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에 부산을 출발하여 배둔시외버스정류장에 9시에 도착 후 노상주차장에 주차하고터미널 앞 남으로 나있는 길을 향하여 13코스를 시작한다
당항만과 거류면을 거쳐 고성에서 통영 광도면까지 일부를 제외하고는대부분 바다와 산, 논과 밭, 돌담이 있는 시골마을을 따라 걷기 편안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여행은 동반자라고 했으니 오늘도 동행인이 함께 한다.
1월의 마지막주, 겨우 몇걸음 옮겼을 뿐인데 어떤 길이 기다릴까 기대반, 설레임 반의 마음으로 길을 떠난다
고성 회우랑길은 고성당항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4.5km 단거리 걷기 코스로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 해안로가 일품인 길이다. 우리는 회우랑길을 가지 않고 호젓한 남파랑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고성과 마산을 잇는 교통의 환승지역할을 담당하는 배둔시외터미널. 남파랑길 10~13코스를 연결하는 고마운 존재이다
고성은 공룡의 시간들로 가득하다.
공룡테마파크와 박물관, 공룡엑스포가 열렸던 당항포와 상족암 등 공룡과 관련한 테마거리와 공원을 체험할 수 있다
바다를 매립하여 만들었다는 간척지 "마구들판"사이 시멘트 농로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남파랑길 13코스의 시작이다
추수 끝난 논에서 벼 그루터기가 흩어진 짚풀과 뒤섞여 있다.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짚향이 그윽하다
용암산에서 발원하는 구만천이 마암천과 합수하여 당항만으로 흘러든다.
왜가리 몇마리가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구만천 지나 배둔 체육공원을 지나면 당항만 넓은 하구가 눈앞에 펼쳐진다
제방에 걸터앉아 당항만 풍경을 바라본다. "어때 여기 좋지"묻는 말에 대답은 않고 연신 셔터만 눌러댄다
밀물시간인지 당항만 제방 턱까지 물이 차오른다.
인적없는 길이 조용하다. 강물이 아름답다
당항만이 시작되는 곳, 당항만 둘레길이 끝나는 곳이다
보도교 중앙에 거북선 모형을 설치하여 멀리서 보면 거북선이 물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1592년 6월 임진왜란 초기 당항포해전에서 이순신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왜적선 57척을 격파하고 승전보를 울린 곳으로 당항만 곳곳에 이순신장군의 뜻을 기리는 기념물이 설치되어 있다
아침출발때 걸려온 한통의 전화 "나 걸으러 간다"짧은 마무리가 마음에 걸려 후배에게 전화를 하니 "형이 부럽소.. 나는 걷고 싶어도 걷지를 못하는데" 허전해진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걸음을 옮겨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새한마리가 갈대숲으로 숨어든다
당항만도보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마동호방조제가 모습을 드러낸다
담수호라고 하는데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는 면에서 실패한 담수호 "시화호"를 떠올리게 한다
주차장에 "차박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방조제를 지나면 덤프트럭이 질주하는 도로옆 좁은 갓길을 따라 주유소까지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남파랑길 "싸인"을 잘못보고 구절산 방향따라 오르는데 길을 잘못들었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리본까지 걸려 있어 착각했다, 무덤가에 앉아 커피와 간식을 먹고 다시 논과 밭옆으로 난길 따라 걷는다
길을 잘못 들면 왕복 300m..지치면 힘빠지는 거리다
이쪽 논에서 저쪽 논으로 참새몇마리가 지나가더니 둠벙가에 앉아 주위를 경계한다
둠벙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다. 물속에 생명을 기르고 아이들에게는 유년의 추억을 남긴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남촌마을이다. 한겨울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은 시금치밭을 가까이서 바라본다.
지금은 한겨울 1월의 마지막주
기적같이 제색을 잃지 않고 푸르름을 뽐낸다
마을 뒷산 구절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전혀 시리지 않음과 무관하지 않겠다
남촌마을 지나 정북마을로 들어가면 고성이씨 "추모비"가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마을 안쪽에 들샘이라는 우물이 있고 그 우물의 북쪽에 있어 정북마을이라고 했다. 정북(井北)
동림마을 가는 길에서 만난 돌담이 빈집을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다.
시골길과 나즈막한 돌담은 정겹다는 느낌과 함께 소박하다는 생각을 먼저 생각하게 한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마음을 충만하게 하고 낯선 감동을 만나고 싶어서 떠나는 건 아닐까.
돌담과 소박함은 다른말로 여행에서 만나는 맛과 멋이 아닐까
동림마을 행적비를 지나면 거류면 소방파출소와 마주친다.
77번 국도를 따라 남파랑길이 계속 이어진다
거류면 시가지를 가로질러 시내 끝까지 걸어간다.
편의점에 앉아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풀고 당동삼거리 지나 해안길로 접어든다
여행의 의미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순간..잔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당동만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
겨울이면 찾아와 오랜세월 변치않고 당동만 바다를 지켜왔을 물닭이 여유롭게 떠있다
당동만 주변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해안둘레길 夜(야)한 풍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절로 마음이 가벼워진다
미리 알고 오지 않아도 그냥 스치고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차가 다니지 않는 차도를 따라 걸어간다
바다 건너 고성만에 선박조선업체의 거대한 크레인이 보인다
당동만을 따라 면화산 둘레길이 이어진다.
멀리 거제 가조도가 보인다. 옥녀봉이 선명하고 검은 빛으로 남아 있다. 둘레길이 끝나는 곳부터 통영시 광도면이다
면화산 둘레길따라 걸어가는 끝에 규모가 큰 성동조선이 있으며, 길은 성동조선 안으로 들어와 다시 밖으로 연결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굉음과 대형차들이 질주하는 도로는 위험하고 시끄럽다.
지금까지의 고저녁함은 생각할 수없으니 빨리 길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거리 20km, 헛발질 1km 걸은 총거리 21km. 마지막 성동조선과 차도를 따라 걸어가는 길이 동행인을 지치게했다.
통영시 광도면 황리사거에서 남파랑길 13코스는 끝이 난다.
고성과 통영의 경계지점인 황리에서 배둔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너무 불편하다.
통영시외버스 터미널을 경유하고 진동환승센터에서 다시 환승해야하는 불편이 따른다.
하는수없이 카카오 택시를 불렀더니 26,000원을 제시한다. 시경계선을 넘어서기 때문이란다.
여행에서 얻는 것은 너무나 많다. 설레임과 기대감은 기본이다
푸른바다와 낯선 풍경. 밤이면 쏟아지는 별들의 움직임, 파도소리
때로는 거침없이 질주하는 차도와 먼지나는 길,
걸어가는 모든 길이 편안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가치없는 여행길이 어디 있을까
길은 남파랑길 14코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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