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청과 송정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구간은 해안길 코스로 가장 부산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대변항과 오랑대와 힐턴 호텔앞 산책로, 해동용궁사 등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았다(부산갈맷길700에서 일부 인용)
기장군청 버스정류장 뒤편에 자리잡은 갈맷길 1-2인증대에서 길을 시작한다. 총길이 16km, 소요시간 5시간
갈맷길1-2코스는 과거 죽성 드림세트장으로 길이 이어졌으나 순수 찻길로 이루어진 위험때문에 봉대산을 타고 넘는 코스로 변경되었다. 해파랑길 3코스 또한 같다
봉대산 입구에서 시작된 불편한 오르막길은 해파랑길과 헤어질 때까지 계속된다.
갈맷길은왼쪽으로 해파랑길은 오른쪽으로 서로 나뉘어지기까지 숲으로 덮여 풍경은 전혀 없는 길이 계속 이어진다
환삼덩굴이 갈맷길 표지를 뒤덮고 있어 걷어 주었더니 갈맷길 1코스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숲길을 내려서면 장어구이로 유명한 월전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장어구이집과 월전 활어판매장이 보이는데 부근 장어구이 식당을 일컬어 월전 장어구이촌이라고 한다. 활어매장에서 장어를 골라 상호가 같은 포차에서 숯불 장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시골냄새 물씬 풍기는 월전 바닷가에서 장어구이 한점에 소주한잔이면 세상에 부러울게 없다
도시철도 동해선을 타고 기장역에 내려 택시를 이용하면 10분이면 도착한다
월전마을에서 한구비가 넘어 가면 갈맷길1-2코스에서 볼 수 있었던 죽성드림세트장은 이제 갈맷길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월전마을을 지나 다시 봉대산 산허리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오솔길을 따라 잘 깎여진 잔디와 작은 계곡이 나타나고 지나온 등산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한 길이 계속된다.
봉대산을 내려서면 멸치로 널리 알려진 대변항이 나타난다.
눈을 조금만 멀리두면 동해의 푸른바다와 눈높이를 같이 하는 풍경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변항을 지나가는 즐거움은 풍경을 만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변항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인가.. 말하지 않아도 대변은 "멸치"와 쉽게 연결된다.
"멸치"에 각종 양념과 채소로 버무려진 멸치회는 생멸치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양념맛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고깃배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가면 더 진기한 구경거리를 만날 수도 있다.
고기를 가득실은 배가 항구로 들어오면 싱싱한 가자미, 펄떡 펄떡 살아 숨쉬는 도다리와 은빛비늘 반짝이는 갈치도 만날 수 있으며 행운이 따라준다면 한보따리 싸들고 저녁 만찬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결코 만날 수 없는 구경거리가 대변항 도처에 깔려있다.
세월이 가고, 풍경이 바뀌고, 사람은 바뀌어도 이곳 대변항 바닷가 사람들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대변항 죽도 앞 해녀촌은 월전마을 처럼 장어구이도 팔지만 소라, 낙지 , 개불, 멍게 등 해산물을 팔고 있다.
모듬해산물 5만원짜리 하나면 한꺼번에 모두다 맛볼 수 있다.
가게 이름도 재미있다 주영이네, 손큰 할매집, 딱따구리 엄마..어딜가도 만날 수 있는 "원조...집"
메뉴와 가격 모두 똑 같은데도 서로 원조를 내세운다
대변항을 지나고 연화리를 지나 서암마을로 접어든다.
멀리 오시리아 풍경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젖꼭지 모양의 등대와 바람한점에도 파랑물결 일어나는 바닷가를 마주한다.
서암마을이다. 파도가 밀려오고 갈때 마다 방파제를 두드리는 소리를 토한다.
부산에는 약 70여개의 등대가 있는데 그중 디자인이 아름답고 이색적인 조형등대가 있음은 익히 잘 알고 있다
서암마을의 젖병등대는 건너편 닭벼슬 등대와 같이 조형등대중 하나이다
부산의 이색조형 등대를 찾아보는 것도 특별한 여행이 될 듯 하다
오랑대 용왕단 앞 흔들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으니 70리터 대형 어택베낭을 메고 손에는 바지로 보이는 옷을 든 젊은 친구가 큰 걸음을 옮기며 성큼 성큼 걸어간다. 쌀쌀한 날씨에 반바지 차림이라니..
내가 걸어갔던 해파랑길이 다시 그리워진다
길위의 시간은 더디게 흘러간다.
번잡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기도 하고 처음 밟아 보는 길이 주는 설레임 때문일 수도 있다
서암마을 벗어난 갈맷길은 차도를 따라 오랑대 용왕단을 지나고 아난티 산책로를 지나 동암마을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다리가 무거워지면 동암마을 정자에 기대어 앉아 동해바다를 바라보아도 좋고 한구비 너머 해동용궁사를 곁눈질 하여도 좋다. 동암마을은 해동용궁사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다. 최근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개발되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수산과학관 "해마의 꿈"(홈페이지에서 펌)
수산과학관은 바다의 탄생, 바다에 사는 생물, 고래와 바다, 우리나라 바다의 생태계, 아쿠아리움, 수산자원과 식량자원, 과학기술과 수산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며, 어린이와 청소년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망대에서는 하늘과 바다가 하나되는 수평선, 발아래 펼쳐지는 동해바다와 갯바위에 부서지는 흰파도를 감상할 수 있으며, 바닷가 산책로는 해동용궁사와 연결되어 있다.(수산과학관 홈페이지에서 인용)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해동용궁사는 이미 부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자리잡은지 오래이다
동해바다 풍경과 어우러져 큰 바위위에 세워진 해동용궁사는 낙산사와 함께 바닷가 사찰로 유명하다
기암괴석으로 늘어선 바위들의 자태와 바다와 사찰의 조화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비경도 시랑대가 함께 해서 더욱 빛나지만 갈맷길은 시랑대로 가는 길을 버리고 곧장 언덕너머로 길을 새로 놓았다.
태양과 걷는 사색의 길, 해와 바다를 벗삼아 걷다. 해파랑길 2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공수마을 갯바위에 서서 지난해 34일동안 끝도 없이 걸어갔던 해파랑길을 떠올린다.
끝없이 펼쳐지던 동해바다, 수많은 해변들, 눈부신 햇살과 산란하는 바다, 맹방과 초곡의 거친 바다, 추암의 석림들과 화진바다의 풍경들..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절경들..어찌 잊을 수 있으랴..
최선장 식당에서 밥을 먹고 까폐 공극 샌드(SAND COFFEE)에서 커피를 마셨다.
물질과 물질의 비어있는 공간을 공극이라고 한다. 입자와 입자 사이의 공간..모래와 모래 사이의 공간..공극이다
이집 주인장은 공대 또는 과학자일 것 같다. 적어도 문과 출신이 아님은 분명하다..추측이긴 하지만..
이런 표현은 아무나 쓰지 않으며 쓴다고 하더라도 간극이나 틈 정도로 쓴다
공수마을을 지나 오늘의 종점인 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으로 접어든다.
죽도에는 울창한 자연림이 조성되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죽도 끝부분은 동네 낚시터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동해안에는 죽도라는 명칭을 가진 섬들이 유난히 많다. 오늘 지나온 대변항의 죽도가 그렇고 축산항 죽도가 그렇다
양양의 죽도와 강원도 고성땅에도 죽도가 있으며 포항에는 심지어 죽도라는 이름의 시장도 있다
송정해수욕장에 어둠이 내리고 있다.
참 많은 길을 걸었던 것 같다. 바다는 끝없이 푸르고 하늘은 끝없이 높았다. 낯선길을 걷는 동안 낮이면 햇살이 바다에서 산란하고 밤이면 별이 하늘에서 떠 다녔다. 내가 가진 생각과는 무관하게 세월은 흘러간다
오늘 저녁 송정해수욕장 벤치에 앉아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걸음을 멈추게 할 그 무엇도 없다
삶에 대한 위로는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진다
갈맷길 1코스 2구간은 송정해변에서 끝이난다. 내일 아침 나는 다시 여기 서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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