함께 죽림만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산책로이다. 인근 직장인들과 아파트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가슴이 뻥뚤리는 듯한 풍경은 아니지만 나름 매력넘치는 길이다
별로 크진 않지만 있을 건 모두 다 있는 수산시장이다. 값싸고 양도 푸짐하다
죽림해안산책로가 끝나는 길에서 10분이내의 거리에 충무도서관이 있다. 도착시각 오후 1시 45분
14코스를 완보했지만 오늘은 통영 신거제대교앞 견유마을까지 15코스 일부를 걸을 예정이다.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것이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지만 길이 끝나지 않았으니 걸음을 멈출 수 없다
남파랑길 통영구간은 14코스, 15코스, 28코스, 29코스, 30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14~15코스는 거제 입도(入島) 전 코스가 되며 28~30코스는 거제를 빠져나와 다시 시작하는 통영코스가 된다
통영은 다도해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탁 트인 바다위 점점히 떠있는 수많은 섬들을 빼고는 통영을 말할 수 없지만
오늘은 통영의 일부 코스를 끝으로 거제로 들어간다.
일상의 세계에서 얻을 수 없는 자유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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