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35코스(옥계 한국여성수련원~정동진) 한국의 아름다운 길

SM 코둘4500 2022. 4. 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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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7일차. 새벽 기온이 차다. 설악산에 눈이 내렸다더니 손이 얼어 셔터를 제대로 누를 수 없다.

해파랑길 35코스는 강릉 바우길 9코스와 거의 같은 코스로 옥계 한국여성수련원을 출발하여 금진해변과, 헌화로,심곡항을 거쳐 정동진역에 이르는 13.8km의 아름다운 길이다
(옥계시장이 출발점이 되어야 하나 옥계해변 한국여성수련원이 출발점이 된 이유는 34코스 이야기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그러나 해파랑길 안내도와 인증대는 옥계해변에서 30여분을 걸어 옥계시장을 찾아 촬영하였다. ).
특히, 금진항에서 심곡항에 이르는 약 2.8km의 헌화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구불구불 돌아가는 바다가 어우르져 기막힌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1970년대 부터 1990년대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세명의 주인공의 삶으로 그려낸 모래시계 촬영장으로 유명세를 탄 정동진과 모래시계소나무(일명 고현정 소나무)가 있어 친근감을 더해준다.
드라마 주인공의 "나 떨고 있니" 하는 대사가 아직도 생생하고, 모래시계 배경음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오시프 코브존의 백학이라는 러시아 노래는 모래시계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잊혀지지 않은 명곡이 되었다.

정동진 모래시계

모래가 전부 내려오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매년 1월1일 0시에 반바퀴를 돌려 1년간 다시 모래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게 바꿔 새롭게 1년을 시작한다고 한다


옥계해변에서 4월 아침해를 맞는다.
설악산에 눈이 내렸다더니 아침일출을 보기 위해 해변으로 가는 걸음이 무겁고 춥다


35코스 해파랑길안내도와 인증대

옥계해변에서 1.5km 시장 주변의 인증대를 찾기까지 걸린 시간 30분.
2019년 옥계인근 산불로 코스가 변경되어 생긴 일이다.


한국여성수련원 뒤로 산불로 황폐화된 옥계지역 산들이 해변의 소나무숲과 대비되어 더욱 황량하게 보인다 .
현재 복원중이라지만 새로운 생명이 움트기 위해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여성수련원 앞 작은 공터에 주차 후 정동진을 향하여 걸음을 옮긴다.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눈부신 아침 9시...


금진해변

금진해변에 쏟아지는 햇살이 매력적이다. 햇살은 빛나고 긴긴세월 바다를 지켜온 모래는 촉촉하게 젖어있다
오늘 아침 바다는 유난히 맑고 조용하다.
해변에서 몇걸음 서성이다가 다시 걸음을 옮긴다.


길손을 위한 쉼터라고 생각하면 잠시 쉬어갈 일..금진해변에서 아침 커피한잔으로 고마움에 답한다.


금진해변을 뒤돌아보며

가슴까지 차오는 바닷물도 마다않고 미역을 채취하고 있는 금진마을 사람.
강한 햇살과 갯바람을 견디며 바다에서 삶을 일구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렇지만 어쩌랴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것.. 마치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해서 죄송한 마음에 절로 걸음이 느려진다


금진해변에 점점히 흩어진 갯바위는 헌화로 기암으로 가는 시작일 뿐, 아침햇살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산산히 부서지며 해변으로 밀려드는 자갈의 노래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헌화로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길로 알려져있다. 키작은 나무들이 절벽에 매달리듯 살고 있다.
헌화로가 깊어질 수록 바다와 기암괴석은 자꾸만 가까워진다


이정표에 자꾸만 눈이 가는 걸 보니 정동진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나 보다


수로부인 설화는 길 이름을 "헌화로" 로 명명한 사유가 된다
김수로왕의 그림자를 보았는지 모르지만 강원도는 수로부인과 관련한 설화가 많다.
삼척 임원이 그렇고 헌화로 또한 마찬가지이다.


금진항 화장실

먼길 걷다보면 화장실의 중요함을 깨닫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길걷는 사람에게 화장실은 먹고 마시는 일만큼 중요하다. 다급해지면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은빛 바다에 햇살이 쏟아진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밝고 눈부시다. 여기는 금진바다 헌화로


금진항 절벽에 위치한 TOP'S TEN 호텔.
올려다보면 아찔하지만 호텔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만큼은 일품이다.


아침햇살이 고백하듯 만들어낸 동해바다.
풍경이 가히 예술이다.
햇살과 갯바위, 산란하는 푸른 바다, 그리고 작은 고깃배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개를 들면 끈질긴 생명력으로 바위에 매달려 있는 소나무를 볼 수 있다.
길을 걷다보면 아직 걷지 못한 길이 가진 풍경을 앞당겨 상상하곤 한다.
경험하지 못한 나만의 비밀스런 상상같은 것...


언제든지 바다로 뛰어들 기세로 서있는 바위.

헌화로 바닷길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진해변에서 시작된 헌화로 이야기는 심곡 바다부채길이 열리는 곳에서 끝이난다.

길이 있는 곳에 발자욱을 남기듯 사람들의 이야기도 남겨진다


지나온 길은 언제나 그립다.
길은 언제나 뒤돌아 볼 수 있고, 되돌아 갈 수도 있지만..사람은 그렇지 않다.
내가 서있는 자리가 오늘이며, 과거이고, 미래이다


탁트인 동해바다 그리고 삶의 터전인 일상의 바다는 서로 닮아 있다.


뒤돌아 서서 고개돌려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오늘..헌화로는 그런 길이다


헌화로는 우리가 바라보는 현재이고, 바쁜 일상에서 만나는 미래이며,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는 과거이다
그런 헌화로에 부는 바람이거나 파도이거나 또는 바위이거나..모두가 이야기를 남긴다


바위들의 오묘한 모양새가 사람이 부러 깎아 놓은 듯하고, 옥빛 바다는 금세라도 세상을 같은 빛으로 물들일 것 같다
동해바다에서 드물게 아름다운 심곡항 헌화로는 여기서 끝이난다.


코로나는 일상의 시간조차 양보해야하고 견뎌내어야 한다
바다부채길 순환버스(심곡항~정동진) 운행중단을 알리고 있지만 지금은 재개장하여 탐방객을 맞고 있다

삼척 초곡에 용굴 촛대바위길이 있다면 강릉에는 정동진 바다부채길이 있다

심곡항에서 정동진까지 약 2.86㎞ 탐방로가 조성되어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바다부채길은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입장료는 성인기준 3,000원이다

동해바다의 원형을 즐기고 싶다면 초곡 용굴촛대바위길과 아울러 심곡 바다부채길을 권한다


바다부채길을 갈 수 없으니 돌아서 갈 수 밖에 ...
실상 해파랑길 코스는 부채길로 인도하지 않고 가마봉 가는 산길을 타고 정동진으로 이어지는 길을 선택한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괴테는 말한다.
방향을 잃으면 나는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정표는 그 답을 제시한다

심곡항 언덕배기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가마봉아래를 걷고 있는 나를 만난다. 정동진이 지척이다


인적없는 깊은 숲속, 곁눈질 하지 않고 앞만 보며 성큼성큼 걸어간다..바스락 소리에 깜짝 놀라 뒤돌아본다.
일단은 나를 믿으며 걸어가기...지금은 그것밖에 할게 없다.


정동진이 내려다 보이는 곳 쌍분

애틋한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서로 나누지 못하고 하나의 봉분을 둘로 나누었다


기마봉 높은 곳에 서서 정동진을 내려다 보면 앞은 탁트인 바다이지만, 산속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모래시계 드라마가 없었다면 강원도 강릉의 이름없는 작은 해변으로 남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동진 시내를 가로지르는 정동진천

산을 내려와 길모퉁이를 돌아가니 푸른 물빛의 정동진천이 흐르고 있다
인근 폐광산에서 흘러든 침출수의 영향을 받았는지 어쨋는지 잘 모르지만 물빛은 푸르고 아름답다


정동진천위로 난 다리위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다 본다.
동해바다가 가볍게 파도를 밀어 내고 있고 바람은 시원할 정도로 불어간다.
이 넓은 공원에 사람하나 없어도 정동진은 4월의 햇살에 빛나고 온통 초록의 빛으로 가득하다


정동진 시간 박물관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모래시계앞 시간박물관은 증기기관차 1량과 객차 7대의 기차로 만든 박물관이다.
실제 동서양의 다양한 시계관련 유물이 130여점이 전시되어있는데 모두가 진품이라고 한다

정동진역에서 공원까지는 10여분 정도를 걸어서 이동하거나 부근에 주차장이 있으므로 차로 이동하면 된다. 하지만 주말은 혼잡을 비켜갈 수 없으니 참고하실 것. 입장료는 성인기준 7,000원이다


모래시계공원을 떠나 정동진역으로 방향을 잡는다. 길은 외길이니 천변에 놓인 데크길을 레일바이크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가면 된다. 뒤돌아보면 시간박물관과 해시계가 보인다.

추억하나 남기고 싶으면 레일바이크를 타는 것도 괜찮다


푸른 빛은 인근 폐광산에서 흘러나온 침출수의 알루미늄 성분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연합뉴스)
사실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한가롭게 흘러가는 청자빛 물빛을 바라보며 정동진과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레일바이크 철로 너머로 정동진의 푸른바다가 떠 있다.
바이크 철로가 바다로 가는 길을 막아 아쉽지만 조금더 걸어가면 바다를 만날 수 있으니 실망은 금물


정동진 언덕과 바닷가 배모양의 횟집과 리조트를 처음보았을때 진짜 선박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콘크리트제품이라고 한다.
정동진하면 배모양 구조물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횟집과 리조트가 정동진의 상징물이 되어서는 안되겠지


정동진 바다
배모양 크루즈 리조트

정동진 바다 벤치에 앉아 수평선 너머 풍경을 바라본다.
동해를 걸으며 지금까지 보아왔던 수많은 풍경중의 하나이다. 가장 정동진다운 정동진은 사실 바다에 있지 않고 정동진 역에 있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만든 신화이다.


바다가 참 아름답다..보고싶다.
시간이 지나면 나도 그럴 것이다.



정동진 해변은 모래시계라는 드라마로 인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동해안 바다여행에서 정동진을 제외하고는 동해를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가마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파란 바다가 열리더니 정동진역에서 잠시 바다를 버리고 길은 산으로 이어진다

생각만으로도 풍성함을 주는 곳. 빛나는 청춘들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곳. 이곳을 찾은 누구에게나 넉넉함을 주는 곳
바다를 제외하면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수려하지 않지만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선물하는 동해안의 몇 안되는 명소가 정동진이다.(부채길은 심곡이다)

이제 괘방산을 넘어 안인항으로 길은 이어진다.

★ 해파랑길 35코스 정보
- 옥계를 떠나 정동진까지는 금진항을 제외하면 는 식수 등을 구할 수 없으니 미리 준비
- 금진항 헌화로와 금진항에 화장실 완벽
- 정동진에서의 차박은 주차장외는 공간이 없으며 주차장 또한 산림과 인접해있고 사람왕래가 많아 어려움
- 차박은 화장실과 주차공간있는 심곡항 또는 금진해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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