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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40코스(강릉 사천진 ~ 주문진 해변) 숨쉬는 땅 강릉

SM 코둘4500 2022. 5. 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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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40코스는 사천진해변을 시작으로 연곡해변을 거쳐 주문진과 소돌항 아들바위공원을 지나 주문진해변까지 이어지는 약 12.5km의 길이다
동해안 바닷가 사천진항은 여느 동해안과 다름없지만 해마다 10월~1월사이 양미리가 잡히는 철의 파시가 볼만하고, 해변에는 교문암을 비롯한 다양한 바위군이 발길을 잡는다.
연곡해변의 솔향기캠핑장에 서면 흘린 땀을 씻어내는 솔바람이 불어가고 멀리 오대산이 손짓하며 반긴다
동해안 최대의 활어시장이 있는 주문진 시장에는 살아 숨쉬는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기암괴석 가득한 소돌항의 아들바위 공원에 서면 말머리와 고래, 코끼리 닮은 바위무리가 사람을 압도한다.
솔바람을 떠나면 솔향이, 바다를 떠나면 하얀 파도가 그리워지는 강릉의 시간 들.....
바다에 뿌리내린 기기묘묘한 수많은 바위들, 세상 시름 번뇌 모두 놓아 버리고 그 곳에 다시 서고 싶은 해변과 솔향 가득한 숲들, 그들에게 빼앗겨 버린 마음을 추스리며 강릉의 마지막 구간을 걷는다.

새벽부터 내리는 비때문에 출발이 늦어졌다. 사천진항 출발시간 오후 1:30분, 오늘 30일차

40코스 해파랑길 안내도와 인증대는 사천진항을 오른쪽으로 돌아 해변 공원 앞에 있다.
주차가 필요면 사천진해변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사천진은 물회로 유명하며 1인분 15,000원으로 물회를 맛볼 수 있다(최근 2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함)


사천진 해수욕장

교문암의 전설을 함께 탄생시킨 바위군. 교문암만 있었으면 전설이 만들어졌을까
바위를 비틀어 꼬아놓은 듯,어느 솜씨 좋은 조각가가 만들어 놓은 예술작품이다


수억년 바람과 파도와 모래가 만든 작품이지만, 사람은 그곳에 전설이라는 옷을 입히고, 역사적 인물도 함께 버무렸다


사천진해변은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뿐만이 아니라 교문암의 전설이 어느 해변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선물한다.
교문암(蛟門岩)은 여러개의 바위가 마치 사람이 쌓아 올린 것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그 옛날 바위 밑에 엎드려 있던 교룡(이무기)이 떠나면서 바위가 깨져 문처럼 벌어졌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 바위는 또 ’허균바위‘로도 불리는데, 허균(許筠)이 태어난 곳이 바로 사천의 교산(蛟山)이다. 자신의 호(號)도 태어난 곳을 따라 교산(蛟山)’이라 했다고 한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당대의 천재 허균은 인간미 넘치는 개혁정치가였으며, 홍길동전을 쓴 진보적 사상가였으나 반역죄로 거열형을 당한 비운의 정치가이기도 하다 .
그의 누님이 초희 허난설헌이다.


사천진 해변에서 뗏장바위를 건너는 구름다리가 놓여져 보다 가까이서 푸른 바다와 흰 파도를 만날 수 있다.

드라마 tv n 드라마 남자친구는 뗏장바위 일원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드라마, 영화 촬영 장소를 선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사천진리 해변의 흔들의자.

늦은 시간에 출발하여 마음이 급했지만 비어있는 흔들의자를 지나칠 수 없어 이곳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쳐다본다.
뗏장바위, 사천진리 해변, 푸른하늘, 뭉게구름, 흰파도, 짙푸른 바다, 은빛 모래 그리고 비개인 오후
내가 걷는 이유이다


바다는 어부들에게는 생존의 장이지만 여행객들에게는 휴식의 장이다


백색해변에서 비개인 오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간간히 부딫혀오는 파도. 오늘따라 동해바다 물빛은 유난히 푸르다


사천진해변을 벗어나면 길은 곧장 하평해변으로 이어진다.
어제 저녁 꾸었던 꿈속의 해변이 하평해변이던가.
지나가고 나면 까마득하게 잊어버릴 지도 모를 평범한 해변이지만 내가 걸었던 흔적은 남아 있겠지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

하평을 떠나면 연곡해변이 나타나고 솔향기 캠핑장의 소나무숲을 만나고, 오대산에서 발원하는 연곡천을 만난다
솔향 강릉 Pine City.
숲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비내린 오후의 솔향이 발아래 가득하다.

솔향 짙은 연곡해변은 캠핑하기 좋은 곳이다.
넓은 소나무숲에 설치된 데크는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을 만큼 넓고 간격이 크다
연곡해변은 수심이 앝고, 물이 깨끗할 뿐만아니라, 오대산에서 발원한 연곡천이 이곳으로 흘러들어 해수와 담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캠핑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이는 주문진항에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도 있고, 오대산 소금강도 만날 수 있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연곡천이 연곡해변으로 흘러든다. 흰모래와 짙푸른 동해바다
구름에 쌓여 오대산이 보이지 않지만, 월정사와 상원사 소금강을 품고 있다.

언제적 여름, 상원사 가는 길 계곡아래 무리를 지어 피어난 원추리가 기억속에 떠오른다


해파랑길은 영진항으로 곧바로 안내하지 않고 산을 돌아 영진리 고분군으로 이끈다


서향으로 난 길을 따라 영진리 고분으로 언덕을 오른다


영진리 고분군

영진리 해변은 티비 드라마 도깨비 촬영장소이다. 동해안을 따라가면 영화 또는 드라마 촬영지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해변에는 아무도 없고 수많은 발자욱으로 뒤덮인 백사장과 잉크빛바다, 걸어가지 않으면 결코 만날 수 없는 그림이 해변에 그려진다

어디를 가든지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화장실. 코로나19 때문인지 동해안 해변의 많은 화장실이 여러가지 이유를 달아 문을 닫았다.


주문진과 영진리 해변을 연결하는 궁개교

주문진해변과 소돌해변은 아직 멀다. 길위에 서면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오버랩되어 도무지 알 수가 없을때가 있다
오늘이 그렇다.
아무리 걸어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해파랑길이 갈증을 부른다.
마음 비우려 걷고 있는데 갈증만 더해가는 하루이다


주문진항

하늘인지 바다인지 색깔만으로는 구분이 안된다. 주문진 항은 동해안의 대표 어항이다


주문진을 만나기 위하여 몇개의 다리를 건너고, 다시 몇구비의 숲을 더 지나야 한다


주문진 풍물시장

주문지 좌판 풍물시장에 가면 신명나는 볼거리를 만난다.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만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주문진시장의 횟거리만 먹고 가지않고 살아있는 삶의 활력도 배우고 간다


주문항은 1960년대부터 동해안의 대표적인 어항이었으며, 겨울이면 명태와 도루묵 등으로 파시가 형성되곤 했다


어민수산시장 현수막

낡은 사진속 주문진 등대와 해안 갯바위가 선명하고 해안도로를 끼고 형성된 도시의 지붕이 외국의 어느 언덕같다
우울한 기분, 답답한 마음..봄향기 가득한 전통시장과 함께 슬로건만으로도 주문진의 활기찬 생명력을 느낀다


주문진시장을 벗어나 주문진 등대가는 언덕으로 오른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주택가는 예술과 주민이 만나 만들어가는 전시관이 된다
등대골목길 갤러리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차례로 선보이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주제는 어선이다
골목길일 수록 이곳에 터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어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좁은 골목길 담장 너머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가 들려온다
비개인 오후 벽화골목에서 동해바다를 바라보면, 빨간지붕, 파란 지붕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주문진 등대가 탄생한 배경과 연혁

지금은 건물들이 해변을 따라 들어서 도시의 풍모를 가졌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조용한 어촌마을이었다


등대길을 따라 언덕을 올랐지만 코로나19로 방문자의 출입을 가로막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등대를 앞에 두고 되돌아 갈 수는 없다.
등대 담장에 기대어 동해바다를 바라보다 용기를 내어 금지된 선을 넘는다

주문진 봉수대가 있던 자리에 강원도에서는 처음으로 등대를 세웠다고 한다. 등대가 내는 빛을 보고 고깃배들은 뱃길을 잡았을 것이다


등대를 내려서면 해안도로를 따라 기암 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들이 줄 지어 서있다
푸른 동해바다가 만들고 파도와 시간이 조각한 해변의 갯바위는 소돌항까지 이어진다


영화촬영지
거북바위

소돌항까지 이어지는 해변에는 수많은 형상의 바위들이 있지만, 거북바위외는 이름가진 바위가 없다.
천천히 갯바위를 쳐다보며 바위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보자. 먼저 이름을 붙이면 바위의 이름이 된다

눈 감으면 뜨오를 것은 느낌의 바다. 소돌항까지 검은색과 짙푸른 청색의 조화가 여유를 주지 않고 눈을 혹사한다.
곡선으로 휘어지듯, 미끄러지듯 제마음대로 그려 마치 추상화같은 갯바위가 같은 공간속에서 북새통을 이룬다


소돌항 입구 화장실이자 낚시 용품점

아들바위 공원 해안 산책로 끝에 우뚝 서있는 건물은 등대가 아닌 전망대이다


돌아보면 아득한 바다, 내려다 보면 바위첩첩 아들공원
아들공원의 유명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후손에게 원형그대로 남겨야할 명품바위들이 가득하다
깊게 쪼개져 신비함을 더해주는 바위.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할 유산이다
바위군이 모여있는 번잡함을 피하여 서로 마주보고 있는 아들바위는 얕은 바다를 사이에 두어 인간의 무례함을 조용히 피한다


말머리바위
정면에서 바라본 아들바위
해를 바라보며 서있는 말머리바위

보는 방향에 따라 색과 모양을 달리한다
단지, 바라보는 바위가 아니라 느낌까지 함께하는 말머리 바위.
이야기를 담기까지 소돌항에 기대어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아들바위공원에 녹아 있다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하여 소돌이라는 지명을 붙였다고 한다


조금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다양한 볼거리와 뛰어난 조각품, 동해바다가 만들어가는 밀물과 썰물의 조화를 조용히 지켜보라
흔들리며 움직이는 동해바다 파도소리에 귀는 즐겁고 눈은 계속 새로워진다
걸음을 옮겨가지만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하는 풍경아닌가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에 서면 그림자가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한다. 아들바위에 소원은 빌었냐고...


저물녁 햇살에 빛나는 주문진 해변

바다가 보여주는 신비함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다시 바라본 동해바다. 평화롭게 일렁이며 자유롭게 다가온다


둥글게 둥글게 눈섭달같은 해안선이 모래로 빛나고 있다


저녁 햇살에 바다는 낮동안의 강렬함을 내려놓고 아늑함을 사람들에게 돌려준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출발이 늦어졌지만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다
길에 익숙해지기까지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아직도 초보처럼 더듬거리며 새로움을 익히는 혼란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꾸만 옛 흔적을 찾으려하지만 쉽지 않다. 갈증이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내일이 오면 좀더 익숙해진 동작으로 걸어가지 않을까.
길은 강릉을 떠나 양양으로 이어진다

★ 해파랑길 40코스 정보
- 코스 전구간에 걸쳐 화장실은 물론, 편의점과 식당등이 많아 걷기 편한 코스임
- 주문진등대가는 벽화마을을 지날때에는 주민들 사생활 보호에 관심을 가져주실 것
- 코스 시. 종점 모두 주차 가능하나 차박은 곤란하니 인근 숙박시설을 이용하던가 솔향기 캠핑장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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