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48코스는 고성군 가진항에서 출발하여 남천교와 북천철교, 반암해변을 거쳐 거진항에 이르는 종점을 향한 마지막 숨고르기 하는 코스라 할 수 있겠다. 총거리 17km
가진항을 벗어나면 계속되는 차로와 공사현장, 고성군 간성읍 남천을 지나 반암까지 이어지는 농로길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사실은 농로를 탓할 일이 아니고 너무 많이 걸어 지친 내 몸을 탓할 일이지만..
싸움하는 듯한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가진항 맛있는 물회맛도 안보고 서둘러 지나간다.
가진항을 벗어나면 반암까지 풍경없는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야한다. 멀다.
가진항을 뒤로하고 아직 공사중인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관동별곡 800리길 역사체험 탐방로 조성공사 현장사무실을 만난다. 길은 공사로 어수선하다.
거진과 간성의 경계지점을 흐르는 북천에서 은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멀리 거진항이 보인다
서둘러 북천강변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북천철교는 동해북부선에서 유일하게 옛 교각의 원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철교 상판은 오래 전에 훼손돼 최근 자전거 길로 새롭게 조성되었다. 교각에는 무수한 총탄자국이 남아있는데, 이는 치열했던 한국전쟁의 흔적이라고 한다.
DMZ 접경지역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걷는 길이다. 평화누리길은 한국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길로 자연과 더불어 사람이 공존하는 길이다. 북천철교에 전쟁의 상흔 대신 평화누리길이 만들어졌다
북천은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안고 소리없이 동해바다로 흘러든다.
길 잃은 사람처럼 길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 북천 한곳을 바라본다.
북천철교 교각만 60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으나 데크로 상판을 설치하여 평화누리길로 재탄생하였음을 설명하고 있다
동해안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해파랑길과 많은 부분 겹친다.
길과 길을 이어주고, 내륙과 바다, 다시 바다와 바다를 이어 결국은 하나되는 길이다.
북천 마산해안교를 건너 이제 반암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여기서부터 거진읍이다.
북천에서 반암가는 길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간다.
그러나 보이는 건 시멘트 농로 뿐, 길게 뻗어 풍경이라 할 그 무엇도 없는 길이 계속 이어진다
몸이 지친 탓인지 반암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
반암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반암해변이 있다. 썰물의 바다에는 검은 바위와 흰모래가 존재를 드러내며 이곳이 동해바다 해변임을 스스로 알려주고 있다.
평화롭다
바위가 넓어 반암이 아닌가.
바위 사이 깊숙하게 바닷물이 넘치면 바위 그림자가 반암이 된다.
소박한 느낌을 주는 바다가 저녁을 맞고 있다.
강한 바람이 차박을 방해했지만 반암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봉포에서 반암까지 걸었던 34km의 피로를 달래고도 남음이 있다
그리고 맞이하는 반암 일출.
거진해변 가는 길목에 반암해수욕장이 있다.
해변 길이가 무려 12km나 된다고 하는데, 군사보호구역으로 인하여 겨우 200m만 개방되어 있다. 고요함을 즐기려면 찾아보길 권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반암일출
깊은 호흡으로 해의 기운을 마신다.
아침 바다가 주는 평화, 그리고 행복은 이만큼이나 넓고도 크다
거진읍 가는 길에 또 다시 철조망이 바다를 가로 막는다
푸른 선은 동해안 자전거길을 표현하는 대표색 바다빛깔이다.
거진 앞바다가 아침 햇살에 빛나며 잊지 못할 풍경하나를 선물한다
다시 만나지 못할 풍경들이 걸음걸이 속도에 맞춰 지나간다.
한모퉁이 돌아가면 또 다른 색의 풍경이 또 한구비 돌아가면 또 다시 만나는 빛나는 풍경들이다.
거진 1교를 건넌다. 4월 봄날의 바람이 다리위를 불어간다. 다리 난간을 붙잡고 해변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서있다 걸음을 옮긴다.
거진 1교에서 바라보는 거진 바다가 눈부시다.
동해바다 아름답지 않은 해변이 어디 있으랴. .
거진다리를 건너면 명태웰빙타운을 만난다.
거진의 특산물 판매를 비롯하여 명태요리 체험장, 쉼터카페, 체험실과 주변 구간을 경관 조명으로 꾸며 섣달바지 축등거리를 만들었다
한때 야영과 편안함의 대명사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던 캠핑카는 동해안 천덕꾸러기로 변해버렸다.
오토캠핑장을 제외하고 다수의 해변과 마을 방파제 등에서 캠핑카 출입을 금하고 있다. " 캠핑카 화장실 사용금지, 물사적사용금지" 등등
거진항은 38선 이북의 대표적 어항이라고 한다. 한때 명태어획량이 많을 때는 동네 개들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다녔다고 하는데......
거진항 수산시장에는 홍게를 비롯하여 문어와 오징어, 멍게, 생선회 등을 팔고 있다.
이른 아침이지만 생선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바다와 땅의 경계를 오가며 걸었던 48코스를 거진에서 마무리한다. 오늘 34일차
사람이 걷는데 자연이 어울려준 길이다.
해파랑길은 날마다 변한다.
풍경도 길을 걷는 사람의 호흡과 마음과 이길을 만든 사람들의 노력들이 모여 조금씩 변화된다
풍경이 그러하듯 길위의 사람과 이야기들도 변화한다
이제 걸음은 거진항을 떠나 국토의 최북단 명파리로 향한다.
★ 해파랑길 48코스 정보
- 가진항을 떠나면 거진읍까지 편의점이나 식당 등이 없으므로 사전에 미리 준비
- 반암에는 다수의 민박과 작은 가계 등이 있으며 해변에서 차박이 가능함(화장실 깨끗함)
- 샤워가 필요하신 분은 거진읍 목욕탕 이용가능(3곳)
'코리아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파랑길 50코스(안보공원~통일전망대) 해파랑길 (0) | 2022.06.03 |
---|---|
해파랑길 49코스(거진~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잊을 수 없는 바다 화진포 (0) | 2022.05.31 |
해파랑길 47코스(삼포해수욕장~가진항) 먼 훗날 그리움이 되는 곳 (0) | 2022.05.26 |
해파랑길 46코스(속초 장사항~고성군 삼포해수욕장) 풍경이 되는 길 (0) | 2022.05.25 |
해파랑길 45코스(설악해맞이공원~장사항) 땅에서 빛나는 별 영랑호 (2) | 2022.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