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36코스(정동진~안인항) 안인항에 부는 바람

SM 코둘4500 2022. 4. 30. 14:12
728x90
반응형

해파랑길 36코스는 바닷길을 벗어나 괘방산에서 안인항까지 동해바다를 조망하며 걸어가는 9.3km의 순수 산길 코스이다.
고개를 돌리거나 뒤를 돌아보면 동해의 푸른 바다와 멀리 정동진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일품인 코스라 하겠다.

인증대는 정동진역 앞 골목을 따라 약 150m , 괘방산 올라가는 계단앞에 있다

강릉바우길은 강원도 강릉 지역을 중심으로 경포대와 정동진에 이르는 총연장 350㎞의 트레킹 코스로, 강릉바우길 16개구간과 대관령 바우길, 계곡 바우길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해파랑길 36코스는 강릉바우길 8코스에 해당한다.

괘방산 등산로 처음부터 오르막길로 시작하지만 적당히 넓은 오솔길과 적송이 자라고 있는 길을 따라가면 봄날이 만들어내는 풀향기에 금방 젖어든다.
강원도의 바우길 흙길을 밟으며 걸어가는 것 또한 여행에서 누리는 혜택 중 하나이니 이제 그 길을 따라가보자

깊은 호흡 한번 들여마시고 다시 길을 열어간다. 길은 오르막으로 시작된다.
이따금 겪는 일이긴 하나 괘방산입구 인증대 찾는 일이 그렇게 어려웠다니..


가마봉중턱에서 바라본 동해

괘방산 나무는 맑고 푸르다.
정동진 바람과 안개, 구름과 햇살, 눈과 비를 맞으며 자라왔다는 증거이다


잎을 연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는 사월 어느날, 이런 색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손 닿을 때마다 전해져오는 이 부드러움,
작고 여린 연초록 잎들...


안인항 가는 숲길, 3면이 돌담으로 둘러쌓여 있는 강원도 깊은 산골 당집을 만났다
오랜세월 마을의 안녕과 풍성한 수확을 빌었던 민간신앙의 성소였던 당집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이 길을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리본으로 남아 있다
산길이든 찻길이든 오랜시간 걸어온 길이라면 생각도 몸도 순응하게 된다
그게 뭐냐고? 겉치례 벗어던지고 단순하게 된다는 의미다


흐린 하늘 아래 해안선을 따라 질서있게 자리한 나무들과 모래해변, 그리고 그 끝 정동진


삼우봉에서 내려다본 짙푸른 동해바다. 하늘과의 경계가 분명하다.


고개를 넘으면 또 다른 고개가..그 고개 끝에 돌무덤이 있다.
아닌 줄 알면서도 끝이라고 믿고 싶다


꼭대기 데크로 올라서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흘린땀을 식혀준다.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방부목으로 만들어진 데크는 패러그라이딩 활공장이었으나 최근 이곳에서 비박하는 산객들에 의해 점령당했다고 한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으니
활공장 데크에 퍼질고 앉아 양말까지 벗고 잠시동안의 휴식을 즐긴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지역을 표시하고 있다. 한반도 상황이 변하여 통일은 과연 올 수 있을까.
한국전쟁 때 이땅을 지키기 위하여 희생한 그들을 대한민국은 잊지 않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기득권자 힘있는 자들만의 세상이 아니길..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손에 잡힐 듯 하늘조차 가까이 있다


각시붓꽃

오늘 하루 옥계해변에서 안인까지 22km. 바닷길과 산길을 번갈아가며 걸어 온길
저녁무렵이 되자 기온이 내려가며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벗었던 겉옷을 다시 꺼내 입고 안인항을 향하여 걸음을 옮긴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까지이다


안인항 가장 안쪽 방파제 입구에 자리를 잡고 차박을 했다.
밤새 바람불고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오는 꿈을 꾸다 새벽을 맞았다.


안인항 일출

새벽에 일어나 맞이하는 안인항 일출, 밤새 바다를 헤치고 나온 신선한 희망이다

자연이 계절을 변화시키고 나무를 살찌우며 꽃을 피우듯, 길 또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자연이 만들고 인간이 순응하는 것이 순리이다.
이제 길은 바다를 벗어나 강릉의 내륙으로 이어진다.

★ 해파랑길 36코스 정보
- 순수 산길로 정동진에서 식수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함
- 괘방산은 345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해발 0에서 출발하는 만큼 경사가 심하고 길이 편하지 않으니 주의를 요함
- 안인항 끝지점에 차박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나 낚시꾼들의 차량이 다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 필요하며
- 화장실은 안인항 입구에 있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