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금모래해수욕장을 출발, 썩은다리와 황우치 해안, 용머리해변과 송악산을 지나 대정읍 하모까지 이어지는 해안 올레길로 산방산의 위용을 바라보며 길이 시작된다.
걸어야만 볼 수 있는 최고의 해안 경관으로 손꼽히며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마라도와 가파도는 최고의 풍경을 선사한다
10코스는 풍경만 있는 길은 아니다.
아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섯알오름진지를 비롯한 다크 투어리즘을 돌아보는 길이기도 하다
총거리 15.6km, 소요시간 5시간
올레길 10코스 공식안내소앞 초중고생으로 보이는 한무리의 학생들이 올레길 투어에 앞서 인솔자의 구령에 따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아침햇살에 반짝 반짝 빛나는 금모래해변을 지나 산방산을 바라보며 용머리해변으로 향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제주의 수많은 용출수 중 하나가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명칭이 낯익다.
한여름, 그늘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포석정"은 유료 놀이터인셈이다
금모래해변을 출발한 올레길은 발아래 화순항을 바라보며 키낮은 언덕배기 "썩은다리"로 향한다.
100여개의 계단을 올라 썩은 다리에 서는 순간 산방산이 눈앞으로 달려오고 검은 모래 해변이 점점히 펼쳐진다
화순금모래 해변을 품고 산방산아래 얌전히 자리잡은 "썩은다리" 오름, 왜 하필이면 썩은 다리가 되었을까
제주 서남부 지역을 달리다 보면, 안덕면 사계리 랜드마크인 산방산을 볼 수 있는데, 거대한 조각 작품을 보는 듯한 웅장함을 자랑한다. 산방산은 서남부 왠만한 곳에서는 보일만큼 큰데, 비교적 평탄한 지역에 홀로 우뚝 솟아있어 더욱 눈에 띈다. ‘산방’은 굴이 있는 산을 의미하는데 산방산 아래에 작은 굴에서는 부처를 모시고 있어 이곳을 ‘산방굴사’라고 한다.
이곳에는 날과 관계없이 낙숫물이 떨어지는데 이를 산방산의 여신인 “산방덕”의 눈물이라고도 한다.
넓은 바다와 아름답고 웅장한 산방산 속 푸른 자연과 어우러진 이곳의 절에서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찾을 수 있다.(Visit Jeju에서 그대로 인용)
산방산 용머리 지오트레일 코스는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용머리해안에 이르는 약 1.5km의 길을 이른다
바닷가에 피어난 짙은 수림사이 사이 은모래 반짝이는 바다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바다가 내뿜는 청량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내딛는 걸음걸음 부드러운 흙의 기운이 느껴진다.
앞에는 해변, 뒤로는 산방산 명당에 자리한 까페 "ONE AND ONLY" 현무암 돌담이 두르고 있는 까페정원은 초록 잔디와 비치파라솔로 한껏 멋을 내었다
까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형제섬과 송악산이 손에 잡힐듯 가깝고 푸른 바다가 큰 걸음으로 다가온다
산방산 아래 까페 "ONE AND ONLY"를 지나고 황우치해변을 지나 산방산을 바라보며 용머리해안 가는 샛길로 들어간다
고개를 들어 산방산을 올려다 보면 마치 주상절리같은 바위가 거대한 산방산을 떠받치듯 곧게 서있다
이길을 넘어서면 용머리해안은 지척이다
산방연대 데크에 앉아 황우치해변을 내려다 본다.
황우치해변의 동쪽 끝에 용머리해변이 있으며 그 사이에 산방연대가 있다.
검은색으로 반짝 빛나는 황우치 해변으로 잘게 부서진 흰 파도가 해안을 향해 줄을 지어 밀려들고 하늘의 구름은 조용한 바다에 빠져들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데크길이 금새 빗물에 젖고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해졌다
네덜란드 선원 하멜이 타고 있던 배가 난파되어 용머리해안에 표류했던 것을 기념하는 하멜 표류 기념비가 서있다.
하멜은 조선에서 13년 동안 억류되었다가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하멜표류기를 통하여 유럽에 "조선"을 알린 사람이다
기념비는 1980년 한국국제문화협회와 주한네덜란드대사관이 공동으로 세웠다고 한다
산방산아래 하멜기념비앞에 서서 용머리해변을 내려다 본다.
유채꽃 피어나는 제주의 4월은 어디든 아름답다.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고 가까이서 보면 더 예쁘다
트레일은 용머리해안에서 끝이난다. 전문용어로 쓰여진 지질구조는 밖에서 보는 것도 아니고 직접 그안에 들어가서 보아도 잘 모르겠다
용머리해안 가는 매표소 입구에는 "기상관계"로 관람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걸려있지만 오늘 산방산 날씨는 "비가끔과 흐림"외는 부드럽고 봄바람같아서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이다.
용머리해안에 들어서자 내리던 비가 그치고 사람들이 밀물처럼 들어와 사방으로 흩어진다
기상관계로 용머리해안을 보지못한 아쉬움을 용머리해안 검모래해변에서 위안을 얻는다
빛의 조화탓인지 하얀모래가 검은색으로 반짝 반짝 빛나고 희고 긴 줄무늬 파도가 해안을 향해 줄지어 달려온다
사계해변 너머 송악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용머리 해안은 산방산 용암돔의 남쪽 해안에 작은 돌기처럼 돌출해 있는 전문용어로 "응회환"이라고 한다
마치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해서 용머리해안으로 불린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체"라고 하며 수천만년 파도에 깎여 기묘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안내문에서 일부 인용)
용머리에서 식당가로 접어든 시간 오전 11:50분 점심시간이다.
맛집으로 알려졌는지 식당마다 만원이다.
마음은 진미명가 식당에서 명인이 요리한 "다금바리"를 먹고 싶었지만 다금바리는 귀한 몸이고 가격도 비싸다
다금바리(자바리), 붉바리 kg 당 250,000원
최근 한 TV매체에서 진미명가를 방송한 적이 있었던 제주에서 다금바리 요리를 가장 잘 하는 곳으로 유명해진 식당이다.
산방산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작고 한적한 해변이다.
올레길 10코스 구간을 따라 걷다 보면 사계해변에서 산방산과 한라산, 그리고 용머리해안까지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다.
‘사계’ 란 해안변을 따라 형성된 깨끗한 모래와 푸른 물이 어우러지는 명사 벽계를 일컫는 말이다.
사계해변은 그 특유한 한적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주변의 유명한 관광지가 많아 이름이 더 널리 알려졌다.
영주 십경 중 하나인 산방굴사, 용머리해안 및 형제섬 등 천연 관광 자원을 갖춘 곳이다.
형제섬은 사계리 앞 해상 두 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로 사계리 마을 앞 1.5km 해상에서 마치 다정한 형제가 나란히 서있는 것 같다 하여 명명되었다고 한다.(비지트 제주에서 그대로 인용)
제주관광정보센터에서 제공하는 안내대로 사계해변은 명불허전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소중한 풍경들이 길을 따라 지나간다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고민하며 용해마을을 지나간다.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중 하나라는 사계 형제해안로에 기대서서 형제섬을 바라보다 문득 시야에 들어오는 식당 하나 "사계해변국수"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다양하지만 가장 평범하게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고기국수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으니 먼저 밥부터 먹고 걸어갈 일이다. 한그릇 9천원
사계해변은 "沙溪" 모래계곡이라는 뜻으로 모래가 응고되어 바위처럼 단단하게 변한 황금색 사계해변이 눈길을 끈다
한적하다고 했지만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계해변을 찾아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구름속에 쌓인 한라산과 회색의 바다 그곳에 우뚝 서있는 산방산의 비경이 서서히 멀어져 간다
사계항을 지난 길은 송악 펜션단지를 지나 송악산으로 이어진다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가는 배는 산이수동항에서 출발한다.
궂은 날씨에도 마라도 여객선을 타기 위해 터미널은 사람들로 붐빈다.
산이물에서 시작하는 송악산 둘레길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송악산가는 언덕에 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멀리 산방산과 한라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위로 난 평범한 길을 따라 송악산을 오른다.
송악산은 Dark Tourism이 시작되는 길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강제 동원된 제주 사람들의 고통과 참상을 돌아보는 다크 투어 현장은 역사의 아픔이 있는 현장을 찾아 잊지말고 진실을 찾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하는 여행이다
제주 4.3의 흔적이 그러하고 일제 강점기 나라잃은 역사의 현장을 살펴보는 것 또한 그러하다
산방산의 남쪽,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바닷가에 불끈 솟은 산이 송악산이다. 99개의 작은 봉우리가 모여있어 일명 99봉이라고도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1차 폭발로 형성된 제 1분화구 안에 2차 폭발이 일어나 2개의 분화구가 존재-의 화산지형이기도 하다.(제주관광정보센터 제공)
제주 올레 10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송악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형제섬과 가파도, 멀리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방목해 놓은 말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주변에 막힘이 없어 날이 좋다면 꽤나 멋진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길은 대부분 데크로 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던 비는 송악산 중간 즈음에서 그쳤던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또 어떠랴..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지금 이순간에 있다고 했으니..
송악산의 풍광을 천천히 음미하며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아름답고 순수한 풍경은 단연 송악산이다. 제주의 바람을 만끽할 수 있고 마라도와 가파도를 눈속에 담아도 된다
좀더 너른 품이라면 완만하게 흘러내려 제주바다로 이어지는 한라산을 가슴에 품어도 된다.
그런 곳이 송악산을 뒤로하고 송악 99봉을 내려서서 Dark Tour가 시작되는 대정으로 향한다
평화와 바람의 길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이어질 평화를 바라며 만들어진 길이라고 한다.
4.3과 일제 강점기의 어둡고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길을 기억하고 잊지말자는 뜻일게다
“역사에는 정해진 시효가 없다” 역사를 지나가 버린 시간, 과거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 제주에는 4.3이 있었다. 4.3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이를 기억하고,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역사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4.3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의 결실을도 조금씩 맺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은 역사적인 아픔이 있는 현장을 찾아가 그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고, 듣고, 교훈을 얻는 것이다. 제주의 역사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 보자. (사)제주다크투어에서
Dark tour 안내도는 예비검속자 집단 학살의 현장인 섯알오름과 일제강점기 알뜨르비행장, 고사포진지를 가리키고 있다
고사포 진지는 인근 알뜨르비행장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시설이며 섯알오름 일제 동굴진지는 태평양전쟁 당시 중국 본토 공격을 위한 진지였으며 동굴 진지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고 한다
Dark tourism의 시작은 섯알오름 고사포진지에서 시작하여 알뜨르 비행장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제주도 전역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과 진실앞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은 무엇이며 찾아야할 진실은 무엇일까
한국전쟁 발발 후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을 학살할 때 모슬포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 서부지역의 예비검속자 210명을 집단학살하고 암매장하였다. 억울하게 희생당한 양민들 중 일부만 시신을 수습하였을 뿐, 많은 세월과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여 유골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늦게나마 대법원에서 국가폭력의 부당함을 인정하고 국가배상을 결정하였다.
대법원 판결이 4.3과 예비검속자에 대한 집단학살에 대한 국가 폭력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램이다
유족회에서는 불법주륙기(不法誅戮記)비석을 세워 희생자와 유족에게는 위로를, 후세에게는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여기서 주(誅)는 칼로 벤다는 뜻이며 륙(戮)은 죽인다는 뜻이니 주륙은 학살을 의미한다
격납고가 없다면 평범한 밭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일제가 대를 이어 농사를 짓던 땅에 농민들을 강제동원하여 "침략전쟁용" 비행장을 만들었으니 알뜨르 비행장이다.
학살의 현장인 섯알오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알뜨르는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오늘 걸어갈 다크투어의 맨꼭대기에 있다
늦게나마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었고 평화대공원이 들어선다고 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을까 한다
알뜨르는 마을 아래쪽(알)에 있는 들판(뜨르)을 뜻하는 제주어이다
송악산에서 시작된 비는 오늘의 Dark tour가 끝나가는 늦은 오후에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섯알에서, 알뜨르에서도 계속되던 비는 운진항을 향해 가는 보리밭에도 내리고 숲에도 내리고 있다
시시껄렁한 일도 때로는 기억나는 법, 하물며 오늘 걸었던 길을 어떻게 잊을까
모슬포 운진항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하모해수욕장이 있지만 바다에는 사람그림자 하나 없고 봄비만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모슬포 운진항에서 오늘의 종점인 하모체육공원까지는 금방이다.
올레길 10코스는 모슬포시내를 통과하여 하모체육공원앞에서 끝이난다
비가 내려 산방산도 송악도 대정의 아픈역사까지도 기억속에 더 선명하게 남았을 하루가 지나간다
당신은 단 한번뿐인 이 삶을 사랑하는가...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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