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21코스(거제어촌민속전시관~구조라선착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SM 코둘4500 2022. 7. 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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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21코스는 민속전시관을 출발, 거제의 숨은 명소 공곶이와 와현해수욕장을 거쳐 구조라내도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15km의 거제를 대표하는 명품코스이다. 지세포만을 걸어가는 첫출발부터 신선하다. 지세포성위에 서면 넓은 지세포만과 멀리 옥림마을까지 조망할 수있다. 숲길 끝에서 만나는 공곶이와 내도는 거제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을 선물한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쿠바의 혁명가였던 체 게바라는 말한다.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손을 꽃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
청춘이 아니면 또 어떠랴..여행은 몸과 정신을 젊어지게 하는 명약이 아니던가. 오늘 2022.4.6. 20일차

남파랑길 21코스 안내도

남파랑길21코스는 지세포성을 오르는 짧은 오르막을 제외하고 대부분 임도와 숲과 해안을 편안하게 휴식하듯 걸어가면 되는 부담없는 길이다


천주교순례길은 조선해양문화관에서 예구마을까지 이어진다. 서이말등대코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남파랑길21코스와 길을 같이 한다.


지세포
지세포항

활처럼 휘어진 지세포만을 따라 걷는다. 그길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평화롭고 풍경은 아름답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작은 어항이었으나 국가어향으로 지정된 후 성장을 거듭하여 현재에 이른다. 지세포에서 유람선을 타고 외도, 지심도와 해금강을 돌아볼 수 있다


호수같은 지세포항

불어오는 봄바람이 결코 약하지 않음에도 지세포만은 고요하다.  가끔씩 물고기 비늘같은 물결이 일어날 뿐 마치 호수같은 느낌이다

지세포만
길에서 만난 강아지
강성낚시점

선창마을, 겨우 한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길 따라 지세포성을 오른다.


라벤더탐방길과 지세포진성둘레길이 있으나 남파랑길은 둘레길 방향으로 이어진다
야자매트 깔린 길을 따라가면 성의 맨꼭대기에서 지세포만과 멀리 옥림마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지세포진성의 마을 쪽 성은 허물어지고 일부는 텃밭으로 개간되어 있다.
성 둘레길 꼭대기에 서면 넓은 지세포만과 소노캄리조트가 한눈에 들어온다.
잠깐동안 앉아 흘린 땀 씻을 자리를 찾았으나 추락주의를 경고할 만큼 양쪽이 가파르다.


지세포진성을 내려서서 길 양편 소나무가 도열한 임도를 따라 걷는다. 길은 흙길이다.
나무사이로 반짝이며 와 닿는 햇살 한줌이 걸어가는 내내 따라온다. 파란풀 돋아나는 흙길위로 봄은 이렇게 오고 있다


지심도 전망대
지심도

지심도는 해안선길이가 3.7km 밖에 안되는 작은 섬이다. 섬꼭대기에는 일본군 포진지와 활주로가 있으며, 곳곳에 일본의 잔재를 남겨두었다. 아픈 역사를 잊지 말라는 뜻일게다. 남해안 대부분의 섬은 동백섬이다. 그러나 지심도를 빼고는 동백섬을 이야기 할 수 없으니 꽃피는 동백섬을 보고 싶다면 지심도로 가보자


서이말 등대로 가라 한다.
좁아졌다가 넓어지고 다시 좁아지는 길이 가물가물 이어진다.


그러다 갑자기 마법처럼 아스팔트길이 나타나더니 초소에서 사람이 나와 근엄하게 묻는다. "라이터 같은 화기 있습니까"
영문을 몰라하는데 "담배피시나요" 다시 묻는다. " 아뇨" " 그럼 가셔도 됩니다." " 석유비축시설이 있어 그렇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게 말하니까 이해가 된다.


요놈은 좀 사실적으로 그렸다.


이어지는 임도
석유비축시설앞에 지심도가 보인다

멧돼지 경고문이 설치된 임도가 구비 구비 이어진다.
산허리를 감고돌아가는 임도 숲에는 봄을 알리는 초록이파리들이 초록초록 피어나고 있다.


멧돼지 눈좀 봐라. 이놈이 멧돼지인지..저팔계 눈인지.. 무섭게 그려졌다


남파랑길은 서이말로 가지 않고 공곶이 방향으로 이어진다.
숲이 호흡하는 소리와 향기, 그 원천은 동백과 사스레피나무와 참나무와 후박나무 가득한 숲이다

서이말은 땅의 끝모양이 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거제도의 유일한 유인등대가 있다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10여분, 어느새 동백숲을 지나고 갑자기 탁 트이며 나타난 바다
공곶이다. 파도와 사람소리가 섞여서 들려온다.


공곶이 종려나무 숲
멀리 해금강
공곶이

변덕 심한 4월이지만 오늘 만큼은 햇살 좋고 하늘 푸른 꽃피는 호시절이다
개나리가 피었고 수선화도 피었다. 벚꽃은 아직 한창이다


내도

외도가 사람의 손을 거쳐 인공적인 완성도를 보여준 섬이라면 내도는 원시의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섬이라 할 수 있다. 인공적인 멋보다 원형의 모습을 보여주는 내도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지형이 마치 궁둥이처럼 튀어나왔다고 해서 공곶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해마다 봄이면 수선화와 동백과 종려나무 등 을 보기 위하여 사람들이 찾아든다.
공곶이앞 몽돌해변에서 바라보는 내도와 한려수도는 거제의 으뜸가는 풍경으로 거제가 추천하는 8경에 선정되었다
종려나무 숲이라는 영화촬영지이기도 한 공곶이는 한 노부부가 평생을 피땀흘려 일구어낸 작품이라고 한다
(예구마을에 세워진 공곶이 이야기 까페 차와식사 에서 인용)


해변에 까맣게 보이는 건 모두 미역
해변으로 밀려온 미역

공곶이를 내려서는데 진한 사투리의 경상도 아지매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역이 지천이네" 자루에 가득 주워온 미역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나누는 중이다 "그거 무거워서 우째 가져가겠노" "걱정하지마라 내가 다가져 가께" ㅎㅎㅎㅎ재미있다

몽돌해변에 두다리뻗고 앉아 맛있는 김밥을 먹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 쳐다보며 " 야 우리도 도시락 사오는건데 잘못했다"
하얀 몽돌 푸른 바다 따뜻한 햇살, 맑은 공기, 맛있는 김밥... 이만하면 오늘 누릴 건 다 누렸다


남파랑길을 역방향으로 갈 때 파란 싸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나무대문은 국립공원을 상징하는 출입구이다.


공곶이 몽돌해변을 빠져나와 산으로 연결된 데크길을 오른다.
동백가득한 숲속 좁은 길을 따라 20여분이면 예구마을에 닿는다. 공곶이를 가기 위해 시멘트길을 따라가면 좀더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숲으로 난 남파랑길이 훨씬 운치 있다.


예구마을은 공곶이로 더 유명해진 마을이다.
숲길 따라 내려선 길 입구에 아주머니 대여섯분이 장마당을 펼치고 있는데 봄산에 나는 건 거의 다있다. 두릅과 고사리, 엄나무, 가죽나물 등 등


예구마을 언덕에 서서

예구마을 벗어나 언덕길을 따라 오른다. 길가에 하얀 벚꽃과 노란 갓꽃이 활짝 피었다. 갓꽃 줄기 몇개 꺾어 껍질 벗겨 먹어본다. 맵사한 향이 입안으로 퍼진다. 제법 맛이 난다


청자빛 와현해수욕장
멀리 해금강, 가까이 구조라 수정산

언덕을 내려서면 와현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뒷편으로 하얀벚꽃 벚나무와 송림숲 그늘이 반갑다
고운모래와 맑고 투명한 바다로 인해 여름이면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한고개를 더 넘어가면 구조라 해수욕장이 있다
특이하게 와현 모래숲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외도 선착장 터미널

와현 외도선착장앞 데크길 따라 소나무 가득한 숲으로 들어간다.
바다내음과 파도소리 들으며 바닷가 솔숲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이 길은 해안거님길도 된다.
이런 길은 천천히 걷는 것이 요령이다. 그래야 거제가 주는 풍경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호텔리베라 전망대는 해금강과 외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전망대란다. 전망대 끝에 서서 확인해본다
사실이다. 외도는 물론, 내도와 해금강 공곶이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명당이다..


이런 길을 오르락 내리락 두어번 하고 나면 길끝에 구조라 수변공원이 있다
아무도 없는 해솔길을 혼자서 걸어가는 맛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고 설명해도 알 수 없다.


구조라 해변공원에 서서 오늘 하루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본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그렇게 걸었던 길이다. 걷는 동안 바다와 하늘과 햇살과 바람이 주는 선물을 맘껏 받았다.
21코스는 거의 다 걸었다. 이제 지척이다.


내도 안내판

내도는 국립공원 한려수도에 있는 섬이다. 원시의 향을 그대로 간직한 소중한 자산이다.
남파랑길 21코스는 구조라 선착장앞에서 끝이나지만 내도를 스치고 지나갈 수는 없다. 오늘 갈 수 없다면 다음에라도 반드시 가봐야 할 길이기에 내도를 포함한다


구조라에는 남파랑길여행자센터가 있어 들어가 보았다.
가이드인지 사무원인지 알 수없는 사람이 앉아 있는데 "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도 반응이 없다.
잠시 쉬려고 들렀지만 분위기가 부담스러워 지도몇장과 거제 관광안내도를 집어들고 되돌아 나왔다


내도 선착장
내도 선착장 입구

내도는 앞서 공곶이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다. 구조라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거리에 있어 찾기 쉽고 들어가기 좋은 섬이다. 승객 스무명 정도 배를 기다리고 있다 . 숙박손님들인데 대부분 낚시하러 온 사람들처럼 보인다


내도명품길에서 ..
앞서 걸어가는 사람들이 누구더라

첫길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계단 오르막이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탐방로가 이어진다. 초입부터 편백과 후박나무, 동백이 하늘을 가릴 정도의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는데 전날 내린 비때문인지 원시림이 뿜어내는 진한 향이 숲에 가득하다.


벌레가 새긴 그림. 마치 명필 초서를 보는듯 하다
내도에서 바라본 외도
외도와 해금강

외도 앞 바다에 하얀 바닷길이 S자 형태로 나있다. 정박 순서를 기다리는 배들이 원형의 괘적을 그리며 대기 중이다


편백과 대숲길을 지나고 동백 우거진 숲길을 지나면 나타나는 세심전망대이다.
전망대에 서면 서이말 등대와 해금강, 그리고 아득한 수평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화면속에 있다. 한폭의 수채화, 아니 동양화다. 아니 표현할 수 없다. 그냥 아름답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내도 연인길
연인나무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왜그런지는 형상을 보면 안다고 한다. 그냥 곰솔이지만 의미를 부여했다


오늘따라 구름이 왜이렇게 멋지냐...


용틀임하면서 하늘로 솟아 오른 나무들..


내도 선착장으로 다시 되돌아 온다


내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탐방로 길이 2.6km
거제 8경중 1경에 해당할 정도의 비경을 가진 섬임에도 바로 옆 외도의 명성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섬이었느나 지금은 사시 사철 많은 관광객이 섬을 찾고 있다.

구조라가는 길은 편안하고 아름답다. 길은 해안에서 해안으로 이어지고 벚꽃과 늘씬한 소나무, 반짝 반짝 빛나는 풍경이 공곶이에서 멈추지 않고 구조라까지 이어진다. 내가 걸어가는 동안에도 바다는 춤추고 시간은 흘러간다.

길을 구조라에서 멈추지 않고 남파랑길 22코스로 곧장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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