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34코스(동해 묵호여객선터미널 ~ 강릉 옥계해변) 망상은 감동이다

SM 코둘4500 2022. 4. 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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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34코스는 묵호역이 출발점이나 일정의 편의상 묵호항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묵호항과 등대, 어달리 해변과 망상해변을 지나 옥계 해변 한국여성수련원까지 이어지는 약 13.7km의 단거리 코스이다.
원코스는 망상해변과 캠핑장을 지나 심곡 약천마을을 경유하여 옥계시장까지 이어지는 19km의 길이었으나 강원도 산불로 인하여 코스가 변경되었다고 한다.
코리아둘레길 스템프투어 따라가기를 하면 옥계시장을 스치듯 지나서 옥계해변과 옥계소나무숲을 지나 한국여성수련원 입구까지 안내한다.
인증대는 옥계해변에서 차박한 다음날 아침 지나온 곳을 되돌아 옥계시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부산을 출발하여 묵호항터미널 도착시간 오전 11:30분. 26일차 짧은 휴식 후 다시 찾은 묵호.

아름다운 해변과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멍한 눈으로 바다를 바라볼 때 가끔 음악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이면 더 좋다.
망상해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영화 " Out Of Africa"의 OST로도 사용되었던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을 들을 때 느껴지는 그 오싹함, 영롱해지는 기분

한참을 머물다 모래묻은 바지를 툭툭 털며 바람부는 망상을 떠날 때면 아쉽다 못해 지나온 시간까지 한꺼번에 다 내게로 다가와 아우성이라도 칠 듯하다.
먼 훗날 오늘 걸었던 길이 그리워지면 망상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어달리 해변

고요하지만 생명감 넘치는 어달리 바다가 다가 오고있다.


출발점은 묵호역이지만 묵호항 여객터미널이 시작점이 되었다.
부산에서 오전 7시에 출발, 천천히 달려 묵호항 도착시각 오전 11시. 길떠나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이지만 오늘 걸어갈 거리는 짧다. 짧지만 강렬하니 다시 길위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묵호항과 어시장에 적막이 흐른다. 지금 시간 12시. 어선은 출항을 끝냈고 어시장은 오전 장사를 마쳤으니 조용한게 당연하지만 코로나로 상처를 입은 탓인지 이런 풍경에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묵호수변공원
동트는 동해 안내도

동해 9경은 무릉계곡의 용추폭포와 망상해변 등이 있다. 일부는 해파랑길 눈길에서 벗어나 있지만 작은 조각들이 모이면 완성된 하나가 되듯 길을 가면서 퍼즐맞추듯 동해를 알아가면 내것이 된다


묵호바다
논골담 가는 길과 묵호등대

작은 발돋움만으로는 다 볼 수 없는 곳이다. 묵호등대는 폐쇄되었지만 논골담은 사람사는 곳이다
지척에 있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있듯 가까이 있어도 이어지는 길이 없으면 갈 수 없다
논골담을 돌아서 만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생각을 접는다


묵호등대

묵호등대와 논골담을 가보았는가 몰라.
저쪽 계단을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묵호등대가 있지. 묵호사람들의 이야기와 애환히 담긴 논골담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는 없지.
가파른 언덕배기를 숨가쁘게 올라서면 푸른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
검은 바다라는 뜻의 묵호항 언덕배기에 세워진 마을 논골담은 작은 집들 사이 골목길을 따라 이어진 벽화로 더 유명해진 곳이라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지...


묵호해변. 옥빛 바다가 주는 편안함.
문어상
묵호 까막바위

까마귀가 바위 정상부근에서 새끼를 쳤다고 해서 붙여진 높이 약 10m의 바위이다
옛날 고깃배들이 까막바위를 보고 뱃길을 잡았다고 한다


어달리 쪽빛바다,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아름답다.
바닷물이 밀려왔다 밀려가며 갯바위를 스칠 때 내는 소리를 들어보았는가? 갯바위는 그자체로 악기나 다름없다


어달은 가자미 낚시의 시작이며 어달은 아름다운 해변의 시작이다.
본래 있는 자리에서 더욱 빛나는 어달리
동해안의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해변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달(漁達)에 대한 모욕이다


동트는 동해시답게 여느 중소도시와 달리 배차시간과 간격도 아주 만족스럽다.
대부분의 버스가 30~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파도소리외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길은 망상해변으로 곧장 이어진다
바다는 하늘 그 색깔과 하나로 닮아 있다.
갈길은 멀지만 해는 아직 중천에 걸려있다.
한구비 돌면 바다가, 또한구비 걸어가면 또 다른 바다가 눈앞으로 다가온다


이색적인 까페, "어쩌다 어달" 魚達 고기 어, 통달할 달..어달.. 들어가 보고 싶은데 오늘 하루가 바쁘다


어쩌다 어달 앞 붉은 해조류로 뒤덮인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다. 붉은 갯바위와 옥빛 바다.
배색도 이정도면 수준급이다.
꼭 나누고 싶은 풍경, 한없이 진지해지는 어달리 바다이다


대진항 어촌계

대진항 바다낚시배 안내도에 그려진 참가자미 그놈 참 맛있게도 생겼다.

동해바다는 낚시의 보고이다.
가자미를 주로 잡는 배낚시는 4~5월이 적기라고 하며 배삯을 지불하면 장비 등은 무료로 대여한다고 한다
빈손으로 가도 요금만(1인당 30,000원)지불하면 맛있는 손맛을 쉽게 볼 수있다고 하니 두손 가볍게 가서 즐기고 오시길..


길은 대진해수욕장을 지나고 망상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해변이 빛난다. 스스로 제 몸이 빛을 발하고 있는 바다와 백사장이 밝히는 색깔을 보라


노고암의 전설

전설의 노고암은 철책선에 가로막혀 새라면 모르지만 사람이기에 다가갈 수 없다.


관동팔경 녹색 경관길 해물금교.
그 아래 마상천이 흐른다.
해물금은 해뜨는 수평선의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해물금길은 추암 능파대가 만든 푸른 바다와 은빛으로 빛나는 해변, 그리고 숲이 만들어내는 명품길이다


망상해수욕장의 첫인상.
부드러우면서도 영롱하다

흔들의자에 앉거나 모래사장에 앉거나 가장 편안한 자세로 모짜르트를 듣고 있으면, 바다가 가만히 내게 이야기 한다. "얼마지나지 않아 내가 그리울거야"


망상은 망상이다. 望祥은 상서롭다.


순백의 망상

동해시는 망상의 해송림 보호 철망을 철거하고, 벤치와 데크로드, 야간 조명을 설치하여 사계절 찾을 수 있는 해변 휴양지로 조성한다고 한다.

신이 만들고 인간이 선택한 망상해변이 말그대로 담백하지만 멋스러운 "웰빙"의 장소가 되기를 바라며..


망상해변을 뒤로하고 망상캠핑장인근을 지나가는데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린다.
상황에 익숙해지면 오는 비도 싫지 않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비만 내렸을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바람부는 날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심곡 약천마을 가는 길목에 핀 보라색 야생화.
캠핑장을 마주보고 작은 굴다리를 지나면 심곡 약천마을로 시그널이 주어진다.
그러나 길은 없어지고 방향조차 잃어 한참을 헤메다 겨우 찾은 길은 2019년 강원도 산불지역을 통과하지 못하고 동해안 자전거길로 바뀌어져 있었다.


동해안 자전거길

해파랑길은 여기서부터 강원도 고성가는 자전거길과 겹친다.
망상을 벗어난 길은 솔향의 도시 강릉으로 이어진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사람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일을 하고 사회를 변화시켜나간다.
그 과정에서 자연을 이용하고 개발하며 새로운 자연을 탄생시킨다.
그러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땅은 어떤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자연의 바다 그대로 남아 있는 도직바다.
오래도록 지켜왔을 자신만의 색을 자랑하고 있다


비취색 바다를..삶이 힘들때 이런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위안을 준다
강한 바람과 강원도가 만들어낸 완벽하게 아름다운 물빛을 보여준다.
쪽빛 바다와 은빛 해변.
이쯤되면 감동이다.


옥계 한라시멘트 공장
그 아래 도직항 바다

어디선가 본듯한 하천이 옥계계곡에서 옥계해변까지 흘러왔다
옥천이다. 강물은 은어를 비롯한 온갖 생물을 살찌우게 하며 마지막 여정을 위해 몸을 낮춘다


옥계해변 안내도

옥계해변에서 소나무숲을 제외하면 이야기거리가 없다.
눈길을 발아래도 돌리거나 하늘을 바라보거나 보이는 건 오직 소나무 숲이다.
한걸음 내딛고 걸을 때마다 풍경이 달라진다. 이럴때는 숲속 어딘가 드러누워 쉬는 것도 힐링이 된다



옥계해변, 백사장과 바다, 그리고 하늘의 경계가 뚜렷하다
바람불고 날씨까지 추워 차박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것만으로도 잊을 수 없는 옥계의 밤이 되었다

2019년 4월에 일어난 강원도 강릉 옥계 산불로 인근 산들이 모두 다 타버렸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가 버린 산에 임도를 내고 나무를 심고 옛흔적을 지우려는 사람의 노력이 있었지만 안타까운 상흔은 지워지지 않는다
수백년 이어져 왔을 숲은 잿더미가 되고 복원하기까지 다시 수백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옥계 한 야산에 있던 신당(神堂)에서 일어난 불이 확산되어 국가재난사태로 이어지는 참변을 불러왔다고 하는데 우리는 도대체 뭘하고 있었던 걸일까.

★ 해파랑길 34코스 정보
- 옥계해변은 최근 산불로 다시 피해를 본 지역이므로 첫번째도 불조심 두번째도 불조심, 특히 소나무숲이 있으므로 옥계해변 차박시에는 불조심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
- 옥계해변은 넓은 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이 있으며 주변에 인가가 없어 차박의 최적지라 할 수 있음
- 망상해변을 지나면 편의점 또는 식당이 없으므로 식수와 취사도구 준비
- 인증대는 옥계시장입구에 있으므로 참고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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