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거제코스 걷기가 예정되어 있다면 거제행 2000번 버스와 장승포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18코스~20코스까지 3개코스는 편리하게 걸을 수 있다. 단, 부산사람들만 해당되니 참고하실 것
부산 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서 오전 08:10분에 거제행 2000번 버스가 출발한다
09시 거제도 관포에 도착 후 버스정류장 오른쪽 장목방향 언덕길을 10~15분 정도 걸어가면 18코스 출발지인 장목파출소 앞에 도착할 수 있다
오전 06시부터 30분 간격 출발하며 요금은 4,500원이다
차량을 이용하실 분들은 장목항에 주차하면 된다
남파랑길 18코스는 장목항을 출발, 투명카누로 알려진 관포항을 지나 두모몽돌해변과 매미성, 봄날 진달래로 유명한 대금산과 외포항을 지나 김영삼전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대계마을까지 이어진다. 거리 16km, 소요시간 4시간 30분
관포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장목까지 태워다 준 고마운 택시. 지리를 잘 모르는데서 벌어진 일이지만 관포에 내려 카카오택시 호출하고 30분을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다. 지나가던 택시가 주의깊게 보았던지 가던길 되돌아와 호출 "택시"는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거리때문이란다.
2*바 1009택시 기사분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장목파출소앞을 시작으로 남파랑길 18코스를 시작한다.
장목수산센타를 지나고 장목항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걸어간다.
남해 창선 코스로 바람쐬고 돌아오니 길이 늦어졌다 오늘 3월 29일
배를 댈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 선창이다. 부두의 다른 말이지만 우리네 세상에서 선창은 작은 어촌에 기대어 살아가는 어부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장소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장목도 예전에는 그런 선창이었을 것이다
"선창"이라는 노래도 있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 비린내 나는 부둣가에서 ..."
장목항 선창을 벗어나 S자로 휘어진 차도 삼거리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관포방향 임도를 따라 걷는다
말끔히 개어 너무 파란 하늘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바다는 또 어떤가
관포마을 가는 임도변으로 파란 풀이 돋아 나고 있다.
세상은 혼란스럽고 시끄러워도 자연은 섭리에 따라 움직인다.
텅빈 임도 따라 휘적휘적 걸어가며 바다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신다.
활개치며 걷는 다는 것, 얼마나 자유로운가..
관포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헤아려 본다
관포마을에 봄이 오고 있다.
길은 푸른 관포바다를 보지않고 차도를 따라 거제의 한복판을 향하여 조금씩 들어간다
겨우 차 한대가 지나갈만한 좁은 길을 따라 휘파람불며 걸어간다.
꽃향기인지 풀내음인지 은근한 향이 어디서 바람 타고 오길래 고개 돌려 바라보니 밭 한가운데 복숭아꽃이 활짝 피었다
두모마을 넘어가는 좁은 길에 하얀 벚꽃과 푸른 대숲이 가득하다.
푸른바다와 초록의 빛이 만들어내는 색조를 보라. 풍경이 없어도 환상적이다
파란 바다와 연초록 잎사귀, 햇살 가득한 바다를 바라보며 길위에 잠시동안 생각을 내려놓는다
거가대교가 섬과 바다를 가로질러 중죽도와 가덕도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흙길위로 작년가을 떨어진 낚엽이 수북한 두모마을 가는 길에 사스레피나무가 도열하듯 서있다.
두모마을 넘어가는 고개길을 내려서면 몽돌해수욕장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공사로 인하여 길이 끊어졌다
공사현장을 넘어서든지 아니면 돌아가야한다
멀리 가덕바다와 산들이 아스라이 보인다. 밀려오는 파도 물색이 흐리다.
2년전 걸었던 동해안 금진해변 몽돌해변이 떠오른다. 잊고 살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기억 들이다..
두모해변 데크길을 넘어서면 거가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미관이 가장뛰어나다고 하는 "사장교"로 만들어졌다
중죽도와 저도사이 아름다운 사장교 다리가 걸려 있다.
거가대교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로 유호전망대를 꼽지만 다리가 놓인 가덕과 두개의 섬과 거제바다 모두를 바라볼 수 있는 두모가 훨씬 아름답다
두모 펜션마을 지나 데크길을 넘어서면 초록해초가 해변을 뒤덮고 있는 몽돌해변을 다시 만난다. 대금마을이다
아직 해초가 침범하지 않은 자갈밭에 편하게 앉아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한 맥주한캔과 구운계란에 곁들인 커피를 마신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서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고
몽돌해변이 끝이나는 곳에 오색 페인트로 잔뜩 치장한 대금방파제를 만난다.
작은 어선이 가지런히 줄지어 정박한 방파제로 들어가는데 따라가기 앱에서 경고음이 들려온다.
마을 골목길 담장옆에 세워진 이정표를 따라 차도로 나선다.
길가에 세워둔 작은 가계 상점 "톡톡" 감성이 톡톡하고 튀어나올 것 같다
대금마을 앞 차도를 따라 매미성에 이르면 갑자기 교통정리하는 마을노인들의 휘슬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이 몰려든다
매미성은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마을사람 한분이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시간 혼자서 쌓아올린 성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의 중세성을 연상하게 되는데 성앞으로 펼쳐지는 거제바다와 작은 섬들과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거제의 명소가 되었다. 지금도 계속 공사중이다
매미성가는 길 건너편에 무료주차장이 있으며 입장료는 없다.
에메랄드빛 시방바다 너머 1박 3식으로 많이 알려진 이수도가 보인다
시방항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이수도는 걸어서 섬을 한바퀴돌아볼 수도 있으며 벽화거리와 해안낚시터까지 있어 하룻밤 먹고 즐기기는 더 없이 좋은 섬이다.
시방항에 무료주차장이 있으며, 2시간 간격으로 배가 운항을 한다. 왕복요금 8천원
원래 마을이름은 살방이었다. 해변의 형태가 마치 활시위처럼 휘어져 "이수도"를 향하여 화살을 쏘는 형국이라하여 "시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시방...시방마을
시방리를 벗어난 길은 대나무 숲 오솔길을 지나 대금산으로 향한다.
소류지 언덕에 오리나무가 새싹을 피우고 있다
대금산으로 오르기 위해 마을뒤쪽 숨어있는 대나무사이 좁은 소로를 통과해야 한다. 남파랑길 싸인이 없었다면 길이 아니라고 했을, 길 아닌 길을 따라 계속 오르막이다
대나무 숲 지나면 장목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 거가대교와 가덕도가 보인다
그냥 지나가자니 아쉬울 것은 풍경에 뒤를 돌아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눈에도 담아둔다
시방리부터 비탈길을 요리조리 기어 오르기를 30분, 대금산 가는 임도갈림길에 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임도길 양편으로 왕대나무가 줄지어 서있다. 왕대나무는 하청면 맹종죽이 유명하지만 거제 곳곳에 여기처럼 왕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람부는 날, 비오는 날 대숲에는 어떤 소리가 들려올까.
쏴아 하는 물결소리, 댓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는 오감의 소리
산세가 순하고 마치 비단폭이 산을 두르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이름붙여진 대금산에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다
오늘 3.29 만개하기에 아직은 이른 계절인가보다. 해마다 4월 초순이면 진달래가 붉게 물든 대금산을 보기 위하여 해안에 위치한 제법 높이있는 산(437m)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대금산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 대금산 중턱까지 임도가 설치되어 차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대금산 안부 쉼터 벤치에 걸터 앉아 전망대까지 오를까 갈등하다 "에라 모르겠다. 커피나 한잔하고 그냥 내려가자"로 결정. 전망대 오르는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아래쪽으로 난 길을 따라 쭈욱 내려가면 대금산 임도가 나오니 직진하면 된다
헷갈릴 수 있는 길, 발끝에 힘을 주고 급경사길을 내려선다
바가지가 있어 식수인줄 알았는데 "마시면 안된다"는 경고판이 붙어 있다.
경사 길을 내려오느라 흘린 땀을 비단골샘에서 씻어내고 담장처럼 보이는 곳에 앉아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한다
대금산 진달래길로 명명한 임도길 따라 30여분,
크게 매력적이지도 않지만 진달래길은 은근한 아름다움이 있다.
외포바다도 한번씩 슬쩍 보여주고, 잡목사이 숨어있는 진달래도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대로 이름에 걸맞다는 생각이 드는 대금산 진달래길이다
임도길을 내려서면 대구의 고장 외포항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외포항이 어떤 곳인가. 겨울이면 입 큰 대구가 파시를 이루고 쫄깃하고 맛있는 횟집이 줄지어 서있는 대표적인 마을아닌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거제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마음을 채웠으면 거제 외포의 맛나는 먹거리로 배를 채워야지
외포항으로 간다면 외포항 키낮은 망월산 전망대에 앉아 넓고 편안한 외포구경도 하고 외포항의 푸짐한 인심도 안고 오자
외포에서 언덕하나를 굽이쳐 돌아가면 소계마을이다. 버스정류장 앞에 소계마을 표지석이 있다
부산에서 거제를 왕복하는 2000번 버스정류장은 표지석 건너편에 있다.
소계마을에서 다시 언덕을 넘고 사람다니는 길 없는 차도를 걷다보면 "대통령의 고장 대계" 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부터 대계마을이다
대계마을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생가로 더 많이 알려진 마을이다. 닭의 모양을 닮아 대계마을로 불렀다고 한다
마을앞에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을 품고 있어 해수욕하기 좋은 곳이며 방파제에서는 감성돔과 농어가 잡혀 제철이면 낚시꾼들이 들어온다. 대계항 끝지점에 화장실이 있어 차박도 가능하다
거제도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태어나 25살에 대통령의 꿈을 안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근대화시기인 196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한국의 정치적 격랑을 헤치고 나온 개혁적 성향의 정치가이다
40대 기수론과 3당 합당으로 1993년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역사바로세우기와 군대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임기말 IMF외환위기라는 오점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되었다
남파랑길 18코스는 대계마을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에서 끝난다.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소계마을로 되돌아가야 한다. 2000번 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영국의 소설가 W.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의 이야기를 끝으로 18코스를 마무리한다
"낯선곳에 있다는 느낌, 바로 그러한 느낌때문에 그들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뭔가 영원한 것을 찾아 멀리 사방을 헤메는 것이 아닌가"
'코리아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파랑길 20코스(장승포~거제 어촌민속전시관) 찬란한 계절, 빛나는 풍경 (0) | 2022.07.12 |
---|---|
남파랑길 19코스(거제 대계마을~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 함께 꿈꾸던 세상을 만나러.. (1) | 2022.07.10 |
남파랑길 17코스(고현터미널~장목파출소)댓잎은 바람에 날리고 (0) | 2022.07.06 |
남파랑길 16코스(사등면사무소~고현시외버스터미널) 그래도 사랑하라 (0) | 2022.07.04 |
남파랑길 15코스(충무도서관 ~거제 사등면사무소) 거제도를 걷는다 (0) | 2022.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