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날씨는 변덕스럽고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세찬 바람이 몰아치던 어제와 달리 표선항은 고요하다 못해 잔 파도조차 일어나지 않는다.
올레길 4코스 공식안내소를 출발한 길은 표선항을 지나고 거친 현무암 깔려 있는 "거우개 "돌길로 들어간다
거우개는 해안선에 접해 있어 마치 포구같은 느낌을 준다는데서 유래한다
예전에는 소금을 생산했다고 전해진다.
불턱은 해녀들의 탈의실도 되고 언몸을 녹이거나 아기들 젖을 물리는 비밀스런 장소도 되는 공동체 공간이었다
불턱을 지나 "거우개" 돌길로 들어간 올레길은 울퉁 불퉁, 꼬불 꼬불 구멍 숭숭 뚫린 화산암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길은 적당히 힘들고 적당히 거칠다.(트레킹화보다 등산화가 걷기 편하다)
꾸불꾸불 이어지는 현무암 돌길 건너편으로 '해비치 리조트' 건물이 보인다.
바람의 섬 제주 다운 풍경들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불턱과 둥근 화산암, 표선 바다, 푸른 수평선, 검은 갯바위 모두가 빛나는 제주의 풍경들이다
불턱으로 추정되는 돌탑은 뒤로 돌아가면 3~4평은 족히 되어 보이는 비밀스런 공간이 있다
길은 사람의 발자욱 소리를 듣고 기지개를 켠다. 아침이 내리고 있는 표선 바닷길을 앞만보고 걸어간다.
거우개 돌길을 빠져 나오면 길은 갯늪으로 이어진다.
4월이 되면 제주의 해안가 현무암 갯돌 사이에서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는 식물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암대극이다. 갯바위 사이에서 자란다고 하여 "갯바위 대극"으로도 불리운다
갯늪가 현무암 갯바위 사이 노란색 암대극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노란 꽃망울이 피어나면 바위의 검은색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표선 바닷가에 있는 습지로 한눈에 보기에도 넓다. 태우도 댈 수 있을 정도로 넒은 늪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태우는 뗏목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다
갯늪을 지난 올레는 차도를 따라 늘어선 펜션촌을 지나고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고 코발트색 바다를 만난다.
눈앞에 펼쳐지는 제주의 풍광을 가슴에 담는다.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
제주해양수산연구원 앞 바다 갯바위를 "선수빌레코지" 라고 부른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검은 현무암 갯바위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계속 해안선을 따라가면 세화리 "가마리"마을로 이어진다
돌과 바람과 바다가 함께하는 올레길은 갯바위 작은 웅덩이를 지나고 이름없는 포구를 지나 표선면을 뒤로하고 세화2리(가마리)로 넘어간다.
4월초 햇살은 눈부시고 사방은 고요하다
세화2리 가마리는 포구의 머리부분에 자리잡은 마을이라고 하여 "갯머리"를 뜻하는 가마리로 불리운다
"가마 초등학교"도 있다. 가마리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가마리 바다를 오르 내리던 해녀길에서 파도를 뚫고 흘러나오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등대길에서 만나는 생태탐방길과 하얀 등대, 그리고 해녀의 길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에나 풍광으로 빛난다
가마리 바다는 단순한 길이 아니다. 물결치며 흐르는 거대한 자연이다
가마리 해변은 검은 돌이 많이 쌓여 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검은 머체"가 독특한 해안 경관을 연출한다
가마리 바다에 펼쳐지는 기암괴석의 검은 머체가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가마리 해안은 용암이 흘러내리며 마치 "금강산"을 연상하게 하는 작은 산의 형상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작은 장가계로 불리워지는 가마리 해변으로 잔파도가 쉴세없이 드나든다
해안을 뒤덮고 있는 용암이 만들고 바람과 파도가 조각한 작은 산들이 질서없이 솟아난 곳, 이곳은 제주 가마리 해변이다
NH농협은행에서 제공한 올레길 4코스 안내도를 눈속에 담는다.
길은 시눗대 올레를 지나고 궤두둑해변을 지나 NH농협은행 수련원으로 들어간다
시누대밭 올레를 지나 NH 농협은행 제주 수련원으로 접어든다.
도보여행자를 위한 길을 제공하고 휴식할 수 있는 벤치를 나눔한 마음이 돋보이는 길이다.
물질로 나눔하는 것만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다.
혜택 받는 사람의 마음이 따스해진다면 그것도 나눔이 된다.
노란의자, 파란의자에 잠시 몸을 기대고 앉아 제주 바다의 수려한 경관을 내려다 본다
이럴 때 마시는 커피 한잔은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마련이다.
NH농협은행 수련원을 지난 길은 짙은 나무향으로 뒤덮힌 소망터널을 지나고 동백꽃잎 떨어진 길을 지나 표선면 토산리로 넘어간다.
도보여행자는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길을 걷는다
이 길을 지나면 어떤 길이 나타날까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지는 않을까..
토산리 바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은 주차장과 토산포구와 작은 화장실,, 이 단어는 차박과 관련되어 있다
사람없는 바닷가 이름없는 작은 포구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최선의 차박지이다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람없는 바닷가 작은 포구에 기대어 행복하고 조용한 하룻밤을 차박으로 보내는 꿈을 버킷리스트에 담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여행에 있어 나중이라는 말은 없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값진 시간이다.
여행과의 거리를 좁히면 더 많은 것들이 손짓하며 다가온다. 여행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EBS 교육방송 가만히 10분은 "소소한 주변의 풍경부터 장엄의 자연의 모습과 소리까지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나도 알토산 방파제 앞 벤치에 앉아 토산바다에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아무런 생각없이 "가만히 바다멍"을 때려본다.
길은 잠시동안 바다를 버리고 중간스템프가 있는 알토산고팡까지 완만한 오르막로 이어진다.
알토산고팡은 알토산마을에 있는 문어라면 파는 음식점 이름이다. 이른 시간이어선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아름드리 팽나무와 밭담안 밀감밭, 관광지같지 않은 제주 본연의 토속향 가득한 신흥마을을 지나간다
금방이라도 아기자기한 옛이야기가 걸어나올 것 같은 길을 지나 보말개 바다를 향하여 느린 걸음으로 걷고 또 걷는다.
느린 걸음을 즐기며 눈앞으로 다가오는 풍경을 쫒아가다보니 어느새 바닷가..신흥포구를 지나고 긋불턱을 눈속에 담는다.
길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이 시간을 따라 지나간다. 시간은 흐르고 풍경도 흘러간다.
바다에는 옥돔, 땅에는 감귤나는 마을로 알려진 태흥리는 올레길 4코스의 막바지에 있는 작은 포구를 가진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옥돔을 형상화한 상징물이 서있어 어떤 곳인지 알게 해준다.
옥돔은 태흥마을의 상징이자 또 다른 마을이름이 되고 있다.
태흥포구를 지난 길은 의귀천 태흥교 다리를 건너 남원포구를 향한다.
의귀천 다리 아래에서 짧은 낚시대로 갯바위 구멍을 노리는 사람들이 작은 물고기를 낚고 있다
길은 이제 막바지..남원포구까지 몇걸음 남지 않았다
올레길 4코스는 남원읍 작은 어촌 남원포구에서 끝이 난다.
제주 올레에서 발행하는 437레터는 이렇게 표현한다
"꼬닥 꼬닥 걸어가는 우리의 발걸음"
걸어간는 매 순간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낄 방법은 바로 "걷기"가 아닐까
걸어서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를 만나는 제주 올레길......