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67코스(남열마을~해창만캠핑장앞)지붕없는 미술관

SM 코둘4500 2023. 3. 1. 17:43
728x90
반응형

바다와 섬과 사람냄새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정답은 고흥군이다. 아름다운 해안경관과 끝없이 이어지는 황금들판과 이색적 풍경이 여행의 묘미를 더한다. 들판 한가운데 또는 그 들판으로 들어오는 물길을 잡고 있는 방조제를 걸어갈 때면 다소 지겨운 느낌을 줄 때도 있지만 여행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골 할머니들의 곰살맞은 한마디 말과 그 말에서 묻어 나오는 순박하고 넉넉한 인심, 마을 안길 따라 이어지는 질박한 풍경들...여행자는 그런 것들에서 위안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남파랑길 67코스는 남열마을을 출발, 양화, 사도마을을 거쳐 해창만캠핑장까지 이어지는 16.4km의 길이다

고흥군의 해양경관을 감상하며 걷기 여행의 매력을 느끼며 누구나 편안하고 힘들지 않게 걷기여행을 즐길 수 있다

걷기 시간 4시간

 

 

 

남열마을 해변

남열마을에서 경사진 차도를 따라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멀리 우주발사전망대가 아스라이 보이고 남열마을 앞 해변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차도를 돌아가니 바닷가 검은 갯바위에 부딫히며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남열전망에 서서 다도해 더넓은 바다와 섬과 섬들을 내려다 보면 왜 고흥을  "지붕없는 미술관"이라고 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섬들이 옹기종기 올망졸망..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마치 한폭의 수려한 산수화를 그려낸 듯하다고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남열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태양의 섬 대옥태도와 까막섬과 토끼섬과 첨도, 취도가 말그대로 옹기종기, 올망졸망 줄지어 

고흥의 바다에 한폭의 수채화되어 구름처럼 떠 있다

 

 

 

남열전망대 지붕없는 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소공원이 있다.

왕래하는 사람이 전혀 없어 마음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공원은 홀로 호젖하다

 

 

 

고흥바다에 그림처럼 떠 있는 섬과 섬사이로 팔영산의 근육질 바위군이 고흥바다를 호위하듯 위용을 자랑한다

 

 

 

땅끝공원을 지나고 양화마을을 지나간다. 약한 바람에도 잔물결 일으키는 고흥의 바다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한줄기 바람이 불어가고 꼬불꼬불이어진 고흥마중길에서 풍경이 뿜어내는 진한 바다 내음을 맡는다

 

 

 

고흥마중길은 남파랑길의 역방향으로 해창만에서 시작한다.

기쁠때나 눈물날때도 고흥마중길을 걸어라고 자랑할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만리성에서 해창만공원가는 이정표에서 차도를 버리고 추수끝난 농로를 따라간다 

 

 

 

오른쪽으로 논과 밭이 이어지는 평범한 길 옆, 작은 하천에 복어새끼(졸복) 수백마리가 무리지어 유영하고 있다

평범한 농촌 시골하천에서 다시 바다의 흔적을 찾으며 걸음을 늦춘다.

어디선가 소금기 가득한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면 바다가 멀지 않다. 

 

 

 

사포마을 바지락양식장을 지나고 제방끝에 건져올린 바지락을 세척하는 낡은 집 한채 그 곁, 얕은 언덕을 넘어 영남만리성의 흔적을 따라  임도가 길게 이어지다 다시 차도로 내려선다

 

붉은 색 지붕은 모사금 펜션이다.  넓은 백사장이 전부 펜션 독차지다.

주변에 민가가 없어 까만 밤이 오면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바다로 내려와 둥둥 떠다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모사금해변을 지나간다

 

 

 

모사금해변

모사금해변의 푸른 물빛과 금빛 백사장과 하얀 갯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차도에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내려다 본다

그렇게 머물다 다시 떠나가는 시간,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가벼운 파도소리..

 

 

  

길위에서 바라본 장고도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조금 떨어진 길위에서 섬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훌륭하다. 

아니 어쩌면 더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장고도

더넓은 갯벌도 주인이 따로 있다. 

갯골을 따라 경계를 이루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키낮은 돌담(?)이나 나무를 꽂아 경계를 삼는다.

하루 한번 건강한 갯벌속에서 작은 생명체들을 건져낸다

 

 

 

고흥 영남의 금사마을로 접어든다.

마을 중앙에 작은 어선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선착장을 지나고 문화복지회관도 지나간다.

 

갯가 작은 공터에 할머니들 댓분이 모여 굴을 까면서 세상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상이야기가 어디 경로당에서만 있으랴..

요즘 할머니 두분만 모여도 옆동네이야기부터 정치이야기까지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모여드는 사랑방이 된다

 

 

 

금사마을 뒷길

금사마을 뒤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한참을 이어진다. 해창만 가는 임도길에는  초입부터 질감 넉넉한 갯벌과 푸른 바다와 그 사이로 둥둥 떠다니는 작은 섬들을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고 조금씩 보여준다. 

갯벌로 밀려드는 밀물때문인지 풍경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갯벌로 물이 차오르는 시간은 금방이다. 

 

 

 

능정마을 지나 닭섬과 중구섬이 바라보이는 일성식당앞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다. 해창만까지 이제 거의 다왔다

여기서 배수갑문을 지나고 고흥군 포두면으로 접어든다.

 

 

 

건너편에는 팔영산의 둥근 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인다. 멀리서 보아도 위풍당당하고 늠름하다

해창만 방조제로 올라서서 캠핑장까지 이어지는 제방길을 따라 걷는다. 마지막 남은 길은 모두 평지길이다. 

은빛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고 갯벌로 조금씩 물이 차오르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지막 걸음을 재촉한다 

 

가지지는 못하였지만 모두 다 가졌던 하루가 지나간다.

해창만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저녁을 맞았다. 67코스를 다 걸었다. 

 

니체는 말한다. "당신은 단 한번뿐인 이 삶을 사랑하는가" 라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