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는 모래톱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이다. 한때 섬 전체가 갈대숲으로 덮여 낙동강 하구의 일몰과 갈대숲과 더불어 낭만을 찾는 젊은 연인들에게 더 없이 좋은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낙동강 하구언이 생긴 후부터 갈대밭 일부가 사라지고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옛 영광은 사라지고 없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을숙도로 들어가보자
을숙도 하단부에 수로를 만들고 갈대숲을 키웠다. 해마다 겨울이면 이곳을 찾는 겨울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울창한 갈대숲이 사방으로 펼쳐지고 바람이 불면 억새들의 서걱거리는 소리가 향기롭다
을숙도는 갈대못지 않게 억새또한 아름답다. 을숙도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을숙도 억새를 만날 수도 있다.
은빛 억새꽃 피어나는 길을 따라가며 을숙도의 속살을 만나 보라
매력으로 가득한 을숙도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을숙도 하구 다리가 생기기 전까지만해도 낙동강재첩과 폴딱 뛰는 망둥어와 숭어, 큰고니와 검은등 오리와 청둥오리, 도요새와 저어새 등이 살고 있었다
최근 하구언 수문을 개방하여 낙동강을 살리는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옛영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 지는 우리손에 달렸다
쉽게 속내를 비치지 않아도 갈대밭 사이 수로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다
을숙도는 천연기념풀 제17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한때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라는 위상은 사라지고 철새 또한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갈대밭 사이로 난 수로를 따라 작은 물고기들이 은빛 비늘을 햇살에 번쩍이며 몸을 뒤집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수천마리의 숭어치어들이다.
을숙도에 해가지면 더욱 운치를 더한다.
털복숭이 은빛 머리를 풀어헤치고 바람에 눕는 갈대
밀물이 들어오면 갈대 하반신이 금새 물에 잠기고 작은 게들은 뭍으로 기어오른다.
탐조대에서 바라본 남쪽 습지. 2020년 까지만 해도 수천마리의 큰고니떼 들이 이곳에 모여 큰소리로 울어대는 장관을 연출했으나 사람이 싫어서인지 이제 이곳을 떠나버렸다.
도요새, 저어새와 물수리와 장다리물떼새 등 과거 희귀조류의 월동지였던 이곳에는 이제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
습지를 보호하고 철새를 보호하는 노력이 없으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교훈을 남겼다.
큰고니가 사라진데는 우리의 잘못이 크다.
에코센타에서 운영하는 을숙이와 낙동이 탐방버스는 휴일이면 하루 수백명의 사람들을 탐조대에 내려놓는다
이들의 목소리가 새를 놀라게 하고 아이들은 호기심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
사진동회 회원들로 보이는 사람 중 일부는 날개짓하는 큰고니를 촬영하기 위해 돌을 던지기도 하고 큰소리를 내지르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들이 모여 그들을 떠나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라진 큰고니는 습지너머 갈대밭으로 숨어버렸다.
2020년 촬영
월동지였던 탐조대 앞 습지에는 겨울이 되어도 큰고니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상하는 날개짓을 촬영하기 위하여 돌을 던지는 인간에게 찾아올 철새는 더이상 없다.
2019년 동일장소 촬영.
이렇게 많은 개체의 큰고니와 검은등 오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을숙도 하단부 끝지점 한때 부산시민의 분뇨를 처리하던 곳에 심어진 팽나무 한그루
해설사와 낙동강 생태탐방선 투어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운행하며 매주 월. 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또한 에코센터 주차장으로 가면 을숙도를 순환하는 탐방버스도 무료운행하고 있다
걸어서 찾아가던 을숙도 흙길은 시멘트로 포장포장되어 운치를 잃어 버린지 오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함부로 출입할 수 없으나 일부 허용된 구간만으로도 충분히 을숙도의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시멘트 길이면 또 어떠냐. 사방이 고요하고 하늘은 푸르고 걷는 길에는 갈대가 가득하다.
탐방버스도 좋고 자전거도 매력적이지만 걸어가면 더 좋다
갈대꽃 하나 떨어져 강물에 흘러가는 곳..
이번 주말엔 가을의 전설 찾으러 떠나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