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섬이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몸으로 느껴야만 제대로 알 수 있다
바다를 만나고 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는 길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거제도 남파랑길 열두코스를 모두 걷고나면 거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가 원하는 것을 하라"
남파랑길 16코스는 거제도에서 만나는 첫코스로 사등면사무소 앞을 출발 성포항과 사등성과 사곡해수욕장을 거쳐 고현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어지는 13km,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무미건조 한 길이다.
사곡해수욕장에서 고현터미널까지 이어지는 거제대로구간은 엄청난 속도로 질수하는 차량들을 조심하며 걸어가야한다
15코스를 이어 16코스까지 하루에 걷는다.
사등면사무소를 떠나 해안도로를 따라걷다 보면 성포항에서 가조도 연륙교를 만난다.
가는 길이 따로 정해져 있기에 섬안으로 들어가지 않지만, 섬속의 섬 가조도는 최고봉인 옥녀봉을 중심으로 전형적인 어촌마을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거제시 사등면 성포항은 색이 있는 항구이다.
주황색 연륙교와 희고 빨간색 등대와 짙은 숲으로 둘러쌓인 고래섬과 푸른 바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마을들
성포항을 지나 거제대로 아래 지하도를 넘어 망치산으로 들어간다.
낚엽 쌓인 길은 완만하고 부드럽다. 잡목이 우거진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른다.
길은 계절을 따라 변한다. 편백숲에 이르러 가야할 길을 한번더 체크한다.
나무계단으로 오르지 않고 앞으로 뻗은 산길을 따라 걸어간다. 평범한 길이 계속이어진다
멀리 삼성중공업 크레인이 보인다
거제는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대우조선과 중소규모 조선소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자 대한민국 조선업의 메카였으나 조선산업의 쇄퇴로 지역경제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고 한다.
금포마을을 지나고 사등성을 따라 걷는다. 사등성은 들판에 쌓은 석성이다.
성으로 둘러쌓인 안쪽에는 성내마을이 있는데, 성벽이 낮은 쪽은 마치 돌담같이 보이기도 한다. 경남의 기념물9호이다
성내마을 밖 차도와 마을을 가르는 방음벽에 화가 양달석과 관련한 그림과 해설을 붙여 놓아 한참을 들여다 보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양달석 화가는 일제강점기때 조선전람회입선으로 화단에 등단하였다. 성내마을에 "양달석 미술관"이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둘러보고 가도 좋을 듯하다
사곡해수욕장 가기 전 넓은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다.
해초 썩은 냄새인지, 갯벌 냄새인지 분간되지 않은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이런 풍경을 보면 해파랑길위에서 만났던 투명한 해변을 떠올린다.
망상과 삼척의 부드럽고 깨끗한 모래,,어떤 해변이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다.
세상에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도 있다.
사곡해변을 떠나 언덕에 서면 해수욕장같기도 하고 갯벌같기도 한 해안이 눈앞에 펼져진다
3월의 햇살이 조금씩 기울고 있다
거제대로 왕복 6차선 도로를 따라 고현터미널까지 걷는다. 질주하는 차량들로 절로 몸이 움츠려 든다. 두루누비앱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권하지만 배차간격도 길고 택시 잡기도 어렵다. 차도 옆 좁은 갓길따라 안전에 유의하며 빠른걸음으로 지나가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20분정도면 차도를 벗어나 샛길로 접어들수 있다
거제대로 옆 작은 소로를 따라 걸어가다 다시 차도를 만나지만 고현터미널까지는 금방이다
거제시내에서 가장 복잡하고 소란스럽지만 인도를 따라 걸어가니 전혀 위험하지 않다
견내량에서 고현버스터미널까지 걸었던 20km, 쌍동이 섬 고개도와 사등해안산책로 등 잊어버릴 수 없는 풍경으로 길을 시작했으나 성포항과 가조도다리를 지날때부터 풍경이랄 것도 없는 지루한 길이 터미널까지 이어졌다
해파랑길과 갈맷길과 지금까지 걸었던 남파랑길,, 참 많이도 걸었다.
지금도 걷고 있지만 언제나 같은 길이 없다.
길위의 풍경이 모두가 아름다운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저녁은 차박이 아니라 가조도 펜션을 이용할 예정이다.
어제 저녁 차가운 밤바람에 지친 몸을 씻고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꿀같은 밤을 기대하며. 20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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