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44코스는 양양 수산항을 출발하여 낙산비치와 낙산사, 설악해변을 지나고 정암해변과 물치항을 바라보며 속초 설악해맞이 공원까지 이어지는 12.7km의 길이다.
낙산사는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이곳을 지나치면 해파랑길 걷는 의미가 없다.
관동팔경의 하나로 양양군 오봉산에 위치한 낙산사는 의상대사가 부처님을 친견하고 창건하였으며
2005년 강원도 양양 산불로 원통보전과 동종 등이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으나 완전히 복구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화재 당시 주지스님이었던 "금곡" 스님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참화의 업보는 제가 짊어져야 할 짐이기에 허물과 책임을 논하기보다 낙산사 복원을 기도하고 발원하겠습니다. 동참하여주십시오. 사부대중이 함께 기도하고 함께 복원하므로 잃어버린 영화의 꿈속에 있기보다는 100년을 바라보면서 복원하겠습니다." 화재에 대한 "허물과 책임"을 짊어져야 할 짐으로, 영화의 꿈속에 있기보다는 100년을 바라보면서 복원"을 호소한 금곡 스님의 사람됨에 고개가 숙여진다.
해파랑길 44코스 안내도와 인증대는 수산항과 마을을 지나 43코스가 끝나고 약 50여m 더 걸은 후에야 찾을 수 있다.
수산항에서 인증대를 찾으려면 괜한 헛걸음을 하게 된다. 코리아둘레길 앱도 가르쳐 주지 않음을 조심
흰눈에 덮여 있는 설악산 대청봉. 지금은 4월말
구름에 둘러쌓인 탓인지 내기억속에 남아 있는 설악산이 맞는지 알 수 가 없다
산을 나무라지 말고 일상에 길들여진 내 눈을 탓해야겠지..
눈덮힌 설악산을 곁눈으로 바라보며 봄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소나무 숲에 가려져 보일듯 보이지 않았던 해변 철조망과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선사유적지 박물관을 지나고 남대천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낙산대교, 오늘 여정의 끝이 보인다
하루 내내 어떻게 걸어왔는지 정신을 빼앗기는 사이에 맞닦뜨린 남대천 낙산대교
낙산대교 아래 남대천에 짙은 파문이 일고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남대천은 양양 8경 중 제 1경으로 동해안으로 흘러간다. 낙산비치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설악산 울산바위가 구름속에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색채를 잃어버린 수묵화같은 느낌이다
여느산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기품이 구름속 울산바위에 서려있는데 마치 고요한 평화가 산위에 내린듯 하다
남대천 강물은 거침없이 동해바다로 흘러간다. 하늘빛보다 강물빛이 더 짙은 고장이 양양이다
낙산비치 가는 길은 멀다. 남대천과 푸른 하늘이 만나는 곳, 터벅터벅 걷는 길. 이곳은 강원도 양양이다
낙산가는 길이 멀어 러브체어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혼자 걸어본 사람은 다 안다. 기분에 따라 짧은 길이 멀기도하고, 먼 길이 짧아지기도 한다는 걸..
낙산해변은 젊은 날의 기억을 담고 있는 곳. 누구든 그리움이 되는 곳이 하나쯤은 있다
배낭은 흔들의자에, 나는 모래바닥에 앉아 옛기억을 떠올린다.
해가 지고 있는 낙산해변은 평화 그 자체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건 바로 이 세상이라고 말하지 않던가(영화 캐스트어웨이)
긴 여행에 쓰레기는 힘든 상대이다. 양양은 고맙다는 슬로건이 진심으로 다가온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쌓아 두었던 쓰레기를 감사한 마음으로 이곳에다 부담없이 버리고..진짜로 고맙다 양양
해가 지고 있는 낙산비치, 작은 파도소리 하나에도 귀를 쫑긋하고 소리를 듣는다.
이 편안함, 평화로움, 고요함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낙산해변을 찾았을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옛기억의 설레임으로 마음까지 풀어놓은채 해지는 낙산해변을 바라보다
바다로 눈을 돌리면 어느새 붉은 노을이 타고 있다. 여기는 낙산 Beach
저녁놀이 바다로 스며들고 어느새 어둠이 해변으로 내린다.
해가 떨어지니 갑자기 추워진다. 낙산비치가 주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맥주 2캔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파도는 소리없이 해변으로 밀려들고, 낙산비치에 발자욱을 남긴다
어둠이 내리는 저녁 낙산에서 Simon & garfunkel 의 "Scarborough Fair" 를 들으며 혼자 해변을 걸어본다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낙산 비치 해변 그리고 밤바다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고 오직 혼자 이렇게 넓은 해변을 독차지 한 밤이 조금씩 깊어가고 있다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기다린 끝에 맞이한 낙산의 일출.
멈춰있던 시간이 한꺼번에 흘러가듯 급하게 솟아 올라 동해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
이른 아침 다시 길을 떠난다
아침 햇살에 바다는 거울처럼 빛나고 소박한 소나무는 한폭의 동양화처럼 청정하다
해파랑길에서 벗어나 있지만 낙산사를 보지않고 해파랑길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이유가 있을 수 있는가.
낙산사는 동해안 해파랑길에 만나는 하나의 의미이자, 이유이다. 불자는 아니지만 낙산사를 들러야하는 이유이다
의상대에 서서 동해바다를 내려다 보면 그림같은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의상대는 신라 의상대사가 세웠으며 해돋이 명소로 널리 알려졌다.
아침 햇살 역광에 기막힌 풍경을 선물한다
절벽끝에 매달릴 듯 세워진 홍련암. 2005년 양양산불로 낙산사 대부분의 전각들이 불에 탓지만 홍련암만은 "관세음보살 님의 원력"으로 불길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홍련암 앞에 펼쳐진 동해바다는 섬세하고도 조심스럽게 떨리는 손으로 그려낸 것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전설속의 파랑새가 찾아 들었다는 관음굴위에 건립된 홍련암은 20대의 기억이 머무는 곳이다
2005년 양양산불 피해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진화되었지만 강원도는 해마다 발생하는 산불로 큰 피해를 입고 다시 복구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낙산사 해수관음상을 친견하기 위해서 보타전을 지나고 설레임이 있는 길을 따라...오르막길을 약간 숨이 찰 정도로 올라가면
설악을 바라보고 서있는 동양최대의 해수관음상을 만날 수 있다.
해수관음상이 서있는 자리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표현할 수 없는 풍광이 아침햇살로 빛난다
멀리 설악산 대청봉이 흰눈에 덮여 있다. 며칠 전 옥계의 밤이 그렇게 춥더니 그날 밤 설악산에 흰눈이 내렸나 보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따라 발소리 죽여가며 조용히 걷는다.
법종루 지나 소나무 숲길을 내려서서 해파랑길과 연결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 꿈이 이루어지는" 낙산사를 뒤로하고 아쉬운 발길을 옮겨가면 오봉산 낙산사 정문지나 차도에서 다시 해파랑길과 연결된다
낙산사를 벗어나 차도 옆으로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설악해변으로 걸음을 옮긴다
길은 해변으로 이동하지 않고 곧장 차도를 따라 후진항과 정암해변으로 인도한다
정암해변 데크길 쉼터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한잔은 걸어가면서 느끼는 맛 그 이상의 맛을 선사한다
정암해변은 몽돌과 모래해변을 둘다 가지고 있다.
몽돌해변을 스치듯 지나가는 파도가 마치 나무가지 사이로 불어가는 조용한 바람같다
물치천 다리를 건넌다. 이제 길은 설악동 입구로 곧장 직진이다
산은 모두 저마다의 기상을 지니고 있지만 설악산은 특별하다.
눈쌓인 설악산과 붉게 물든 울산바위, 사계절 변화하는 풍경의 유혹 그 어느것 하나도 버릴게 없다
물치해변 양양의 상징물 태양이 아치에 걸려 있다.
물치항에서 설악산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조금은 거칠고 정돈되지 않은 듯 한 물치가 각광받는 이유이다
물치항을 곁에 두고 황금연어공원이 동해바다를 끼고 자리한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잊지 못할 풍경들이 조금씩 지나간다. 오늘 32일차.
쌍천을 지나면 양양을 벗어나 설악산을 품은 속초로 들어간다.
쌍천 다리를 건너며 말없이 눈덮힌 설악산 대청봉과 울산바위를 바라본다.
그 산속에 숨어 있을 수많은 나무와 푸른 계곡과 공룡등처럼 휘어진 흰 바위들을 기억한다.
속초 설악해맞이공원에서 대청을 바라보며, 마음은 이미 설악산으로 가 있다.
높이 우뚝서서 세상을 내려다 보는 설악산 대청봉. 눈 내린 대청봉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외로움이다. 사계절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있지만 아무도 그 깊은 속을 모른다
세계 명산 설악산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설악이 바로 가까이 있다.
20대의 설악산은 내게 첫사랑처럼 다가온 그리움이자 충격이자 기쁨이었다.
그때 보았던 그 풍경은 모두 추억이 되었다.
김남조 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내가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시집 [겨울나무 ]자유문학사.1987. P36.
해맞이 공원에서 설악산을 바라보며 이제 길은 외옹치를 지나 속초해변을 돌아 해파랑길의 종착지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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